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 속 관음의 미소(불교신문 12/02/11) > k3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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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난리 속 관음의 미소(불교신문 12/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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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12.02.26 조회2,56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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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사는 것도 마찬가지이겠지만 해외에서 포교활동을 하고 산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이렇게 천재 아닌 인재를 맞이하게 되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해외에서 포교를 하는 것이 국내에서는 짐작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종종 있고 스님들 수명도 10년은 짧아진다고 한다.

보리사에서 지난 1월 말 실감이 느껴지는 일이 일어났다. 한국에서도 만나기 어려운 홍수를 미국 도시내 중앙에서 만나게 되어 보리사가 침수되었다. 지난 5년간 지금 현 장소에서 세 번이나 물난리를 경험해야 했다.

오후부터 갑자기 비가 내리더니 급기야 요사채의 화장실 욕조와 변기에서 오수가 펑펑 솟아 오르기 시작했고, 이어 법당 바닥에서도 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바로 건물 주인에게 이 사실을 전화로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지만 속수무책, 원래 그런 지역이니 기다리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국제승가교육원 대중 스님들과 긴급히 달려온 청년회(타라) 회원들, 한국문화학교 선생님들까지 총동원되어 계속 올라오는 시커먼 오수를 퍼 나르고 쓸어내기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러기를 두 시간이 넘어가면서 빗줄기는 다소 가늘어졌지만 모두들 기운이 빠지고 지쳐갔다.

법당 마룻바닥은 물침대처럼 둥둥 떠서 웅글거리고, 요사채 욕조에서는 시커먼 하수구 오수가 계속 올라오고, 변기에서는 정화조 안 내용물이 그대로 차올라서 부엌까지 점차 흘러들어가 엉망이 되어 갔다.

도심 속 세 번째 위기에도

사라지지 않은 오직 하나…

1월이라 해가 짧아 어둑해지고 비는 계속 부슬부슬 오고 있지 사태 수습을 어떻게 할지 정말로 답답했다. 느리기로 유명한 미국의 정부 시스템은 피해를 가속시켰다. 계속되는 전화 신고에 해질녘에 다돼서야 오클랜드 시청의 담당 공무원이 도착했지만 이 사람도 먼저 상황을 체크한 이후에 직접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사람을 불러서 오후5시가 훨씬 넘어서야 기술자들이 도착했다.

상황이 벌어지고 2시간이 훨씬 지나고 수습이 시작된 셈이다. 이어 나타난 건물주에게 왜 이런 일이 계속적으로 일어나는지, 왜 근본적인 수리를 하지 않느냐고 따지자 비가 와서 그런 거고, 오클랜드시의 책임이지 건물주에게는 책임이 없다고만 변명이다. 물이 빠지는 하수도 문제이기 때문이란다. 비는 퍼붓지, 물은 올라오지…. 누구의 책임을 떠나 올라오는 오수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애초에 상습 침수 건물이라는 사실을 세입자에게 사전에 알려주지도 않았고 보리사가 지난 5년간 한 번도 빠짐없이 월세(한화 300만원)를 내고 사는 입장에서 건물주에게 피해보상과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같은 건물 안, 바로 맞은편에 사는 병원 사람들은 물이 스며들기 시작하자 전자제품만 올리고 바로 퇴근하더니, 며칠 후에 2층으로 이사 가면서 침수로 인해 병원을 정상적으로 운영하지 못한데 대한 피해보상까지 청구했다고 한다.

그러나 보리사는 정상적인 피해보상 조차 청구할 입장도 못되어 그냥 참고 살든지, 다른 곳으로 이사 가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에 와서 물난리 세 번에 도인이 다 되었는 줄 알았는데 아직도 악취가 나고, 군데군데 물에 불러 오른 마룻바닥을 보고 있노라면 이민 생활의 애환이 느껴진다.

소박하지만 교통이 편리한 위치에 있어서 그래도 정들어 살던 오클랜드 보리사, 세 번째 맞이하는 물난리에 쌓아놓은 탑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심정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한 눈에 다 보고도 사라지지 않는 관세음보살님의 은은한 미소야 물난리에 무슨 상관이 있으리요?

다만, 또다시 이런 물난리에 휩쓸리지 않는 보리사 도량 불사의 원력이 새삼스러울 뿐. 시방에 항상 함께 하시는 제불보살님이시여, 이를 증명하시고 가호하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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