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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로드릭 위트필드-박영숙 런던대 명예교수(불교신문 11/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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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11.09.28 조회3,55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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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간화선 국제학술대회가 열린 지난 21일 동국대에서 만난 로드릭 위트필드, 박영숙 교수 부부.
제2회 간화선 국제학술대회를 앞두고 간화선 수행이 진행된 인제 백담사에서 한 쌍의 노부부가 눈에 띄었다. 4박5일간 진행된 수행 일정 동안 서로의 수행을 격려하며 함께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고고학과 불교미술이라는 학문적 공통점으로 삼고 부부의 연을 맺고 동료 학자로 평생 같은 길을 걸어오고 있다.

같은 길을 걷는 도반이기 때문에서인지 차분한 인상과 부드러운 말투까지 노부부는 서로 많은 점이 닮아 있었다. 바로 로드릭 위트필드(74세), 박영숙(69세) 런던대 동양.아프리카학스쿨(SOAS) 명예교수가 그 주인공.

로드릭 위트필드 교수 부부는 영국에서 유일하게 아시아.아프리카.중동학을 전문으로 하는 대학인 런던대 SOAS에서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전공은 각각 중국 돈황미술과 고려불교 미술로 두 교수 모두 전공분야에서 권위자로 평가받고 있다.

제2회 간화선 국제학술대회 이튿날인 지난 21일 동국대 교정에서 로드릭 위트필드, 박영숙 교수 부부를 만났다.

위트필드 교수, “간화선 체험 특별한 경험”

박영숙 교수, “불교철학 관심…수행 이어갈 것”

“백담사에서의 간화선 체험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수행하는 동안 체험한 묵언 수행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백담사에서 머물며 주변 자연 환경과 수행이 스님들의 생활 리듬과 조화를 이루는 것을 가까이서 직접 지켜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로드릭 위트필드 교수)

“그동안 명상이나 수행을 체험한 경험이 없었는데 백담사에서의 수행은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특히 수불스님의 직설적이고 명료한 지도는 간화선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4박5일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수행법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됐습니다.”(박영숙 교수)

동국대 불교학술원 종학연구소의 초청으로 이번 학술대회에 참가한 위트필드 교수 부부는 간화선 체험과 학술대회, 사찰 순례로 이어지는 한국 방문 일정이 “인상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사찰에서의 생활이 낯설고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느라 힘이 들 법도 했지만 오히려 한국의 불교문화와 수행을 체험하는 시간을 즐거워했다.

특히 백담사에서의 간화선 체험은 한국불교에 대해 이해하고 앞으로 연구에도 큰 도움이 될 만큼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강조했다. 박영숙 교수는 “고려시대 불교미술을 이해하기 위해 평소 불교철학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며 “이번 체험으로 간화선을 이해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학식과 실천 수행을 겸비한 많은 학자들이 참석한 점이 놀라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위트필드 교수는 간화선 체험을 고기 잡는 것에 비유했다. 중국 명대 후기 화가이자 서예가인 동기창이 저서 <화선실수필(畵禪室隨筆)>에서 그림 그리는 일은 어부가 물고기를 잡는 것에 비교한 것처럼 화두를 들고 수행하는 역시 이와 같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고기를 잡을 때 어부가 물고기를 잡으면 더 이상 고기를 잡는 어망이 필요 없다”는 위트필드 교수는 “이와 마찬가지로 수행 정진하며 깨달음을 얻고 나면 더 이상 화두가 필요 없는 것과 유사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학술대회에 발표자로 참석해 다른 학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싶다는 뜻도 비쳤다. 위트필드 교수는 “과거 중국의 학자, 문인, 지식인들은 스님들과 긴밀한 교류를 펼쳐왔다”며 “앞으로 한국에서 열리는 학술대회에 참가해 중국불교나 미술 등에 대해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영숙 교수는 간화선 수행 체험을 계기로 계속해서 수행을 실천해가겠다는 계획을 나타냈다. “이번 체험으로 좋은 인연을 쌓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명상을 할 수 있는 자세를 배웠다”면서 “앞으로도 집에서 꾸준히 수행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 로드릭 위트필드, 박영숙 교수 교수는…

세계적인 돈황미술 권위자로 평가받는 로드릭 위트필드 교수는 미국 프린스톤대학에서 고고학과 중국 예술을 전공하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4년 대영박물관 한국 문화재 전시를 주도했다. <둔황-비단길의 불교미술>을 비롯해 박영숙 교수와 함께 쓴 <Buddhist Sculpture(불상)>, <Earthenware and Celadon(토기 청자)> 등 불교미술에 대한 많은 저서를 발표했다.

부인 박영숙 교수는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동아시아와 유럽 미술사를 전공하며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한국 미술에 대한 많은 책과 논문 등을 발표했다. 해외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예일대에 한국미술사를 정규과목으로 개설하고 강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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