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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들 십시일반 황무지를 초록빛으로 바꾸다 (불교신문2015/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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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람 작성일2015.05.18 조회2,32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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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케냐 카지아도 지역 마사이족의 정착을 돕기 위해 개장한 인키니 농장을 방문해 싱싱하게 잘 자란 케일을 살펴보는 월주스님.


지구촌공생회가 활동을 펼치고 있는 케냐 카지아도 지역에는 유목생활을 하는 마사이족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사냥과 목축을 주업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식수와 목초를 확보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하지만 나날이 심각해지는 기후변화로 극심한 가뭄이 지속되면서 생존권까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가뭄이 오면 마사이족 남자들은 목초지를 찾아 먼 거리를 이동하는데 이 과정에서 수 백 마리의 가축이 목숨을 잃는 사태도 발생하고 있다. 재산 목록 1호로 꼽히는 소를 잃고 자살하는 사람들도 속출하고 있다.

  

지구촌공생회는 이런 마사이족의 안전한 정착을 돕기 위해 인키니 마을에 7에이커(8000여 평) 규모의 ‘인키니 농장’을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현재 4.5에이커(6000여평)에서 실제 경작이 이뤄지고 있다. 이는 단순 구호 사업 차원이 아니라 현지인들에게 농업기술을 전수해 정착을 돕고 실제 농장도 관리하면서 자립을 도모하고 있다.

2009년 농장 설립 이후 메마른 황무지나 다름없었던 이곳은 현재 새로운 역사가 쓰여 지고 있다. 지난 1일 방문한 인키니 농장에는 싱싱한 케일이 곱게 줄을 맞춰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날 지구촌공생회는 새로운 모터펌프 준공식을 가졌다. 이 지역에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아 농업용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새롭게 모터펌프를 지원하게 됐다.

이날 월주스님은 축사를 통해 “자립의지를 갖고 농장운영을 위해 앞장서 노력할 때 비로소 지역 희망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여러 번의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이를 거울삼아 조금만 노력하면 설립 정신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케냐 카지아도 지역에서

식수지원 인키니 농장 등

차별화 특성화 사업으로

현지인들 신뢰 한 몸에

현지 NGO 관계자들도 지구촌공생회 활동에 감사 인사를 했다. 현지 NGO활동가인 나라마탁 씨는 “이전까지 주민들은 가축 기르는 법밖에 몰랐지만 이제 농업기술을 배워 스스로 변화할 수 있게 됐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인키니 농장은 2009년 농장구축과 모터펌프를 지원하면서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2013년에 월주스님의 2010년 제1회 민세상 수상 상금 2000만원으로 민세지를 건립해 농장 기반시설을 갖춰 본격적으로 개장했다. 민세지는 가로세로 각 40m, 깊이 5.5m로 물이 가득 차면 8800여 톤에 이른다.

이 시설은 우기에 빗물을 저장해 농작물 재배에 필요한 물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설립됐다. 올해 농장에서는 양파, 토마토 등 5가지 작물 재배에 나선다. 앞으로 농장 운영위원회의 역량을 강화해 자체적인 운영이 가능하게끔 힘쓸 방침이다.

지구촌공생회 관계자들은 이날 농장 바닥에 새롭게 조성한 드립라인(관수시설)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살펴봤다.

  
모터펌프 준공식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주민들.

앞서 4월30일에는 태공초등학교에서 자동차로 40여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 신규 식수 지역도 답사했다. 지부장 탄하스님에 따르면 5곳의 예정지 가운데 지역 타당성 조사와 주민들의 자발적인 관리능력 등을 고려해 이곳을 최종 후보지역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후보에 오르지 못하고 중도 탈락한 마을에 대한 미안함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돌아오는 길에 남모를 눈물을 쏟기도 했다는 탄하스님의 말에 순간 가슴이 찡했다.

‘레소이트’라는 작은 마을에 도착했을 때 이미 해는 반쯤 기울고 있었다. 그런데도 약속 장소에는 30여명의 마사이 주민이 전통복장을 하고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마치 가뭄에 비를 기다리듯 지구촌공생회 관계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마을 면장이 아침부터 200여명이 모여 있다가 비구름이 몰려와 식수 대상지역 인근에 사는 주민들만 남았다고 말했다.

이사장 월주스님이 “기우제를 지내는 심정으로 이곳에 나와 있다는 것을 잘 안다”고 인사하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에 마을 대표는 “식수 시설이 들어서면 700여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주민들과 단합해 시설을 잘 지켜낼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이사장 스님과 지구촌공생회 관계자들의 표정도 한층 밝아졌다. 무조건적인 지원이 아니라 시설을 제대로 가꿔나갈 주민들의 의지를 최우선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이사장 월주스님이 최동규 주 케냐 한국대사에게 부채를 선물하는 모습.

월주스님은 주민들과 헤어지기 직전 작은 기도의식을 가졌다. 스님이 ‘생명의 지하수가 반드시 나오기를 기도합니다’를 마사이어로 함께 기도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그러자 약속이라도 한 듯 두 손을 모으고 자신들의 말로 소리 내어 기도했다. 이미 생명의 물은 주민들 곁에 와 있었다.

케냐 카지아도 지역에서 이미 지구촌공생회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었다. 2007년 한국 NGO로는 처음으로 마사이 부족이 모여 사는 카지아도 지역에 지부를 개설, 현재 단일 NGO 단체로는 가장 큰 규모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지구촌공생회의 활동을 주 케냐 대한민국 대사관에서도 높이 평가했다. 최동규 주 케냐 한국대사는 4월28일 월주스님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 케냐에 가장 필요한 사업이 식수와 교육지원 사업”이라며 “지구촌공생회는 현지 상황에 꼭 맞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지구촌공생회 케냐지부장 탄하스님

“처처가 부처님 도량

현지에서 보고

배우는 것 더 많아”

“힘드냐고요? 나를 완전히 내려놓을 수 있는 수행이 따로 없네요.”

지난 2일 지구촌공생회 케냐지부 지부장 탄하스님<사진>은 아프리카에서 비구니 스님으로 NGO 활동하는 것이 버겁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스

님은 오히려 도움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는 곳에서 의료 교육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웃종교인들을 만날 때마다 ‘그동안 너무 안일하게 지낸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스님은 “출가자에게 처처가 도량 아닌 곳이 없다”며 “현지 주민들의 어려운 생활을 돕기 위해 왔는데 지금은 보고 배우는 것이 더 많다”고 말했다.

스님이 지부장으로 첫 발을 내딛은 것은 지난 2014년 7월. 몇 년 전 은사스님과 함께 아프리카를 자유여행으로 왔을 때, 꼭 한 번 이곳에서 NGO로 활동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국경지역에서 마약에 취해 구걸하는 어린아이들을 만난 뒤 ‘이 아이들을 위해 무엇이라도 하고 싶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은사스님의 보이지 않는 반대가 있었지만 줄기찬 설득 끝에 ‘가도 좋다’는 허락를 받았다.

탄하스님은 의성군노인복지관장으로 10년 이상 근무한 사회복지 전문가다. 복지관장으로 일하면서 쌓은 노하우가 지금 활동하는데 보탬이 되고 있다. 탄하스님은 “일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들과의 관계”라며 “복지관을 운영하면서 터득한 것들이 많은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스님에게도 슬럼프가 온 적이 있다. 활동이 4개월로 접어들었을 때쯤이다. 늘 상 보는 풍경에 말이 잘 통하지 않는 주민들을 대할 때마다 ‘지금 여기 와서 뭐하고 있나’ 하면서 마음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품이 순수한 마사이족 사람들과 대자연이 주는 힐링 덕분에 고비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 스님은 “종교도 인종도 모든 게 다른 곳이지만, 보현보살행을 펼칠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10년 정도 NGO 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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