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서 승려들, 軍정부와 ‘몸싸움’ (현대불교 16/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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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여심 작성일2016.03.02 조회1,455회 댓글0건본문
▲ 2월 16일(현지시간) 풋타몬톤 불교 공원 앞에서 승려 수백 명이 군인들과 거친 몸싸움을 벌였다. 사진출처=카오소드 잉글리쉬 |
태국 승왕(僧王) 후보자 랏차망갈라찬 지지자들과 승왕 승인을 지연하는 태국 군정부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태국 언론에 따르면 2월 16일(현지시간) 방콕 서쪽에 있는 나콘 파톰주(州)에 있는 풋타몬톤 불교 공원 앞에서 승려 수백 명이 경비 중이던 군인들과 거친 몸싸움을 벌였다. 이는 태국 경찰청 특별조사국(DSI)이 랏차망갈라찬의 수입 차 보유와 세금 탈루 경위를 한 달 넘게 조사하며, 승왕 승인이 지연된 데서 비롯됐다.
이들은 태국불교보호센터(BPCT)라는 단체 소속으로, 부패와 탈세 스캔들에 휘말린 20대 승왕 후보자 랏차망갈라찬(80)의 지지자들이다. 이날 정부의 승왕 후보 승인 지연에 항의하며 집회에 나선 이들은 군인들을 밀치고 목을 잡아채거나 차량을 에워싸며 위협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 장면은 고스란히 방송 전파를 탔다.
‘BPCT’는 “정부가 승왕 승인을 의도적으로 늦추고 있다”면서 “정부는 종교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고 비난했다.
이날 소동은 쁘라윗 왕수완 태국 부총리가 직접 승려 대표를 면담하고 난 후 마무리됐다. 승려들은 부총리에게 5개 항의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
이 같은 불교인들의 볼썽사나운 모습에 태국 내 소수종교인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불교학자인 술락 시바락사는 “불교를 국교(國敎)로 만드는 것은 태국 내에 있는 이슬람, 기독교 신자들과의 갈등도 깊어지게 만들 것”이라며 “일부 불교집단에서 나오는 목소리가 나라 전체를 대변하는 양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이런 형태의 문제가 계속 생기면 스리랑카와 미얀마가 겪었던 종교 갈등을 우리도 똑같이 겪게 되고, 불교자체에도 이미지가 심각하게 훼손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제인권활동가이자 무슬림 신자인 앙카나 닐라빠짓은 “서로의 종교적 문화를 존중해야 하는 시점에 불교인들의 갈등은 기독교인이나 무슬림 신도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며 “불교인들의 폭력적 행위는 소주 종교인들에게 위협감을 준다. 아무래도 우리가 그들에게 종교의 존재이유와 핵심을 알려줘야 할 것 같다”고 일갈했다.
앞서 정부는 랏차망갈라찬의 부패 스캔들에 따라 승왕 승인 절차를 중단했다. 랏차망갈라찬이 주지로 있던 절에서 벤츠 등 고가의 수입 빈티지 차량이 여러 대 발견됐기 때문이다.
일부 반대파들은 그가 후계와 관련한 전 승왕의 친필 서한을 조작했다는 등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붓다 이사라 스님은 “군부 정권은 랏차망갈라찬을 승왕으로 승인해선 안 된다. 부패를 뿌리 뽑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태국 불교는 썩었으며 길을 잃었다.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