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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전 불교방송 PD 특별기고(불교신문 11/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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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11.11.14 조회3,19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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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지스님의 영결식이 지난 11월7일 현지시각으로 오후6시 뉴욕 조계사에서 봉행됐다. 이날 영결식에는 뉴욕사원연합회장 휘광스님, 원각사 정우스님 등이 참석했다.

 

 

11월 7일 오후6시(현지시각), 묘지스님의 영결식이 뉴욕 조계사에서 봉행됐다. 조계종 미 동부 특별 교구장이자 뉴욕사원연합회장인 휘광스님을 비롯해 보리사 원영스님, 원각사 정우스님 등 뉴욕 인근의 스님들이 거의 참여했다. 타 사찰에서는 화환과 조의금을 보내왔다.

한국에서는 계룡산 무상사 조실이신 우봉스님께서 유럽 아시아 등에 있는 관음선종 국제선원 불자들의 뜻까지 함께 모아 대표로 참여했다. 이 밖에 미국 동부에 있는 관음 선원들 뿐 아니라, 스리랑카, 티벳, 일본 사찰을 대표하는 스님들과 종교를 초월하여 맨하탄에 위치한 교회에서도 조문 사절단들이 방문했다.

   
묘지스님의 생전 모습.
묘지스님께서 10여 년 간 참선지도를 해온 콜롬비아대 유니온 신학대학의 정현경 교수와 전 뉴욕 가정 상담소 이사장인 최애영씨도 참가하여 스님을 기리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일반 재가불자의 경우 월요일 오후라는 시간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생업을 미루고 참가했다.

이미 조문 행렬은 묘지스님께서 입적하신 금요일부터 이어졌다. 토요일 지장제와 일요 추모법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영결식에 500여 명의 인파가 운집했다. 주요한 불교행사에도 모기 힘든 인원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그저 스님께 인사 올리겠다는 소박한 마음으로 와서 서로를 확인하며 불자로서의 벅찬 감동을 받아 안았다.

이 가운데는 기독교, 천주교, 비 종교인들의 참여도 상당했다. 특히 미 주류 사회 속에서 적극적인 봉사를 해 온 스님의 활동을 반영하듯 지역 주민들과 단체들의 애도의 발길이 이어졌다.

영결식이 거행된 조계사는 세계인의 활동 중심인 맨하탄에 한국불교를 알리는 포교 도량을 건립해야한다는 숭산스님의 원력을 받들어 묘지스님께서 마련한 도량이다. 영결식에 참여하기 위해 모인 참가자들은 너나없이 묘지스님의 헌신적인 불사를 칭송했다.

왜냐하면 맨하탄 속에 전통적인 주류 백인 재력가들의 거주지인 Upper West (업어 웨스트)에 한국 사찰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경이로움이기 때문이다. 센츄럴 파크 바로 옆에 위치한 요지이기에 건물이 시장에 나오기도 드물며, 대출금을 상환하 유지하는 일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묘지스님은 이 도량 불사를 적극적인 포교를 하며 원만히 기틀을 마련해 냈다. 출근 전 불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4시 새벽예불, 매 달 한 차례씩 봉행되는 천 배, 3천배 법회, 참선강좌, 일요법회 등, 철저한 수행으로 도량의 청정한 기운을 드높였다.

지역 사회를 향한 포교로는 참선안내, 다도, 전통문화, 거리 홍보를 하나로 엮어낸 한국 불교 문화제와 부처님오신날 맨하탄 봉축 퍼레이드 등을 매년 봉행했다.

더불어 뉴욕 불교 TV 지원과 뉴욕 커뮤니티 봉사에도 앞장섰다. 스님은 뉴욕 시장이 선정한 종교 자문 위원이셨다. 유일한 한국인 종교 지도자로 뉴욕시의 평화를 이끄는 데 앞장섰다. 포교와 불사, 주류 사회 변혁을 하나로 묶어 냈기 때문에 오늘날 조계사의 기틀이 더욱 단단히 다져질 수 있었다.

조계사 신도회는 미국 내 불교단체에서 보기 힘든 구성원으로 이뤄졌다. 미주 한국 불교의 경우 고령화로 한 세대가 지나면 반은 사라질 것이라는 암울한 미래지만, 조계사는 다음 세대에 더욱 피어날 전망이다. 신도의 70%는 20,30대 청년과 40대 장년층이다. 더불어 현지 주류사회에서 활동하는 한국인과 미국인 신도의 비율이 현저히 높다. 조계사 불자들의 대다수는 조계사에서 처음 불교를 접한 이들이다.

대부분 유학생으로 와서 스님의 안내에 따라 수행을 시작한 경우다. 처음 조계사를 찾은 젊은이에게, 혹은 친구 따라 처음 온 학생에게 묘지스님은 천배를 권하셨다.

3주안에 천 배를 하면 세상이 환희롭다는 스님의 강력한 에너지에 밀려 절을 시작한 학생들이 지금의 조계사 중심활동 인력이다. 수행 속에서 삶의 평화를 얻은 이들에게 묘지스님의 입적은 슬픔 보다는 굳은 결의로 자리매김 했다.

영결식장에 밀려드는 불자들에게 자리를 안내하던 한 청년의 말이다. 기숙사 대신 조계사 건물에 머물렀던 박사과정 학생이다.

“모든 학생들이 돌아간 밤에 한 아름 쌓인 3천배 땀수건을 빨고 계신 스님을 저는 여러 번 봤습니다. 자정이 넘어 도서관에서 돌아올 때면 늘 스님은 묵묵히 뒷정리를 하고 계셨거든요. 아무리 공부가 바빠도 새벽예불에 꼭 참석시키기 위해 방문을 새벽마다 두드려서 깨워 주셨구요.

이 절을 이용해서 각자가 깨어나도록 공부에 힘쓰라고 이끌어 주셨습니다. 스님께서 챙겨주시는 밥을 먹으며 저희들은 지장전에서 기도했구요. 다시 더 큰 공부를 하러 나아가 스님의 길을 따라 우리 청년들은 그 뜨거운 불꽃을 이어 갈 겁니다.”

11월10일부터 조계사 신도들은 묘지스님의 초재를 올린다. 온 몸을 불살라 한국 불교의 수행 기틀을 맨하탄 중심에 뿌리 내린 묘지 스님의 뜻을 꽃 피우겠다는 굳은 다짐으로 그들은 스님을 기리고 있다.

12월18일 일요일에 있을 49재까지 더욱 기도 정진하며 조계사 제2의 도약을 그려내겠다는 결기를 보인다. 이들 불자들이야말로, 묘지스님께서 다져놓은 세계 속 한국 불교의 기반이다.

묘지스님의 49재는 12월 18일 일요일 로드 아일랜드 프로비던스에 있는 관음선원의 총본산인 홍법원에서 봉행된다.

문의는 미국 뉴욕 1-212-665-3641, 김형석 신도회장1-917-828-0537 (www.nychogyesa.org)

   
스님의 입적후 발견된 책상. 나옹선사의 '청산은 말없이 살라하고...'의 영문글귀가 쓰여있다. 평생 청빈한 삶을 살았던 스님의 면모가 느껴진다.  

   
불자들은 이날 스님의 원적을 애도하며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영결식에 참석한 외국인 비구니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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