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불교이야기] <11> 일상화된 불교, 불교화된 일상( 불교신문 18/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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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18.05.21 조회1,445회 댓글0건본문
자녀 출가시키는 게 큰 자부심
따망족은 3자녀 중 1명 꼭 출가
부처님 탄생지인 네팔은 불교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문화가 깊고 풍부하다고 말할 수 있다. 네팔은 부처님의 탄생지로 알려진 룸비니, 탑이 유명한 수웸부사원, 가장 큰 힌두교사원인 바우다 등 여러 문화 유적들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돼 있다. 또한 소성, 대성, 닉마, 깍유, 사꺄, 겔르그 등 다양한 불교종파의 교리와 의례를 가르치는 많은 사찰이 네팔에 있다. 무엇보다 네팔은 전 세계의 불자, 불교학자들이 불교성지순례를 가장 많이 오는 곳이다. 교리와 문화가 활발하게 교류되고 있음을 증명한다.
그렇다면 네팔의 사람들은 어떤 계기를 통해 처음 불교를 만나게 될까.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한국과 달리 네팔인들에게 불교는 어떤 선택을 통해서 오는 것이 아니라 거의 윗세대에서 물려받은 종교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불교를 강제로 믿게 하거나 불교인이 다른 종교로 개종 또는 타 종교인이 불교로 개종하지 못한다는 뜻이 아니다.
대부분의 불자들이 불교를 만나게 되는 인연이 그들의 조상을 통해서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불교를 생활의 일부로, 살아가는 부모의 모습을 통해 불교를 믿게 된다. 네팔의 불자 대다수가 따망, 구룽, 네와르, 라이, 머거르, 터깔리 민족 같은 몽골 계통이다. 그들 인생에 있어서 불교는 하나의 종교가 아니라 인생 자체가 ‘불교’라고 할 수 있다. 이 의미는 종교를 선택하는 여지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불교에 대한 높은 믿음과 헌신을 반영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몽골 계통 중 특히 따망 민족은 자녀가 3명이면 1명을 의무적으로 출가시킨다. 그리고 아이를 출가시킨 것에 대해 굉장한 자부심을 가진다. 불자들의 하루 일과가 기본적으로 개인 숙소 또는 사찰에서 경전 독서와 기도로 시작된다. 또한 스님의 집전하며 생활의 중요한 의식과 행사가 모두 불교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런 네팔 불교의 특징을 바탕으로 네팔의 승려 출가과정 또한 역시 한국과 다른 면이 있다. 위에 언급한 것처럼 부모가 자녀를 출가시키는 데에 아주 큰 자부심을 갖는다. 특히 10살 이하의 어린 나이 때 사찰에 보내는 것이 특징이다. 종파와 상관없이 대부분의 사찰에 들어온 출가자의 교육과정은 국가 정부에서 정한 의무교육과 불교의 기본 교육이 동시에 시작된다. 종파에 따라 기본교육 과정수료 기간이 다를 수도 있지만 보통 10년정도 걸린다. 출가자는 기본교육을 수료한 뒤, 전문교육을 받아 선생이나 교수 같은 승가 지도자, 수행자나 참선중심의 요기(Yogi)가 된다. 한국의 조계종처럼 청정 비구로 살아가기도 하지만 세속으로 돌아와 태고종처럼 가정을 가진 스님으로도 지낼 수 있다.
즉 네팔의 불자들은 불교를 인생에 있어서 단순히 하나 종교로 선택하는 것보다도 조상 등 윗세대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아주 인생에 밀집하고 연관됐다. 그러나 한 가지 더 첨언을 하자면 일상화된 불교이지만 앞으로 네팔의 불교는 양적 기준 보다도 질적 기준을 가져야 된 것 같다. 왜냐하면 정부가 정해준 종교구별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불자이면서도 본인의 종교가 불교인지를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 네팔 자재스님은 네팔 비르간저(BIrgunj)지역에서 태어났으며 본명은 크리슈나 쿠마르 싱이다. 네팔 경찰학교 ‘라우타하트’학교에서 영어교사를 하다 한국으로 건너와 출가한 이력을 갖고 있다. 지난 2017년 외국인으로 최초로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했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인류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