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화 4호] 아비라기도 회향기- 번뇌와 망상을 잊기 위해 목청껏 진언을 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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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정철 작성일2011.07.08 조회2,393회 댓글0건본문
불교와 연을 맺은 지 몇년이 되었지만 아비라기도는 작년 이맘때 처음 들어본 기도였다.
자기기도와 참회는 자기 스스로 해야 함을 가르쳤던 성철 큰 스님의 가르침에 따라 지금도 백련암 등의 절에서 일 년에 4번 아비라기도를 봉행하고 있다고 한다.
주지스님께서 아비라기도에 따른 육신의 고통을 함께 일러 주셨는데 난 조금 충격적이었다. 그러나 아비라기도 만큼은 여러 도반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기운이 아니면 끝까지 할 수 없는 걸 알기에 망설일 수가 없었다.
입재 날, 동참한 모든 보살님들은 모두 비장한 각오로 자리를 잡고 서로를 격려하며 기도가 시작되었다. 108배 후 장궤합장을 한 채 "옴 아비라 훔 캄 스바하" 비로자나 법신진언을 하는 동안, 떠나지 않는 망상과 번뇌를 잊기 위해 목청 높여 외워도 보지만, 30분이라는 시간이 상황에 따라 이렇게 길게도 느껴지는구나 싶었다.
스님의 죽비소리에 맞춰 멈춰진 진언 대신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신음소리로 도반들의 고통 뿐 아니라 내 무릎의 고통도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곧 이은 능엄신주는 입에 익지 않아 눈으로 따라 가기도 바빴던 작년과는 달리 1년 사이 꽤 익숙한 발음으로 아 이제 한 품의 힘든 고비가 끝났구나 싶은 맘에 우렁차게 스님의 목탁소리에 맞춰 독송하게 되었고, 회향게에 이은 발원문에서는 내용 구절구절이 나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하고 참회함으로 뭔지 모를 격한 감정에 사로 잡혀 환희의 눈물이 흐르기도 했다.
이렇게 24품을 하는 동안 점점 잡념이 줄어들면서 내가 외우는 진언을 내가 듣게 되었고, 고통도 점점 편안해지는 걸 느끼면서 좀 더 부처님 곁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구나 하는 착각이 감히 들기도 했다.
언제부터인가 부처님의 가피를 항상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나는 늘 끊임없는 감사기도로 정진하려고 노력한다.
보약과 같은 한번의 시련 후 항상 만족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려고 하는 나에게 이번 아비라기도는 또 다른 재충전의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알게 모르게 지었던 모든 악업이 조금이나마 소멸되기를 바라며 이번 기도에 동참하신 모든 보살님들 기도성취 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정성스런 음식으로 점심공양과 간식을 챙겨주시며 또 다른 수행모습을 보여주신 명성행보살님, 감로행보살님께 너무너무 감사드리며, 마지막으로 한명한명의 보살님들을 챙기시면서 끝까지 기도를 잘 이끌어주신 진수스님 항상 고맙습니다.
글-중국 불광선원 신도 선혜지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