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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후기] 폐 이식 환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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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20.01.15 조회2,70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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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구스님

-. University of the West에서 Doctor of Buddhist Ministry 박사과정.

-. Cedars Sinai Hospital 병원에서 인턴으로 근무

 

 

이번에 세 번째 불교 채플린 인턴과정을 끝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환자는 폐 이식 환자입니다. 제가 첫 번째 인턴 때부터 일 년이 넘게 많은 환자들을 방문 했었는데, 이번에 만난 폐 이식 환자의 가족들처럼, 항상 환자 옆에서 환자를 돌보는 가족은 본적이 없습니다. 하루는 기도 해주기 위해 환자의 곁에 갔다가 눈을 떴다 감았다 하는 환자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환자의 눈앞에, 언제든 환자가 눈을 뜨면 보이는 사람들이 환자의 가족들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 이 환자는 눈만 뜨면 가족이 눈앞에 있으니, 항상 가족이 곁에 있다는 걸 느끼겠구나했습니다.

 

제가 받았던 깊은 인상을 환자의 딸과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러자 환자의 딸은 제가 아버지 입장이라도, 이렇게 많이 아픈데, 지금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영어 한마디도 못 하는데, 눈을 떴을 때 아무도 없으면, 정말 우울할거 같아요. 아버지를 우울하게 하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우리 가족은 항상 아버지 곁에 있어요.” 라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이 말에 저도 눈물이 글썽했습니다. 딸이 직업도 없고 한가하냐구요? 다른 병원 내과 의사랍니다. 시간을 쪼개고, 일을 몰아서 하며, 이렇게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왔었네요.

 

폐 이식을 받은 후, 한 달쯤 지났을 때, 환자의 폐와 기도 사이에 작은 구멍이 생긴 걸 발견했고, 재수술을 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다행히 재수술은 잘 되었고, 수술 결과도 좋아서 마지막으로 환자를 찾아 갔을 때, 환자분은 저의 손을 꽉 잡으며 활짝 웃어도 주셨습니다. 그래서 추수 감사절 연휴가 지난 2주일 후 월요일에 출근하면서 이 환자를 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차트를 열었는데, 환자는 돌아가셨다고 되어 있었습니다. 거의 6개월 가까이 찾아가며 경과를 보던 환자였기에, 저는 마치 오래 알고 지내던 사람을 잃은 거 같았습니다.

 

작년 여름에 환자 중에 한분이 제 염불 목소리가 좋다하시며, 당신이 수술이 끝나면 찾아와서 기도 해달라고 요청을 하셨습니다. 그 환자분이 수술을 마친 날, 중환자실에 찾아 갔을 때, 간호사가 환자의 옷을 갈아입히는 중이었습니다. (최소 30분 이상이 걸릴 것이고, 저는 다음 환자를 보러 가야 했습니다.) 저는 환자의 손을 잡고, “제가 내일 아침에 다시 와서 기도해 주어도 될까요?”라고 물었고, 환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꽉 쥐고 있었던 손을 놓아주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그 환자를 본 마지막 모습이 될 거라는 건 몰랐습니다. 아침 출근 시간인 9시도 안되어 찾아간 그 환자의 침대는 비어 있었습니다. 저는 간호사가 환자의 옷을 갈아입히는 동안 기다리지 않은 것을 몹시도 후회 했습니다. ‘기다릴 걸그 아침에 저는 이 환자의 이야기를 도반스님에게 했고, 도반스님의 말이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환자를 위해 기도해주는 것 뿐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날 그 월요일, 작년 여름에 했던 것처럼, 그 폐 이식 환자를 위해 다시 한번 저는 간절히 기도를 했습니다.

 

좋은 곳으로 가셔서 고통 없이 편안 하시기를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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