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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화 5호] 해외에서 날아온 글... 네 생각을 상대방에게 주입시키려 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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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배수민 작성일2011.07.14 조회2,42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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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부처님을 삼계의 대도사(大導師)라고 합니다.

다만 길을 일러 줄 뿐 나머진 관여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얼마 전 저희 문수사를 방문한 불자님들께 보스톤의 명소를 안내하려고 제가 알고 있던 퀸시마켓이 유명하다며 소개하려 했습니다.

그러자 옆에서 듣고 계시던 저희 문수사 회주이신 도범 큰스님께서 제게 한마디 하시기를 “왜 스님 생각을 상대방에게 주입시키려 해! 상대방이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스님은 단지 안내만 해!”라고 꾸중 아닌 꾸중을 하셨습니다.

일반적인 많은 사람들은 자기의 생각을 상대방이 알아주기를 원하고 그렇지 못하면 섭섭하다 하면서 도리어 화를 내기도 합니다.

저는 이번 일을 계기로 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과연 나 자신은 상대방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으며,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는가? 혹시 내 생각과 다르다고 상대방을 무시하거나 따돌림을 하지 않았는지 그리고 상대방에게 내 생각 속으로 들어오게 하려 하지는 않았나?’

요즘 한국에서는 정부와 조계종 또는 사회 일각에서 소통부재의 문재가 화두 아닌 화두가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정부는 국민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일방적인 정책만 남발한다면 올바른 나라가 될 수가 없고, 수행자가 중생의 소리를 듣지 못하면 참다운 깨달음에 이를 수 없을 것입니다.

오늘날 발달한 문명 속에서도 소통의 문제로 엄청난 비용을 지불한다고 합니다. 기업 근무시간의 70%를 소통을 위해서 사용한다고 하며, 기업문제의 70%가 소통의 부재로 인해 생긴다고 합니다.

한 가지의 예로 보통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다.’ 전문가들도 곧잘 인용하는 이 표현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이 광고 카피는 다국적 제약회사가 마케팅 차원에서 퍼트린 것입니다. 우울증 약을 감기약처럼 쉽게 접근하게 만들려는 의도가 숨어있습니다.

‘과연 우울증을 감기처럼 신체질환으로 보는 관점이 타당한가. 또 우울증은 감기처럼 정말 약만 먹으면 치료가 되는가?’

하지만 대부분 우울증은 긴밀한 상대와의 소통부재에서 비롯된 좌절감이 원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환자 당사자의 문제로만 치부하고 ‘약만 먹으면 낫겠지’라는 식의 안일한 대처가 문제의 발단이 되는 것입니다.

소통부재의 문제는 더욱 은폐되어 환자를 점점 극단으로 몰고 가고 맙니다. 따라서 ‘감기엔 감기약, 우울증엔 우울증 약’이라는 언뜻 간명해 보이는 공식은 철회되어야 합니다. 증상만 유사하다고 모두 동일한 병으로 취급되어 마치 패스트푸드처럼 획일화된 우울증 약 만으로는 온전한 치료는 기대하기 힘듭니다. 증상 이면의 개개인의 삶과 상처에 대한 폭 넓은 이해가 우선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필자가 처음 미국으로 건너와 현지인들에게 명상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급하려 했습니다. 그리고 현지의 불교와 명상에 관심이 많은 정신과 의사의 도움을 받아 약 1년 넘게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처음엔 반응이 좋아 매주 20~30여 명이 참석을 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필자가 영어를 잘 못하는데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프로그램에 참석한 사람들의 질문을 듣고 대답하는 과정에서 함께 동참한 불자가 통역을 자청하여 별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통역을 해 주는 불자님께서 간호사이다 보니 가끔씩 빠지는 경우가 생겼고, 이럴 경우 서로 소통하는데 문제가 생기면서 프로그램에 참석한 사람들이 하나 둘씩 빠지기 시작하더니 1년이 지나자 더 이상 프로그램을 진행 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만약 미국이 되었건 또 다른 나라이든 그 나라의 언어를 완전히 습득한 스님들이 와서 포교를 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현재 서양의 많은 사람들이 명상과 채식위주의 식단에 굉장한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지에서도 많은 스님들께서 이러한 사람들에게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포교를 하시고 계십니다.

만약 한국에서 해외에 대한 포교를 생각하고 계신 스님들이 계시다면 이곳 현지인들과 소통하는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는 수행자가 오셔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달하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결론을 내리자면 금강경에서 ‘신해수지(信解受持)’라는 말이 있습니다. 먼저 상대방의 말을 믿고 이해해서 받아들이면 더 이상의 소통부재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www,munsusa.org

글 : 보스톤 문수사 혜각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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