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이 캐나다에서 처음으로 ‘공인’됐다.

랍 포드 토론토시장은 오는 24일(금)을 토론토시의 ‘석가탄신기념일(Vesak Day: 남방불교는 음력 4월8일이 아닌 4월15일)’로 공식 선포하고 이를 토론토시 웹사이트(toronto.ca)에 올렸다. 석탄일을 지자체 차원에서 공식 인정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포드 시장은 선포문에서 “1999년 유엔총회를 통해 공인된 ‘베삭데이’는 불교인들로 하여금 자비와 평화, 인간성에 대한 선의와 헌신의 메시지를 증장시킬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론토시의 석탄일 공인에는 온타리오승가회(Sangha Council of Ontario Buddhist Ministry) 회장을 맡고 있는 대각사 양일(80) 스님의 노력이 컸다. 양일 스님은 22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부처님오신날 공인은 전임 데이빗 밀러 시장 시절부터 추진해왔다”며 “지혜와 자비의 종교인 불교가 화합, 상생, 나눔과 베풂을 통해 평화와 행복을 안겨주는 것은 뜻 깊은 일”이라고 밝혔다.

승가회 산하의 캐나다불교인협의회(Buddhist Council of Canada)는 올 석탄일(5월17일)을 앞두고 지난 11일 온주의사당(퀸스파크)에서 불교기 게양식도 가졌다. 양일 스님은 협의회 공동명예회장도 맡고 있다.

양일 스님은 “내년부터는 석탄일 기념행사를 더욱 크게 치를 수 있도록 올 7월경부터 승가회원들과 준비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약 25년 전 출범한 승가회의 회원스님은 200여 명. 승가회에는 중국과 베트남계 사찰이 각각 10여 개로 가장 많으며 미얀마, 스리랑카, 태국, 티벳계 등 50여 사찰이 소속돼 있다.

지난 84년 캐나다 생활을 시작한 양일 스님은 영어를 익히기 위해 고교 3학년에 편입, 10대들과 함께 어울려 공부한 뒤 조지브라운칼리지와 토론토대를 졸업했다. 식당청소·신문배달·택시운전 등 온갖 궂은일을 하며 사찰 살림을 꾸려온 스님은 지난 30년간 토론토에서 전법과 포교를 실천해오고 있다.

한편 베트남 출신의 세계적 평화운동가이자 명상가인 틱낫한(86) 스님은 오는 8월, 20년 만에 다시 온주를 찾는다. 스님은 8월11~16일 세인트캐서린스의 브락대에서 명상수련회를 이끌고 17일(토)에는 토론토 소니센터(1 Front St. E.)에서 ‘세계평화와 행복의 지혜’를 주제로 대중강연에 나선다. 대중강연의 입장권은 18~58달러로, 6월1일부터 소니센터 매표소나 온라인(ticketmaster.ca)으로 구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