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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불자인가?-코리안 아메리칸의 이야기(1)(출처 : http://cafe.daum.net/AdConversion/H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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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09.07.18 조회2,88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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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불자인가?-코리안 아메리칸의 이야기(1)

박진영


 이 서평의 영어본, [Why are We Buddhist? Koream-American Perspectives]는

H-Buddhism에 발표되어 H-Net Book Review

(http://www.h-net.org/reviews/showrev.cgi?path=158221096829777)에

발표되어 있음을 밝혀둔다.


미국불교를 전공으로 하는 학자들은 미국에서 수행되고 있는 불교를 크게 두 그룹으로 나눈다. 

하나는 ‘동양이민자의 불교’ 이고 다른 하나는 ‘불교로 개종한 미국인들의 불교’ 이다. 

전자는 동양에서 이민을 온 이민자들이 그들이 이민 짐과 더불어 미국으로 가지고 와 그들의

조국에서와 같이 미국에서도 계속 불교를 수행하는 것을 말하고,

후자는 미국인 불자들의 불교를 말한다.
 
표면적으로 보면 이민자들의 불교와 개종한 불자들의 불교의 가장 큰 차이란

이 두 그룹이 사용하는 언어에 있는 것처럼 보여진다. 

한국인 사찰에서는 여전히 한국말이 사용되고 미국인 불자들의 모임에서는 물론

영어가 사용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내면을 살펴보면 이 두 그룹의 불자들이 불교를 보는 시각에는 많은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이 두 그룹의 불자들은 그들이 불교를 이해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을 뿐 아니라,

불교를 수행하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으면, 또한 두 그룹을 연구한 불교학자들의

연구서적의 양 역시 많은 차이가 있다. 

 

미국인 불교 수행자들에 대한 서적은 지난 20여 년간 눈에 띌 정도로 증가를 했다. 

그러나, 아시아에서 이민을 온 불자들이 미국 땅에서 왜, 그리고 어떻게 불교를

수행하고 있는 가하는 현실에 대한 연구는 상당히 미진한 상태다.
 
한국계 미국인 불자들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지금까지 미국에 있는 한국불교에 대한 인식은 대부분 지난해 12월에 열반하신

숭산 선사의 활동과 서적에 의해 알려져 왔다. 

 

그러나 숭산 선사의 불교를 한국계 미국인의 불교로 규정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토론의 여지가 있는 일이다. 

특히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계 미국인들의 현실에서의 불교 수행의 문제를 고려한다면,

이는 더욱 문제가 된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로스앤젤레스 지역에 현존하는 한인 사찰에서 불교를 수행하는

한국계 미국인불자들의 삶을 연구하고, 그에 근거해서 책을 펴낸 샤론 서(Sharon A. Suh)교수의

<<기독교 세계에서 불자가 되는 것-한국계 미국 사찰에서

성(性)과 사회 Being Buddhist in a Christian World:

Gender and Community in a Korean American Temple>>

(워싱턴 대학 출판부, 2004년)의 출판은 무척이나 고무적인 일이다. 

 

저자가 가명으로 "사찰절"(Sa Chal Temple)이라고 이름을 붙인 이 한인 사찰에서

다년간의 연구의 결과인 이 서적은 영어권에서 한국계 미국인의 불교를

전적으로 다룬 첫 번째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아직도 종교라고 하면 대부분 기독교에 의하여 지배되고 있는 미국 사회에

이민자로 와서 여전히 불교를 믿는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하는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사찰절’의 25명의 여성신도와 23명의 남성 신도 그리고 2명의 비구스님에 대한

인터뷰에 근거해서

 

(1) 성별의 차이가 종교를 수행하는 데 미치는 영향;

(2) 그리고 절을 통한 종교적 공동체가 종교 수행에 미치는 의미라는 두 가지 주제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저자의 연구에 따르면 불교가 삶에 미치는 영향은 남성과 여성 불자에게 있어서 눈에 띄게

다른 모습을 띈다. 

또한 미국으로 이민 와서 미국의 주류 사회와는 많은 경우 동떨어져서 삶을 영위하는

이민자라는 위치는 한국계 미국인들의 불교관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종교 수행이란 수행자의 성별(性別)과 지극히 밀접한 관계가 있다.

남성과 여성은 종교를 수행하는 방식, 그리고 종교를 통해 정체성을 형성하는 방식에 있어서

크게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 

 

저자는 세 개의 장(章)에 걸쳐서 남녀라는 성별이 어떻게 불자들의 불교수행에 영향을 미치는가를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4장, 5장에서는 여성 불자들의 불교관을 다루고,

6장에서는 남성 불자들의 불교관을 다룬다. 

 

이 논의를 전개함에 있어서 저자는 자신의 주장은 가능한 한 최대 한도로 배제하고,

저자가 인터뷰한 불자들의 말을 그대로 인용하며 논의를 전개해 나간다. 

이는 저자가 이 책에서 주장하는 연구 방법론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데,

저자는 자신의 연구 방식은 문화적 추상화를 통해서 일종의 획일적인 견해를 밝혀내는데

근거한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경험’을 전달하고자 하는데 있다고 말한다. 

즉 저자는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계 미국인 불자는 대체로 이러이러하다는

거대담론 (metanarrative)을 제시하기보다는,

독자들에게 개인 불자들의 불교수행의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노력한다.
 
저자의 연구는 여성 불자들에게 불교의 업(業)의 개념, 그리고 자기의 본성을 찾으라고 하는

불교의 가르침은 여성들이 자신들의 삶에서의 여러 가지 고난을 이겨내게 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저자에 따르면, 불교의 업보라는 개념을 이해하며, 많은 여성 불자들은

자신들의 삶에서의 고난은 자신들에게 그 원인이 있으며, 자신의 삶의 고(苦)는 스스로가

지은 업이라는 것을 깨닫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여성불자들에게 불교 수행은 ‘정신적 치유’의 과정이다. 

즉 업의 개념을 이해함으로써 여성불자들은 자신들의 삶의 고통의 근본을 자신들에게서 찾고,

그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통해, 자신들을 배우고 이해하게 되며,

이는 나아가 여성들이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는 길이 된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사찰절’의 남성 불자들이 불교를 보는 방식은 불교 수행을 정신적 치유로 보는

여성불자들의 불교와 커다란 대조를 이룬다고 저자는 보고하고 있다. 

남성불자들은 대체로 여성들이 불교를 보는 시각을 감상적이며 기복적이라고 폄하한다. 

그리고 감상적이며 기복 신앙적인 여성불교에 비해 남성불자들은 이 절이 추진 중인 남북 통일 문제,

혹은 불교 대학 문제 등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 

즉, 남성불자들의 불교에 대한 관심은 여성불자들에 비해 지적이고 정치적인 성격과 많은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이 절의 여러 가지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남성 불자들은 자신들이 떠나온

한국 본토와 강한 연관성을 재확인할 뿐 아니라, 미국이라는 새로운 사회로 이민 와서 겪게되는

환경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남성들만의 특수한 공간’을 한국 절이라는 종교적 공간에서

만나게 된다고 저자는 보고한다. 

이 절에서 남성 불자들은 그들이 본국에 있었을 때 누려왔던 사회적 지위와 인정을 다시 찾으면서

한국과 미국을 잇는, 혹은 미국 안에서 한국을 찾는 다국적 공간을 형성한다. 

이러한 생각의 연장선에서 그들은 ‘불자가 되는 것은 한국적인 것’이라는 개념을 형성한다.
 
책에서 저자는 미국 내에서 한국계 미국인으로써 불교를 믿는다는 것은

이중적 소수민의 위치라고 말한다.  ?

(1) 아직도 기독교가 지배적인 미국사회에서 불교인은 소수인 이며

(2) 한국계 미국인 중에서 불자는 또한 소수인 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최근 한 통계에 의하며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계 미국인 중 70퍼센트가 기독교인인데

반해 불교도는 5퍼센트에 불과하다. 
 
한국계 미국인 불교도와 기독교도간의 갈등을 잘 나타내주는 예의 하나는 2세대

코리안 아메리칸들이 어떤 종교를 택하는가 하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저자의 조사에 따르면 ‘사찰절’의 교도의 자녀들은 일정 시기가 되면 절에 나오는 것을 그만두고

한국계 교회를 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개종의 한 주요 원인이 불교가 한국계 미국인들 사이에서 소수자의 종교라는 점이다. 

대부분 이세 대 한국계 미국인들이 기독교인이므로 불교를 믿던 아이들은

자신들의 친구를 따라 교회에 가게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찰절의 불자들은 왜 이러한 소수민의 입지에도 불구하고 불자로 남아있는가,

저자는 묻는다. 저자와 인터뷰를 한 사찰절의 신도들의 답변에 따르면 그들은 기독교도보다

불교도가 더 독립적이며 자립적이라고 생각하며, 불교의 이러한 성격에 자부심을 갖는다. 

그들은 불교는 신에게 의지하는 기독교보다 더 진보된 형태의 종교라고 믿는다.
 
이 책에서 저자는 왜 한국계 미국인이 불교를 수행하는가,

불교의 가르침이 어떻게 그들의 개인적 그리고 사회적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영향을 미치며,

절이 이들의 이민자 생활에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를 잘 설명해준다. 

저자가 주장한 대로, 이 책에서 저자는 미국에 사는 한국인들의 ‘살아있는 경험’에 근거한

불교수행의 의미를 밝히고자 했던 것이다. 

저자가 이 책에서 다룬 주제 중 몇몇 문제는 한국계 미국인의 불교,

그리고 불자들의 미래를 위해 좀더 심도 있게 다루어져야 할 문제들이라고 생각된다.
 
그 중 하나는 미국내의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종교단체는 과연 한국계 미국인들의 지역문화

회관 (community center)으로써 역할에 집중해야 하는가 하는 점이다. 

미국에 있는 한국종교단체들은 많은 경우 한국계 미국인들이 이민자의 삶이라는 새로운

현실에 적응하는데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정보 교환처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저자가 언급했듯이, 종교단체가 문화회관의 역할을 하는 것은 한국 이민자들에게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데 당분간은 도움을 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이처럼, 이민자들의 현실을 종교단체의 활동의

중심에 놓은 것이 장기적 안목으로 바라보았을 때 한국 사찰, 한국 불교가 미국사회 안에서

자나라는 데 한계를 부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미국내의 한국사찰이 2세대 한국계 미국인 세대를 불교 안에서 포용하는 데

실패한 것 역시 한국인 사찰이 ‘한국적’ 성격만을 강조하고, 미국이라는 사회현실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한국인 이민 불교의 미래, 그리고 이민불교가 2세대 한국계 미국인들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에 관한 문제를 좀더 심도있게 다루는 것은 미국 내에서

한국이민자의 불교현실에 중요한 문제중 하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사찰 안에서 성별(性)의 문제 역시 저자가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것보다는 좀더 날카로운

지적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유교적인 남녀차별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한국인 교회에서와

달리 한국인 사찰에서는 여성들이 ‘어머니이며 아내라는 점에 앞서, 신앙심 강한 불자’로써 인정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 있는 한국 절에서의 상황은 그와 다르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교회에서와 같이 절에서도 음식을 준비하고 부엌일, 허드렛일을 담당하는 것은 여성이고

남성들은 좀더 지도자적 역할을 하려고 한다는 것을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샤론 서의 책 기독교 세계에서 불자가 되는 것은 이민자의 삶이라는

삶을 살고 있는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계 미국인 불자들의 삶에서 불교의 의미란 무엇인가,

남성과 여성 불자들은 어떻게 불교를 다르게 보고 있는가,

한국 사찰의 미국사회에서의 역할은 무엇이며,

그 미래는 어떠한 것인가 하는 불교의 이 사회에서의 의미를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면으로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2005년 2월 1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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