워싱턴DC서 연꽃사진 전시회 연 성효 스님 _ 뉴욕중앙일보 08.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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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08.08.26 조회4,95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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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처럼 은은한 부처님 향기…
워싱턴DC서 연꽃사진 전시회 연 성효 스님
"더러운 곳에 피지만 때가 안 묻는 연꽃을 닮아야죠."
18년째 연꽃 사진만 찍는 성효(사진.충남 해원사) 스님. 스님이 미국을 방문해 첫 사진 전시회를 열었다.
스님은 지난 19일 워싱턴DC에 있는 국립수생식물원에서 연꽃 사진 31점을 전시해 한국 연의 아름다움을 알렸다.
그는 "미국인들이 꽃을 꽃으로만 보지말고 거기에 감춰진 심오한 이치를 알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20일에는 정명사(주지 길상 스님)에서 한인 불자를 대상으로 연꽃 사진 슬라이드쇼를 보여주며 설명회를 가졌다.
성효 스님이 연꽃에 집착하는 이유는 마음 때문이다. "연꽃은 더러운 뻘 속에 있지만 그 자체를 정화하잖아요.
인간의 마음도 그렇게 정화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연꽃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찍은 연꽃 사진만 수만 장. 부여 궁남지 등 전국 곳곳을 다니면서 해도 뜨지 않은 컴컴한 새벽에
나이카 R62 카메라를 들고 연꽃을 기다린다.
"사진은 해뜨기 전에만 찍는데 그때 빛을 받으면 연꽃의 색이 가장 맑거든요." 그래서 스님은 새벽 4시 반이면
연꽃 밭에서 대기하고 있다.
사실 스님이 주지로 있는 해원사에도 2000평 정도의 연밭이 있다. 하지만 남의 연꽃이 더 커보인다.
"연 꽃도 남의 것이 더 이쁘더라고. 남보다 먼저 찍겠다는 생각으로 부지런히 돌아다닌다니까…."
스님은 연꽃 중에서도 황금색이 가장 매혹적이라고 고백했다. 찍은 사진 100장 중 99장은 버리는 것이지만
1년에 10회 이상 전시회를 열 정도로 활동량이 엄청나다. 필름 사진만 고집하기 때문에 시간도 더 들고
돈도 더 드는 더딘 작업이다.
연꽃 사진을 보고 사진을 찍는 스님을 보고 감동 받는 사람들이 많다.
스님은 또 그런 사람들 때문에 더 열심히 연꽃을 찾는다.
"그 매력에 또 연하고 나하고 인연이 있나보다 해서 더 찍고 더 연구하지. 옛 문헌에 나온 연꽃도 공부하고…."
스님의 연꽃 사랑은 사진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스님은 "연은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면서
"잎과 꽃은 차로 만들고 열매는 가루로 죽을 쒀먹을 수 있다"고 연 예찬론을 펼쳤다.
연꽃을 짝사랑하는 스님은 하필이면 7월에 미국 전시회를 하게 돼서 마음이 급했다.
1년 중 7월에만 딱 3일 피고 그대로 져버리는 무심한 연꽃인데 한참 연꽃을 찍어야할
시즌에
미국에 오게 돼 스님의 마음은 온통 콩밭에 가 있다고 했다.
"마음이 온통 연밭에 가 있다니까요. 속이 터져요 정말." 속 터지는 연꽃에 대한 연정 때문에 스님은
첫 미국 전시회지만 딱 일주일 지내고 지난 주 돌아갔다.
현재 해원사 주지 외에도 한국사진작가협회 천안지부 홍보 간사 온양사진동호회 고문을 맡고 있는 스님은
앞으로 시장과 노동 현장 등 사람 냄새 나는 삶의 현장을 담고 싶다고 했다.
조진화 기자 jinhwa@koreadaily.com
뉴욕중앙일보 08.07.28 일자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