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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화 6호] 가는 곳 마다 주인 의식 갖고 불교를 개척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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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우민호 작성일2012.07.03 조회2,78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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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지난 겨울 동국대학교 학부 과정을 이수하고 미국 보스턴으로 건너왔다. 미국에 온 이유는 불교의 세계화에 순응하기 위해 기본적인 어학습득과 미국에서 다양한 세계불교를 접해보기 위해서이다. 사실 2010년 여름방학 때 3개월간의 짧은 어학연수 과정을 밟았는데, 미국생활을 경험한 나로서는 원하는 방향은 아니었다. 어쨌든 나는 미국행을 결정하여 지금 어느덧 반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보스턴에서 숭산스님이 창건한 캠브리지 선원에 머물면서 많은 미국인들과 접하고, 아침저녁으로는 예불과 참선을 하고 낮에는 학원에서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 그리고 틈나는 대로 큰 불교행사가 있으면 참석하여 불교가 어떠한 방향으로 진행되는지? 그 중에서 한국불교의 위치는 어디에 와 있는가? 숙고해 본다. 본인이 느낀 점을 몇 가지로 간추려 보면 다양한 세계불교의 모임에서의 기본적인 통일 의식 및 정보소통의 필요성, 미국에 있는 다양한 불교 가운데서 한국 불교의 특화전략, 그리고 유엔이 지향하는 세계평화에 불교의 역할이다.

첫째, 지난 5월에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Vesak Day(부처님오신날) 행사에 참석했었다. 모든 나라의 스님과 신도들이 참석하여 부처님 탄생과 성도를 축하하면서 세미나도 개최했다. 거기에서 느낀 점은, 식을 시작하는데 각국 불교인들이 같이 행할 수 있는 기본적인 의식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앞으로 많은 불교 행사가 각국의 불교들이 모여 진행되어지리라 보는데 기본적인 의식은 갖추어져야 하겠다. 아울러 미국에서 각국 불교들이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온라인센터(Online Center)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각국의 좋은 스님들의 법문이나 자료를 참고할 수 있다고 본다. 물론 여기 저기 산재해 있는 웹사이트가 있기는 하지만 보다 체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온라인센터가 필요하다.

둘째, 미국에 있는 다양한 불교 가운데서 한국불교가 갖추어야 할 요소는 어떤 것이 있을 까? 하는 것을 생각해 보았다. 한국은 대한불교조계종이 장자 종단으로서 불교를 대표하고 있다. 조계종은 통불교이면서 선종교단을 자부하고 있다. 그렇다면 선종교단이 미국에서 어떻게 자리매김 하여야 할 것인가? 미국인들은 불교 중에서도 특히 참선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참선 중에서도 가만히 않아서 하는 참선은 보편적으로 미국인에게 익숙하지 않다. 본인은 거기에서 얻은 힌트가 이들에게 맞는 것은 움직이면서 하는 노동선(Working Meditation)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노동선은 특히 남방불교에서는 아직도 스님들이 노동을 하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어서 대승불교권 중국, 일본, 그리고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본인이 알고 있기로는 미국에서 노동선을 하고 있는 곳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그린걸치농장(Green Culch Farm)이다. 이곳에서는 아침저녁으로 예불과 좌선 그리고 낮에는 가벼운 노동을 하면서 참선을 하고 있다. 아마 한국불교도 미국에서 정착할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노동선이 아닌가 싶다.

셋째, 반기문씨가 유엔사무총장을 재임하고 있다. 지난 5월 유엔본부에서 자신이 어려서부터 불교와 인연이 있다고 연설문을 시작했으며, 중간에는 불교가 세계평화에 이바지 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연설을 하였다. 누구보다도 불교를 잘 이해하고 실천하는 반기문 사무총장이 재임하는 기간 동안 불교가 유엔에서 세계평화를 도모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작년 한국 조계종 총무원에서는 유엔을 방문하여 사무총장과 면담한 일이 있었다. 총무원은 더욱 더 유엔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가지면서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획과 실천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미국의 불교는 세계 각국의 불교가 모여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구체적인 구심적 역할이나 소통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다. 선불교의 용어 중에 수처작주란 용어가 있다 "가는 곳 마다 주인이 되라"는 뜻이다. 한국불교도 다양한 불교국가 중에서도 주인의식을 갖고 먼저 발 벗고 나서서 미국인들에게 맞는 새로운 불교를 개척하는데 앞장섰으면 하는 바램이다. “힘없는 정의는 무능이다.” 라는 명언이 있다. 한국 불교가 아무리 수승하다 할지라도 그것을 실천하고 전달할 수 있는 역량이 없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본인도 아직 미약한 우납에 불과하지만 나름대로 이러한 불사를 이룩하는데 노력하고자 한다. 미국에서 불교전파를 위해 헌신한 서경보스님, 숭산스님을 비롯한, 현재에도 묵묵히 노력하고 계시는 모든 스님과 불자님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모든 중생들이 고통에서 벗어나 자유인이 되기를 기원한다.

-청강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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