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사경 美 뉴욕 ‘진출’(불교신문 14/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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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14.04.20 조회2,87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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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통사경이 미국 뉴욕에 진출해 주목받고 있다. 김경호 전통사경 초대전이 오는 5월3일까지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갤러리 호(HO)에서 열린다. 코리아아트포럼이 기획하고 뉴욕한국문화재단이 공동주최하는 이번 전시회는 작가 생애를 통틀어 최고로 꼽는 작품들이 선보인다.
감지금니 일불일자 ‘화엄경약찬게’와 감지금니 7층보탑 ‘법화경 견보탑품’이 대표적이다. 이번에 처음으로 작품 전체가 공개되는데, 두 작품 모두 작가가 독창적 양식으로 개발한 것이라 눈길을 끈다. ‘화엄경약찬게’는 1cm 크기의 작은 불상을 그린 후 그 불상의 복장 안에 화엄경약찬게를 한 글자 씩 봉안한 작품이다.
감지금니 일불일자 ‘화엄경약찬게’ 작품 중 일부. 뉴욕 전시회를 위해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그려져 있어 눈길을 끈다. |
가로 360cm, 세로 31cm의 크기로 제작된 이 작품은 감지를 바탕지로 삼아 금니와 은니, 경면주사, 채묵, 먹, 석채 등으로 재료로 사용했다. 제작기간만 10개월이 걸린 이 작품은 1cm 크기의 불상이 800구나 조성돼 있으며, 뉴욕의 상징물인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그렸다는 것이 특징이다.
‘법화경 견보탑품’은 가로 663cm, 세로 7.5cm 크기로 8개월에 걸쳐 제작한 작품이다. 표지크기가 가로 19.8cm, 세로 7.5cm로 역대 사경 중 가장 작고 정교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표지는 태극기와 무궁화에 당초문으로 장엄돼 작가만의 독창적인 표현 양식이 삽입됐다. 신장도와 변상도 역시 역대 가장 작고 정교하다고 작가는 밝히고 있다.
이번 사경전에서는 작품 전시와 더불어 다양한 부대행사로 한국 사경의 우수성을 뽐낼 예정이다. 개막 당일인 3일 ‘한국 전통사경의 세계사적 의의’를 설명하는 시간을 갖고, 김경호 작가가 직접 전통 사경을 시연하는 이벤트도 있다. 12일 고려 전통 금니사경 제작시연회 등 모두 3차례에 걸친 시연행사가 준비돼 있다.
갤러리 호 관계자는 사경전을 개최하는 이유에 대해 “한국의 전통사경은 불교를 배척했던 조선왕조 시기에 거의 단절됐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 중요성에 대한 조명이 매우 미흡한 상태”라며 “김경호는 사경을 연구하고 복원과 창작활동으로 사경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작가다. 갤러리 호는 한국정부가 유일하게 지정한 전통사경 전문가의 작품을 선보임으로서 사경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