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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마음도 캄보디아에 익어갑니다"(불교신문16/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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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성심행 작성일2016.06.08 조회1,36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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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 왜 이렇게 탔어!” 한국에서 함께 NGO 봉사단 교육을 받고, 3개월 후 캄보디아에 와서 처음 만난 봉사단 동기들이 저를 보고 한 첫 인사였습니다. 저는 멋쩍게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만날 우물 사후관리 다녀봐.”

저는 수도 프놈펜에서 남쪽으로 자동차로 세 시간 거리의 ‘따께오’ 주에 위치한 지구촌공생회 캄보디아 지부 식수지원팀에서 ‘생명의 우물’ 사후관리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지난 3개월 동안 캄보디아에 오기 전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직접적이고 전문적인 우물 사후관리 방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모든 과정이 체계적이고 매뉴얼화 돼 있었습니다.

우물 사후관리는 보통 한 주에 하나의 ‘면’을 관리합니다. 우물을 방문할 때는 2인1조를 이룹니다. 지난주 저는 현지 직원 ‘차’와 함께 했습니다. 사후관리 우물에 도착하면 현지 직원은 우물 체크리스트 항목에 맞춰 해당 우물의 현지 주민 관리자를 인터뷰합니다. 물의 맛, 냄새, 색깔, 이용 가구 수 등을 확인합니다. 그동안 저는 우물 시설의 파손 여부를 확인하고, 사진을 찍고, 우물 깊이와 물 깊이 등을 측정합니다. 물 깊이를 잰 뒤 준비해 온 병에 우물물의 샘플을 채취합니다. 이 과정을 모두 마치면 다음 우물로 이동합니다. 이렇게 해서 지난 주 저희 조는 60기의 우물을 방문 했습니다. 한 주 동안 채취된 샘플들은 매주 금요일 프놈펜에 있는 수질검사 의뢰기관(RDI)에 보내져 수질 검사를 받습니다.

매주 금요일 직원들은 현장에 나가는 대신 사무실에서 문서 작업을 합니다. 지금까지 지구촌공생회가 캄보디아에 건립한 2243기 우물에 대한 관리내역이 병원의 진료차트처럼 정리되어 있습니다. 현장에 나가 기록한 결과들을 개별 우물의 체크리스트에 업데이트 하고, 주민들 인터뷰 및 찍어온 사진을 첨부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한 주 동안 진행한 우물들의 사후관리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한 주의 사후관리 업무가 마무리 됩니다. 빡빡한 일정에 몸과 마음이 지치지만 후원자님들의 소중한 정성과 캄보디아 주민들의 웃음을 생각하면, 힘이 나고 또 새로운 한 주를 즐겁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캄보디아의 뜨거운 햇볕 아래 오늘도 제 피부는 더 까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그을려야 하는 건 따로 있습니다. 활동가로서의 제 업무능력과 마음가짐입니다. 피부는 햇볕이 알아서 태워줍니다. 하지만 업무능력과 마음가짐은 스스로의 고민과 반성으로부터 그을립니다. 봉사단원으로서 제게 남은 9개월 뒤엔 제 업무능력과 마음가짐이 피부색보다 훨씬 많이 그을려 있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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