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종교와 민족 갈등 ‘분기점’에 서다(현대불교 15/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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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여심 작성일2015.10.26 조회1,533회 댓글0건본문
불교급진그룹 ‘마바타’ 요청 불구
수치여사 로힝야족 방문 ‘단초’
“NLD, 미얀마 갈등 해결 못 해”
투표 선동행위에 국제적 관심
▲ 미얀마 불교급진그룹 ‘마바타’ 소속 스님들이 지난 5월 가두행진을 벌였다. 국제 사회가 미얀마 정부의 무국적 로힝야족 탄압을 비판하자, 이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다. |
미얀마 불교급진그룹 ‘마바타’ 소속 스님들이 지난 5월 가두행진을 벌였다. 국제 사회가 미얀마 정부의 무국적 로힝야족 탄압을 비판하자, 이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다.
오는 11월 8일 실시되는 미얀마 총선에 ‘민주화’를 기대하는 세계인의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미얀마 불교계를 이끌고 있는 불교급진그룹 ‘마바타’가 선거에 적극 개입하고 나서 우려를 낳고 있다.
‘Nikkei Asian Review’는 10월 18일 “미얀마의 불교급진그룹인 ‘마바타(Ma Ba Tha)’가 아웅 산 수치(Aung San Suu Kyi)가 이끄는 최대 야당 민족민주동맹(이하 NLD)을 비난하고 있다”면서 “무슬림 탄압에 앞장서고 있는 집권 야당 통합단결발전당(이하 USDP)을 지지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어 ‘Nikkei Asian Review’는 벨기에 브뤼셀(Brussels)에 본부를 두고 있는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nternational Crisis Group)’의 보고서를 인용하고 “미얀마의 종교간 긴장이 선거를 앞둔 정세 속에서 재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마바타의 ‘반(反) 수치 정서’는 지난 16일 라킨(Rakhine)을 방문한 수치 여사가 “미얀마 무슬림의 권익을 세우겠다”고 말한 데서 비롯됐다. 당시 마바타는 라킨 방문을 철회할 것을 수지 여사에게 요구했다.
‘Nikkei Asian Review’에 따르면, 라킨의 무슬림들은 미얀마 종교·민족 갈등의 현장인 라킨을 방문한 수치 여사를 환영했다. 이와 함께 라킨 무슬림들은 ‘어머니 수치’를 외치며 미얀마 소수민족인 무슬림(로힝야)에 대한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해주길 청원했다.
수치 여사의 라킨 방문을 지켜본 바담따 위말라(Bhaddamta Vimala) 마바타 사무총장 스님은 “수치 여사가 이끄는 NLD의 부족한 경륜으로는 종교·민족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미얀마를 이끌 수 없다”며 “불교계는 오는 11월 8일 실시되는 총선을 대비해 유권자인 신도 교육에 나서야 한다”고 말해 사실상 USDP 지원에 나섰다.
이에 대해 USDP는 ‘미얀마 현행법에서 스님은 투표를 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마바타와 동맹을 단호하게 부인했다. 집권 야당인 USDP는 과거 군사정권 출신의 군 장성들이 모여 있는 집권 야당이다.
유 타이 우(U Htay oo) USDP 대표는 “마바타가 USDP의 선거 후보자를 찍으라고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았다”며 “단지 미얀마 민족을 보호할 수 있는 정당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상황은 다르다. ‘불교계 빈 라덴’으로 지목된 마바타의 위라투(Wirathu) 스님을 필두로 마바타의 스님들은 대중 법회에서 “불교도는 떼인 세인(Thein Sein, 現 미얀마 대통령)을 선택해야 한다”며 “그와 USDP는 미얀마의 평화를 지키고 발전을 이끌 수 있다”고 말하며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
이에 대해 NLD는 “마바타가 NLD의 명예를 훼손하고 유권자를 선동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내용의 항의서를 통합선거관리위원회(Union Election Commission)에 전달했다. 미얀마 선거법은 종교·인종 등을 이유로 투표를 선동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번 총선은 미얀마 현안인 종교·민족 갈등의 갈림길이기도 하다”고 전제한 ‘Nikkei Asian Review’는 “이는 집권 야당과 불교계 선거전에 대한 NLD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이자, 미얀마 국민들이 공정한 선거를 바라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언급했다.
한편 AP통신은 “11월8일 총선을 앞두고 있는 미얀마에서 종교의 정치화 및 증오 연설이 폭력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미 국무부의 경고를 전했다. 대니얼 러셀 국무부 차관보는 “이번 선거가 미얀마의 독재 체제 극복을 위해 중대한 이정표가 될 것”이지만 “미국은 선거 과정 여러 단계에서 노정되는 약점을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라킨에서는 지난 2012년 불교도 주민과 소수 로힝야 무슬림 간 무력 충돌이 발생해 2백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라킨에서 발생한 14만 명의 난민 중 대다수는 이슬람 로힝야족이다. 인권운동가로 노벨상을 수상한 수치 여사는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불교계를 자극하지 않겠다’는 정치적 판단으로 라킨의 무슬림에 대한 미얀마 정부와 불교계의 인권 유린에 대해 미온적 태도를 보여 국제 비난 여론에 시달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