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불교학교 미국연수 <5>(불교신문 12/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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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12.04.12 조회2,88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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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선원 일요법회에 함께한 국제불교학교 스님들. |
처음엔 무성한 잡초와 집채만 한 쓰레기투성이였으나, 1996년 10월 첫 개원법회 이후 끊임없는 기도와 연령 계층별 주말법회, 한글과 전통문화의 멋을 알리는 불광문화학교, 미국인 참선법회, 또한 유니언신학대학 폴 니터 교수 초청 종교학강의 등 인종과 종교색에 머물지 않는 진정한 국제포교를 실천하여 미국포교의 모델로 우뚝 선 도량.
염불음성 만큼이나 시원하고 통 큰 안목으로 고정된 틀을 깬 사찰운영을 하고, 장학회를 결성해 타국서 고생하는 유학생 불자와 스님들을 묵묵히 키워 오신 큰 뜻대로 머무는 내내 여러모로 폐를 끼친 우리를 “중은 다 한 가족이야” 하시며 살뜰히 챙겨주시던 아버지 같으신 어른, 이제 첫 조계종 해외특별교구장으로서 한국불교 세계화의 기틀을 마련하고 계신 주지 휘광스님. 도량 구석구석에 깃든 깊고 너른 원력의 빛이 찬란하다.
뉴욕타임즈에서 이미 앞으로 미국불교의 성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 내다본 바 있는 뉴욕 근교 캐스킬산. 이곳에 아름다운 한국전통 목조법당과 적멸보궁을 갖춘 백림사가 있다.
불광사·원각사 등 참배
교민과 ‘동고동락’
한국불자 자긍심 느껴
1984년 창건한 이래 방함록에까지 올린 선원을 운영하고 차와 동양선서화 전시회로 한국문화의 여백과 기백의 미를 전하고 계신 주지 혜성스님. 잘 지어놓고도 내용을 채울 인재가 없어 훌륭한 스님들 많이 와 살길 발원하며 사셨다고 온갖 간식거리를 두 손이 모자랄 만큼 쥐어 주시는 야인 같은 털모자 속 하얀 입김 내뿜으며 손 흔들어주시는 스님의 웃음이 십대 소년인 듯 맑으시다.
아름다운 호수길 지나 드러나는 훤출한 원각사 도량엔 마침 한 교민불자 할머니를 극락으로 인도하는 49재 소대의식이 한창이었다.
1974년 숭산스님이 창건하신 이래 통도사 정우스님과 현재 주지 지광스님의 원력에 힘입어 대작불사를 진행중인 이 도량은 묵묵히 실천하시는 스님께 감화된 많은 불자들이 마음을 모으고 있다. 앞으로 사부대중이 함께 하는 정진공동체의 장이 되길 바라신다는 스님의 잔잔하신 음성. 연두빛으로 염색(?)하신 청동부처님 존안 위로 구름 한 점이 없다. 원각(圓覺)의 자리다! 그곳에서 우린 무엇이든 다 성취할 수 있는 것이다.
동고동락해 주는 불자님들의 이름을 멋드러진 서예체로 빼곡이 써내리신 용상방에서 주지 서천스님의 섬세한 배려가 돋보이던 뉴욕 근교 롱아일랜드의 마하선원. 갑작스런 불청객들에게 저녁공양까지 대접해 주신 스님, 허나 그 누비적삼의 낡고 닳음은 당신의 삶인 듯 뭉클한 그 무엇을 오래 남긴다.
30여 분쯤 더 달려가 만나 뵌 비구니 스님들이 운영하시는 청아사. 교민가족 세대 간 갈등을 해결하고 모국에 대한 자부심을 고취시켜 주고자 어린이 법회및 템플스테이, 또 빠듯한 살림에도 한국연수시 공항까지 배웅하며 어깨에 힘 실어주고자 용돈을 챙겨주고 아이들이 한국인으로서 자긍심과 정체성을 회복하고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 오시며, 어머니같은 포교를 해오고 계신 두 스님.
한국불교대학 관음사, 한마음선원, 조계사, 원적사, 보리사, 정명사 등 빠듯한 일정 속에 미처 다 돌아보지 못해 아쉬웠던 그 밖의 많은 한국사찰들을 뒤로 하고 돌아왔다. 반평생을 바치신 미국포교의 노하우를 가만 앉아서 공짜로 묻고 있는 필자의 우문에, 한결같이 먼저 ‘웃음’을 보여주시던 스님들의 얼굴이 아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