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영성운동 대세, 득인가 실인가 ,,,뉴욕중앙일보 10.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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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10.02.24 조회3,30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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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 헌신도·효율성 높아지고 창의성 꽃 피워…반대, 직원 간 종교 갈등으로 오히려 불화 조성
직장에서 예배 드리고 기도하는 ‘일터 영성운동’이 붐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찬반 논쟁이 뜨겁다. 집회에 참석한 교인들이 기도하고 있다. [AP]
직장에서 예배를 보거나 성경이나 탈무드 등을 공부하는 ‘직장 영성운동(Workplace Spirituality Movement)’이 미국에서 최근 인기를 끌자 이에 대한 찬반 논쟁이 뜨겁다.
애틀랜타에 본사가 있는 패스트푸드 체인점 칙-필-라(Chick-fil-A)는 직원들이 일을 시작하기 전 예배를 보도록 하고 있다. 이는 개신교 교인인 창업자 터렉 캐티가 자신의 사업을 기독교적 정신에 바탕으로 두고 운영하기 때문이다.
또한 대형회사 타이슨 푸드(Tyson Food)는 직원들에게 예배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아울렛 체인 호비 로비(Hobby Lobby)도 성경을 기준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한다. 일요일에는 직원들이 교회에 갈 수 있도록 문을 닫고 있다.
직장 영성운동은 기독교 뿐만 아니라 다른 종교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뉴욕에 있는 유대인 보석상 연합체 뉴욕유대인다이아몬드딜러클럽(Jewish Diamond Dealers Club in NY)은 일을 시작할 때 유대교 의식을 갖고, 또 시간을 정해 토라와 탈무드를 연구하는 모임을 열고 있다.
◇긍정적인 면=회사들이 이처럼 직장에서 종교를 바탕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것은 긍정적인 면이 많다고 믿기 때문이다.
물론 직장 영성운동을 펼치는 회사들은 창업자의 종교적 신념을 직장에 구현하려는 목적이 있다. 또한 직장에서 종교 의식을 갖게 되면 분위기가 종교단체처럼 변화되면서 직원들의 인화가 좋아진다고 믿고 있다.
이처럼 직장이 종교적인 분위기로 변하게 되면 직원들의 헌신도가 크게 높아져 창의성과 생산성이 좋아지는 효과도 있다는 것. 이러한 긍정적인 효과 때문에 미국 내 회사들이 잇따라 직장으로 종교를 끌어들이고 있다.
직장 영성운동이 활성화되면서 대학이 나서 직장의 종교 의식과 프로그램이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아이오와주에 있는 마하리시 경영대학원에서는 직장에서 직원들에게 명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창의성과 업무 효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조사하고 있다.
직장 영성운동이 인기를 끌자 관련 서적들도 봇물처럼 나오고 있다. 예수가 종교 지도자 뿐 아니라 회사를 이끄는 CEO로서 탁월한 비전과 안목을 지녔고 이는 현대의 회사를 운영하는데도 도움이 된다는 내용의 ‘예수, CEO(Jesus, CEO: Using Ancient Wisdom for Visionary Leadership)’가 서점가를 강타하면서 베스트셀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사업에서 가장 흔한 25가지의 문제점들(The 25 Most Common Problems in Business)’도 기독교 기업인들이나 일반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기독교 외에도 부처가 제자들을 가르치고 설법한 내용 등을 통해 회사 경영의 지혜를 설명한 ‘부처는 어떻게 일을 했는가(What Would Budda Do at Work?)’라는 책도 출간됐다.
◇부정적인 면=과연 직장 영성운동이 좋기만 한 것일까. 일부에서는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 우선 직장에서 예배 등 종교 의식을 갖게 되면 종교를 갖고 있지 않거나 타종교 직원들이 반발심을 갖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유대인 직원은 개신교 예배에 불만을 갖게 되고, 복음주의 개신교를 갖고 있는 직원은 모르몬교나 힌두교 의식에 반발을 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직원들을 하나로 통합해 생산성을 높이려는 애초 목적과는 달리 오히려 직원들 사이에 심각한 불화를 만들기 십상이다.
한편에서는 회사 창업자들이 종교적 의식을 직장에 끌어들이면서 이를 생산성과 이윤 추구를 위한 ‘수단’으로 쓰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또 직장 내에서 종교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좋지만 불황이 닥쳐 회사 규모를 줄이고, 해고를 해야 할 때는 종교적 커넥션과 동질성이 오히려 회사의 존립에 해를 주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직장 영성운동 붐과 함께 이에 반발하는 직원들의 소송도 줄을 잇고 있다. 1999년부터 2009년까지 10년 동안 연방 평등고용기회위원회(Equal Employment Opportunity Commission)에 접수된 직장 내에서의 종교적 불평등 고발건수는 예년보다 87%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절충안=이 같은 부작용이 생기자 관계자들은 절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직원들 모두에게 특정 종교의식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점심시간 등을 이용해 예배를 볼 수 있게 한다든지 또는 업무가 끝난 뒤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종교 연구나 토론 프로그램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직원들에게 각종 예배 의식과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도록 ‘종교적 개방성’이 있을 때 최고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일부에서는 직장 영성운동이 민주주의 다종교 사회에서 근본부터 오류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업은 사업이 할 수 있는 일을, 예수나 부처는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도록 하는 것(Let businesses do their job, and let Jesus and Budda do theirs)’이 현실적인 것이라는 지적이다.
박종원 기자
직장에서 예배 드리고 기도하는 ‘일터 영성운동’이 붐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찬반 논쟁이 뜨겁다. 집회에 참석한 교인들이 기도하고 있다. [AP]
직장에서 예배를 보거나 성경이나 탈무드 등을 공부하는 ‘직장 영성운동(Workplace Spirituality Movement)’이 미국에서 최근 인기를 끌자 이에 대한 찬반 논쟁이 뜨겁다.
애틀랜타에 본사가 있는 패스트푸드 체인점 칙-필-라(Chick-fil-A)는 직원들이 일을 시작하기 전 예배를 보도록 하고 있다. 이는 개신교 교인인 창업자 터렉 캐티가 자신의 사업을 기독교적 정신에 바탕으로 두고 운영하기 때문이다.
또한 대형회사 타이슨 푸드(Tyson Food)는 직원들에게 예배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아울렛 체인 호비 로비(Hobby Lobby)도 성경을 기준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한다. 일요일에는 직원들이 교회에 갈 수 있도록 문을 닫고 있다.
직장 영성운동은 기독교 뿐만 아니라 다른 종교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뉴욕에 있는 유대인 보석상 연합체 뉴욕유대인다이아몬드딜러클럽(Jewish Diamond Dealers Club in NY)은 일을 시작할 때 유대교 의식을 갖고, 또 시간을 정해 토라와 탈무드를 연구하는 모임을 열고 있다.
◇긍정적인 면=회사들이 이처럼 직장에서 종교를 바탕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것은 긍정적인 면이 많다고 믿기 때문이다.
물론 직장 영성운동을 펼치는 회사들은 창업자의 종교적 신념을 직장에 구현하려는 목적이 있다. 또한 직장에서 종교 의식을 갖게 되면 분위기가 종교단체처럼 변화되면서 직원들의 인화가 좋아진다고 믿고 있다.
이처럼 직장이 종교적인 분위기로 변하게 되면 직원들의 헌신도가 크게 높아져 창의성과 생산성이 좋아지는 효과도 있다는 것. 이러한 긍정적인 효과 때문에 미국 내 회사들이 잇따라 직장으로 종교를 끌어들이고 있다.
직장 영성운동이 활성화되면서 대학이 나서 직장의 종교 의식과 프로그램이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아이오와주에 있는 마하리시 경영대학원에서는 직장에서 직원들에게 명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창의성과 업무 효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조사하고 있다.
직장 영성운동이 인기를 끌자 관련 서적들도 봇물처럼 나오고 있다. 예수가 종교 지도자 뿐 아니라 회사를 이끄는 CEO로서 탁월한 비전과 안목을 지녔고 이는 현대의 회사를 운영하는데도 도움이 된다는 내용의 ‘예수, CEO(Jesus, CEO: Using Ancient Wisdom for Visionary Leadership)’가 서점가를 강타하면서 베스트셀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사업에서 가장 흔한 25가지의 문제점들(The 25 Most Common Problems in Business)’도 기독교 기업인들이나 일반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기독교 외에도 부처가 제자들을 가르치고 설법한 내용 등을 통해 회사 경영의 지혜를 설명한 ‘부처는 어떻게 일을 했는가(What Would Budda Do at Work?)’라는 책도 출간됐다.
◇부정적인 면=과연 직장 영성운동이 좋기만 한 것일까. 일부에서는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 우선 직장에서 예배 등 종교 의식을 갖게 되면 종교를 갖고 있지 않거나 타종교 직원들이 반발심을 갖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유대인 직원은 개신교 예배에 불만을 갖게 되고, 복음주의 개신교를 갖고 있는 직원은 모르몬교나 힌두교 의식에 반발을 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직원들을 하나로 통합해 생산성을 높이려는 애초 목적과는 달리 오히려 직원들 사이에 심각한 불화를 만들기 십상이다.
한편에서는 회사 창업자들이 종교적 의식을 직장에 끌어들이면서 이를 생산성과 이윤 추구를 위한 ‘수단’으로 쓰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또 직장 내에서 종교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좋지만 불황이 닥쳐 회사 규모를 줄이고, 해고를 해야 할 때는 종교적 커넥션과 동질성이 오히려 회사의 존립에 해를 주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직장 영성운동 붐과 함께 이에 반발하는 직원들의 소송도 줄을 잇고 있다. 1999년부터 2009년까지 10년 동안 연방 평등고용기회위원회(Equal Employment Opportunity Commission)에 접수된 직장 내에서의 종교적 불평등 고발건수는 예년보다 87%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절충안=이 같은 부작용이 생기자 관계자들은 절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직원들 모두에게 특정 종교의식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점심시간 등을 이용해 예배를 볼 수 있게 한다든지 또는 업무가 끝난 뒤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종교 연구나 토론 프로그램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직원들에게 각종 예배 의식과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도록 ‘종교적 개방성’이 있을 때 최고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일부에서는 직장 영성운동이 민주주의 다종교 사회에서 근본부터 오류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업은 사업이 할 수 있는 일을, 예수나 부처는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도록 하는 것(Let businesses do their job, and let Jesus and Budda do theirs)’이 현실적인 것이라는 지적이다.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