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초종교 공공정책포럼 현장(불교신문 12/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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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12.04.12 조회2,81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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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초종교 공공정책 지도자포럼에 참가자들. |
남북한 민간외교의 핵심축인 남북한 초종교 교류를 통한 한반도 평화구축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이번 포럼은 미국 하원의원인 애니 팔레오마베가(Eni Faleomavaega)와 조 윌슨(Joe Willson)이 공동으로 마련했다.
미국 종교및공공정책협회와 비영리 국제민간기구인 GPFF(Global Peace Festival Foundation)재단, 불교방송 등이 후원한 이번 포럼에는 한미 대표단 2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측은 불교방송 이사장 영담스님(조계종총무부장)과 신낙균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 이기호(북녘어린이사랑 회장) 목사, 문대근 통일부 남북회담본부 상근대표가 대표단으로 참석했다.
“한반도 평화실현에 한미 긴밀한 협력 절실” 한 목소리
영담스님 “美 워싱턴에 한국불교와 조계종 알린 계기”
미국측 대표단은 조셉 지리보스키(Joseph Grieboski) 미국 종교및공공정책협회장, 로버트 슐러(Robert A. Schuller) 목사, 김영준 GPFF 회장, 곽지만 GPFF 특별보좌관, 마크파(Mark Farr) 목사, 폴 머레이(Paul Murray) 목사, 데이비드 카프라라(David Caprara) 브루킹스연구소 국제자원봉사및서비스부분 디렉터 등이다. 다섯차레에 걸친 비공개 소그룹 미팅 외에 지난 3월1일 미 의회서 열린 공개포럼을 요약ㆍ정리했다.
“2011년은 북한의 식량난이 1990년대 중반 수백만명이 아사한 ‘고난의 행군’ 시절보다 더 심각해서 ‘고난의 초강행군’ 시기라고 부를 정도였다. 2012년은 호전의 기미가 보이고는 있지만 이는 비교수치의 호전일 뿐 절대적 식량부족 상황은 여전하다.”
지난 1일 미국 워싱턴 의회에서 열린 한미초종교포럼에서 불교방송 이사장 영담스님(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대표)은 “한미 종교계의 협력이 북한의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사업에서부터 시작되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영담스님에 따르면 현재 북한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되는 610만명이 식량난에 허덕이는 취약계층이다. 이들 중 400만명은 식량수급이 가장 불안정한 북동부 지역에 분포하고 있어, 북한정부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남한의 대북지원에서도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에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12년째 취약계층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는 불교방송 이사장 영담스님. |
스님은 대북 인도적 지원의 한미연대방안에 관해서도 “인도적 지원에는 국가와 인종, 종교와 이념이 걸림돌이 될 수 없다는 국제적 상식에 비춰볼 때 한미간 연대방안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스님은 특히 한미연대방안의 원칙과 관련, “북핵문제와 인도적 지원사업은 철저히 분리돼야 하고 종교확산과 개혁ㆍ개방 유도라는 의도가 없어야 하며 성과 위주의 단기적 사업이 아니라 지속성이 담보될 수 있는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스님은 포럼 전날인 2월29일 미 의원회관을 방문, 애니 팔레오마베가 의원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팔레오마베가 의원이 “남북의 평화공존가 신뢰구축”을 강조하자, 스님은 “5ㆍ24조치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9월 조계종총무원장 자승스님 등 종단 관계자 40여명이 평양을 방문해 남북소통과 합심을 위한 공동발원문을 낭독하는 등 남북사회문화 교류를 재개했다”고 전했다.
팔레오마베가 의원은 또 이웃종교간 화합과 상생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스님은 “한국의 조계종은 개신교와 천주교는 물론 이슬람교 등 이웃종교간 평화를 존중하고 최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종교평화선언’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팔레오마베가 의원은 “조만간 함께 평양에 갈 수 있길 바란다”는 스님의 ‘깜짝 제안’에 동의하기도 했다.
미국 의회 앞에서 기념촬영. |
문대근 통일부 남북회담본부 상근대표는 “지난 4년간 이명박정권의 대북정책은 조정과정에서 진통과 갈등, 마찰이 불가피했다고 본다”며 “현재 북한의 후계정국과 남한의 선거정국으로 인해 ‘한반도의 봄’을 더디게 오겠지만, 통일부는 북한의 바람직한 변화와 정상적인 남북관계를 도모하고 유연성있는 대북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현지에서 빵공장을 운영하면서 하루에 1만6000개의 빵을 생산해서 북한주민들에게 지원하고 있는 이기호 목사도 포럼에 참석했다.
영국 시민권을 갖고 있어 북한 출입이 비교적 자유로운 이 목사는 “2004년부터 영국정부의 승인을 받은 ‘만나미션유럽’이라는 자선단체를 설립해 북한을 오가며 실질적인 지원과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연평도와 천안함 사건 등으로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북한에 대한 마음이 닫힌 것으로 아는데, 이념과 사상 때문에 북녘 아이들을 죽게 내버려둘 수는 없다”고 말했다.
미국측 대표로 참석한 로버트 슐러 목사는 “3ㆍ8선에 가로막혀 오랫동안 떨어져 살아가야 하는 이산가족을 비롯해 남북분단으로 상처받은 모든 이들에게 하나님의 은총을 보낸다”고 말했다.
슐러 목사는 “영담스님을 비롯한 한국의 대표 지도자들이 남북한의 어려운 문제를 풀어내서 남북이 미래의 평화조약을 맺어 평화가 공존하는 국가가 되길 바란다”며 “종교지도자들이 남북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평화가 올 때까지 북한의 취약계층을 돕는 일에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미초종교포럼 현장 |
그는 “부시 전 대통령이 북한을 들먹이며 악의 축이라고 발언한 것은 부적절했고 이후 상황전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식량지원과 영유아 취약계층 지원은 정치와 별개의 사안이다. 6자회담에서 북핵문제가 반드시 해결되길 희망한다. (김대중정권의)햇볕정책은 비판받았지만 잘한 정책이다”고 말했다.
영담스님은 이번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초종교포럼과 관련 “우선 한국불교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워싱턴에 한국불교와 조계종을 알린 계기가 됐고, 한국대표로 민간차원의 대북인도적 지원의 진정성을 보여줘 기쁘게 생각한다”며 “정치일번지 워싱턴 정가의 주요 인사들에게 조계종을 소개하는 자료집을 전달했고 특히 조계종의 종교평화선언과 북한과의 문화교류 등을 인식시킨 것은 성과라고 본다”고 밝혔다.
■ 인터뷰 / 애니 팔레오마베가 美 의원
“남북 평화공존 신뢰구축이 우선”
애니 팔레오마베가(70, 사진) 의원은 23년간 의정활동을 한 다선의원으로 현재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관한 외교분과위원회 수석위원을 맡고 있다.
“한국인과 결혼한 친인척들이 많아서 한국문화에 익숙하고 한국에 대한 동족의식을 갖고 있다”는 그는 미국내 아시아통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남북문제에 관해 “한국은 냉전시대 소련과 미국체제의 도전 속에서 분단국가로 남아 60여년간 분단체제가 지속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팔레오마베가(Eni Faleomavaega) 의원. |
“3개월 전 미국 의회에서 북한인권에 관한 청문회가 열렸는데, 미국을 비롯한 중국, 러시아, 일본 등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참석해서 의견을 공유했다. 그러나 정작 남한에서는 한사람도 참석하지 않았다. 미국의 정치가들이 남북문제에 있어 남한을 파트너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증거다. 이는 상당히 심각한 문제다.”
팔레오마베가 의원은 또 “한국 정치인들은 통일보다 남북한 평화공존을 우선시해야 한다”며 김대중 정권의 햇볕정책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직접 만난 적이 있다면서 “햇볕정책이 역사나 정책에 실패한 것으로도 비쳐질 수 있지만, 분단 이후 최초의 남북정상회담과 이산가족상봉 등 남북이 협력하는 좋은 방식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종교간 화합을 통한 남북한 신뢰구축을 강조했다. “다종교국가인 한국에는 종교 차이는 있어도 종교간에 서로 협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 기독교인들은 ‘원수를 사랑하라’고 강조하면서 정작 무슬림을 배척하는 모순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종교화합이 매우 절실하다. 남한 종교인들의 노력으로 북한의 김정은의 의식이 바뀌고 남북한이 상생의 길로 가길 바란다. 남북이 신뢰구축이 전제되지 않으면 평화와 통일에 한발작도 나아갈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