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7일 미국 뉴욕 불광선원 개원 20주년 기념법회에서 주요 내외빈이 새로 조성한 범종을 타종하고 있다.

미국 뉴욕 불광선원이 개원 20주년을 맞아 미주지역 최고의 포교·신행도량으로 사격을 일신시켜 나갈 것을 서원했다. 뉴욕 불광선원(주지 휘광스님, 조계종 미동부특별교구장)은 지난 17 오전11(미국현지시각)큰법당에서 개원 20주년 기념 범종불사 회향 및 수불스님 초청대법회를 봉행했다.

미국 뉴욕과 뉴저지 경계지역인 뉴욕주 업스테이트 태판에 위치한 불광선원은 주지 휘광스님이 지난 1996 417일 건축한 지 230년이 넘는 노후 건물 1동이 자리잡은 6000평 규모의 대지를 처음 살펴본 뒤 본격적인 도량불사에 들어갔다. 불법재건축으로 오해를 받아 공사가 중단되는 아픔을 격기도 했지만 같은해 1013일 당시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설정스님(현 덕숭총림 수덕사 방장)을 초청해 개원대법회를 봉행했다.리모델링 과정을 거쳤지만 너무 협소한 관음전 법당만으로는 각종 법회를 소화할 수 없어 어린이법회, 중고등부법회, 청년부법회 등을 위해 주지 스님 방사마저도 다 내놓았다.

  
 4월17일 개원20주년 기념법회 2부 범종 타종식.

2차례의 1000일 기도와 777기도 등을 통해 도량에서 목탁과 기도소리가 끊이지 않도록 정진했을 뿐만 아니라 법정스님을 비롯해 혜암·청화·혜인스님 등 한국의 선지식을 해마다 봄과 가을 2차례씩 초청해 감로법문을 듣는 특별법회도 한해도 거르지 않고 이어갔다.

이같은 각고의 노력을 통해 20여 명의 신도로 출발한 불광선원은 개원 20년 만에 미국을 대표하는 한국사찰로 자리매김했다. 매주 일요일이면 남녀노소 200명의 불자가 불광선원을 찾는다. 어린이법회는 한국 여느 사찰보다도 많은 30명의 어린이가 참여하고 있다. 5명의 대중 스님이 장년부, 청년부, 중고등부, 어린이부, 현지인 포교 등 각 법회마다 지도법사를 맡아 동참자들의 눈높이와 욕구에 맞는 법회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매주 토요일이면 20~30명의 어린이들이 불광한국문화학교를 통해 한국어와 전통놀이,전래동화, 역사, 미술, 음악, 한자 등을 배우고 있으며 매주 월요일이면 현지인들이 불광선원을 찾아 명상과 요가를 배우고 있다.

  
범종각 현판 제막식.

불광선원은 불광장학회를 통해 유학중인 한국 스님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며 한국불교의 세계화, 현대화를 이끌 인재불사에도 매진하고 있다. 개원 다음 해인 1997 20명의 불자가 매달 50달러씩 희사한 게 모체가 돼 창립한 불광장학회로부터 장학금을 받은 대표적인 스님이 힐링멘토로 유명한 혜민스님과 미국 듀크대 교수 일미스님이며 혜민스님은 휘광스님의 유일한 상좌이기도 하다.

또한 정범스님과 하림스님 등은 불광장학금을 통해 미국에서 수학한 뒤 한국으로 되돌아가 포교에 매진하고 있다. 현재도 문종·능원·선문스님 등이 불광장학금을 받으며 수학중이다. 부처님 정법을 바로 배우기 위해 불광선원불교대학도 운영했다.

아울러 휘광스님은 지난 2011 10월 조계종 첫 해외특별교구인 미동부해외특별교구의 교구장 소임을 맡아 불광선원 발전은 물론 미동부지역의 한국사찰간의 화합과 발전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417일 총2부로 마련된 개원 20주년 기념법회는 1부 개원20주년 기념법회와 2부 범종 타종식으로 진행됐다. 1부 법회에서는 삼귀의 등 불교의식과 함께 미국 애틀랜타 전등사 합창단의 음성공양과 불광사 신도의 자녀인 연주가 Andrew Pae·Albert Pae 형제의 피아노 플루트 협연 등 축하공연으로 막을 올렸다.

이어 인사말, 내빈소개, 축사, 법어, 불광선원·전등사 자매결연 협약, 공로패(이태호 불자) 및 감사패(최기식 학산아트 대표작가) 전달 등으로 진행됐다. 2부 범종 타종식은 불광선원 소년소녀합창단과 성악가 박소림 씨의 축하공연, 사물(四物, 법고·목어·운판·범종) 안내, 범종각 현판식, 기념촬영, 사물 시연, 점심공양 등으로 이어졌다.

  
 불광선원 개원20주년 기념법회에는 500명의 사부대중이 참석했다.

범종과 목어, 운판 등을 갖춘 범종각 불사를 회향함으로써 불광선원은 사물을 모두 갖추게 됐다. 주요 내외빈은 물론 법회 참가자 전원이 돌아가면서 타종하며 법음이 미물에 이르기까지 널리 퍼져 이 세상이 불국정토가 되길 서원했다. 또한 불광선원과 전등사는 자매결연 협약을 통해 청소년 연합캠프, 성지순례, 법문 등 상호협력을 통해 해외포교 역량을 확산시켜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이날 법문한 수불스님은 지난 2002 6월 불광선원을 찾아 첫 법문을 한데 이어 이날까지 총5차례 법문을 했을 뿐만 아니라 불광선원 큰법당을 개원할 수 있도록 2009년 불사금 50만달러를 지원하는 등 불광선원과는 각별한 인연을 맺어왔다.

  
 법어를 내리고 있는 안국선원장 수불스님.

수불스님은 법어에서 불광선원 범종의 울림은 동양의 소리와 서양의 모습, 역으로 동양의 모습과 서양의 소리가 조화를 이룬 인연과 조화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수불스님은 이어 분열과 갈등의 시대라고 하지만 인류의 역사 가운데 가장 많은 70억명의 인구가 함께 살아가는 것은 지금이 가장 향상된, 행복한 시기라는 뜻이기도 하다면서 이 세상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가치를 찾을 수 있게끔 끊임없이 정진하는 불자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기환 뉴욕총영사는 축사에서 종교단체와 총영사는 없었다면 우리 한인사회는 굉장히 어려운 길을 걸을 수밖에 없을 만큼 그동안 막중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불광선원이 그동안 그래왔듯이 먼 이국땅에서 역경을 이겨낼 수 있도록 큰 힘을 불어 넣어주고 갈등과 분열을 치유할 수 있는데 앞장서주기 바란다고 축하했다.

독일 레겐스부르크 불이선원장 현각스님도 축사에서 불광선원과 주지 휘광스님과의 그동안의 인연을 자세히 소개한 뒤 주지 휘광스님이 지난 20년동안 신도들과 함께 한결같이 기도 정진하며 한인은 물론 미국 현지 불자들을 위해 노력했기에 개원 20주년을 맞은 뜻깊을 수밖에 없다면서 인연의 한 목소리인 타종(打鐘)을 통해 아름다운 인연이 전 세계, 더 나아가 다음 세계에 까지 울려퍼지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하버드대 석사과정에 입학한 뉴저지 원적사 세등스님의 법고 시연을 참가자들이 지켜보고 있다.

불광선원 주지 휘광스님은 인사말에서 “230년이 넘는 남루한 건물을 개조해 부처님 도량으로 만든 뒤 기도하며 포교한 지 벌써 20년의 세월이 흘렀다면서 이를 계기로 더욱 더 정진해 미주 제일의 포교신행도량으로 거듭나길 부처님전에 발원한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법회에는 뉴욕 불광선원 주지 휘광스님과 안국선원장 수불스님, 독일 레겐스부르크 불이선원장 현각스님, 미국 미국 애틀랜타 전등사 주지 마야스님, 뉴저지 원적사 주지 성향스님, 김기환 뉴욕총영사 등500여 명의 사부대중이 참석해 불광선원 개원 20주년을 축하했다

 

  
 음성공양을 올리는 애틀란타 전등사합창단.

 

 

  
 4월16일 불광한국문화학교 지도교사와 학생들이 수업에 앞서 명상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