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화 17호] 필라델피아 원각사 만종스님의 일기 > k3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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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화 17호] 필라델피아 원각사 만종스님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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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우민호 작성일2012.07.30 조회3,49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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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지금 5월 8일, 미국의 현충일로 본격적인 홀리데이 기간이다. 학교들도 방학을 하게 되므로 휴가를 보내기에 적당한 시간이다. 점심공양 후 신도님 내외분과 바람을 쐬러 가기로 하였다. 필라델피아 동쪽으로 서너 시간이면 애틀란틱에 도착한다고 하였으나 나는 화려한 도시의 이미지보다 천연의 자연을 보자고 하였다.

우리 일행은 델라웨어 강을 지나 동쪽 뉴저지 일대 식물들의 생태가 달라지는 경치를 감상하며 한참을 달렸다. 그러자 표지 팻말에 “Manhawkin Wildlife Management Area”가 보였다. 사실 이곳 필라델피아로 올 때부터 마나호킨이라는 것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 그 이유는 톰 브라운의 소설 “할아버지”를 읽고 나서 언젠가는 가봐야겠다고 마음을 낸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 책에 의하면 인디언 할아버지를 만나 새로운 삶의 방식을 알게 되고 급기야는 그 배움을 토대로 살아가고 그 가르침을 보급하는 ”Tracker School"이 마나호킨에 있다. 자연 속에서 본래적 성품을 닦으며 자연과 호흡하는 삶! 이리 일찍 만나게 될 줄이야! 기이하고 고마운 인연이었다.

조만간 다시 와 볼 것을 기약하며 우리는 스태포드타운십에서 머드 시티(Mud City)의 늪지를 좌우로 보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자 비릿한 그러나 진하게 생명의 기운을 울리는 바닷내음을 맡게 되었다. 양 옆으로 대서양의 바다를 감상하며 동쪽으로 더 나아가자 아직 5월이지만 홀리데이의 풍경들이 간헐적으로 보였다. 비키니 차림의 여인들이 아무런 거리낌 없이 다니는 이곳은 등대로 유명한 바네갓(Barnegat)이다. 대서양의 바닷물이 모래를 밀어내서 미 대륙 본토와 대서양 사이에 긴 형태의 모래 언덕을 만든 것이다. 방향을 동북쪽으로 바꿔 끝까지 직진하면 드디어 주립공원인 바네갓 등대가 나온다. 우리는 대서양 바닷가에서 철 이른 피서를 보낸 셈이다.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오랜 세월을 버텼을 듯한 목책 방파제 위에서 세월과 인생과 자연을 생각하며 한참이나 호흡을 느끼기도 하였다. 어느덧 대서양의 일몰이 찾아왔다. 짜릿한 경험이었다. 밤바다와 밤하늘, 무수한 별들, 그리고 해조음 바람에 바다 안개가 몰려오고 파도는 흰 물결을 이빨처럼 드러내며 우리에게 다가오곤 하였다. 하지만 넉넉한 마음으로 지켜보며 자연 앞에서 겸허해지는 마음을 보았다. 황홀한 자연 앞에서 감동을 체험하는 동안 뇌리를 스치는 무수한 상념들, 추억들, 그 꿈같은 온갖 계획들.. 하지만 좋은 일이다! 날마다 좋은 날이다!

온통 평화롭기를! 옴 샨띠! 원각사 다음 카페 cafe.daum.net/penwong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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