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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미타, 미얀마에서 나눔결사 실천하다(불교신문 12/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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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12.01.19 조회1,95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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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미타청소년협회 회원들의 구호와 나눔의 손길이 먼 나라 미얀마에서 지난 12월21일부터 28일까지 9일간 일정으로 펼쳐졌다. 사진은 아유디가 고아원에서 컵등만들기를 하고 있는 원생들.
한국전쟁이 끝나고 폐허가 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버마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버마’ 정도만 살아도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발전이 정체된 미얀마는 현재, 우리가 지원해야 할 동남아시아의 불교국가 중 하나가 됐다.

파라미타청소년협회(총재 지원스님, 조계종 포교원장)가 지난 12월21일부터 28일까지 미얀마를 찾았다. 양곤의 외곽에 위치한 마을을 찾아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서였다. 봉사단은 ‘의료보건환경개선단’(단장 상인스님)과 ‘국제교류협력단’(단장 덕조스님) 두팀으로 구성됐다. 그 현장을 함께 했다.

지난 12월22일, 양곤시내를 차로 30분 정도 벗어나자 도심의 풍경은 사라지고 판자를 덧댄 집들이 줄을 잇는다. 동국대학교일산병원 의료진과 파라미타청소년협회 회원 30여명으로 구성된 봉사단이 도착한 곳은 아웅빠리히따 초등학교. 사찰에서 건립한 이 학교는 미래의 미얀마를 이끌 아이들을 교육시키는 곳이다.

법당에 임시 진료소를 차리기도 전에 많은 사람들이 도착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디가 아프세요?” 성낙진 가정의학과 교수의 질문에 “허리도 아프고, 무릎도 쑤시고, 머리가 가끔 어지럽고…” “그럼 안 아프 곳은 어디세요?” 성 교수의 질문에 통역도 따라 웃는다.

법당에 임시진료소 마련

아이들과 놀아주며 웃음꽃

학용품 보시금 영양제 전달

“기회 되면 다시 만나” 약속

차분히 진행되던 진료소에 4살 된 아웅첸조가 진료를 위해 도착하자 잠시 소란이 일어났다. 아웅첸조는 1주일 전 나무가 눈에 박히는 사고를 당했다. 하지만 돈이 없어 병원을 데려갈 수 없었다. 마침 한국의료진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아웅첸조의 어머니는 3시간이나 되는 길을 걸어서 진료소를 찾았다.

긴급히 수술이 해 작은 나무 조각을 끄집어 냈다. 소독을 마치고 돌아서는 아웅첸조의 어머니에게 통역 봉사자 한 명이 다가갔다. 안타까운 모성애를 본 현지인 봉사자들이 조금씩 돈을 모은 것. “이 돈으로 버스타고 가시고, 며칠 있다가 병원에 가서 수술한 곳을 소독하세요.”

같은 시간 아웅빠리히타 초등학교에서는 반별로 문화체험 행사가 진행됐다. 미얀마는 초등학교가 4년제로 운영되고 있다. 네곳의 교실에 나눠 봉사활동을 이끈 파라미타 회원들은 바람개비를 만들고, 구충제를 먹이고, 같이 운동장을 뛰어놀면서 시간을 보냈다.

봉사 3일째인 24일. 이날 봉사자들은 아유디가 고아원을 찾았다. 한때는 1000여 명의 아이들이 머물던 곳인데, 지금은 사찰의 재원부족으로 인해 180명의 아이들이 머물고 있단다. 이곳 주지 스님은 재정이 생기는대로 건물을 짓고 있다. 할수 없이 떠나보낸 아이들을 다시 데리고 오기 위해 건물을 짓는 것이다.

   
지난 12월23일 아웅빠리히타 초등학교서 동국대 의료진이 무료진료를 실시했다.
교실은 큰 건물 하나를 쓰고 있는데, 동서남북에 칠판을 내걸고 학년별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시설을 둘러본 단장 상인스님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는 스님과 봉사자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기회가 되는대로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진료도 진행됐다. 성낙진 교수는 “집단 생활을 하다보니 피부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이 상당히 많았다”며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데 주변에 마땅한 의료시설도 없어 안타까운 현실이다”고 말했다.

고아원을 운영하고 있는 우에리아완다 주지 스님은 “가난하지만, 이들을 부족함없이 사랑을 전해주며 키우고 싶다”며 “진심으로 이들을 돌봐준데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상인스님은 고아원 운영에 보태달라며 보시금을 전달하고 연필깎기 등 학용품과 영양제 등을 전했다.

의료봉사는 25일까지 이어졌다. 사전에 사찰측에서 진료인원을 제한했지만, 진료소를 찾는 사람들을 그냥 보낼수는 없었다. 진료는 한방과 양방으로 나눠 하루 평균 300명에게 실시됐다. 이어 26일에 파라미타회원들이 찾은 곳은 수상도시로 유명한 혜호. 작은 보트로 1시간을 달려 수상마을에 도착한 봉사단원들은 각종 물품을 마을에 전달하며 국제교류를 이어갔다.

“자원봉사를 하면서 한국인이라는 것에 새삼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다. 기회가 되면 아프리카 등 보다 어려운 지역에 찾아가 봉사를 하고 싶다”는 정원준 군, “어렵게 사는 미얀마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해줘야겠다는 마음으로 참가했는데, 행복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꼭 물질적 풍요가 중요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우정은 양. “나를 잊지 말아주세요라고 말하던 아이가 눈에 선하게 떠오른다”는 장세련 양. 8일간의 자원봉사를 마치고 회향하면서 참가자들 모두 “기회가 되면 다시 오자”고 약속했다.

   
아이들과 함께 노래와 율동을 하는 파라미타 청소년협회 회원들.

“의료진은 약왕보살님”

■ 상인스님 의료보건환경개선단장

   
 
의료보건환경개선단장을 맡아 자원봉사를 지도한 상인스님은 “아무런 사고없이 행사를 마칠수 있어 참가자들에게 감사한다”며 특히 매일 수백명의 환자를 진료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은 동국대 의료진에 고마움을 전했다.

“아이들과 잘 어울려 노는 회원들의 모습이 마치 관세음보살같이 느껴졌다. 의료진은 약왕보살님들이다”고 표현한 상인스님은 “짧은 기간이지만 이번 활동을 통해 미얀마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다소 가뭄을 해결하는 단비가 되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의 우수한 의료서비스와 놀이체험 활동은 그들에게 평생 기억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봉사를 하는 이유는 물질과 문화를 나누고자 하는 것이지만, 오히려 우리가 그들로부터 정신적인 보시를 받는 것 같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는대로 보다 많은 청소년들이 해외자원봉사에 참여하길 기원합니다.”

상인스님은 “참가자들이 미얀마에서 배운 교훈을 잊지말고 평생동안 나누는 삶을 살기를 바란다”고 인사를 전했다.
 

“화합과 보시정신 배웠다”

■ 덕조스님 국제교류협력단장

   
 
미얀마 어린들의 출가 의식인 신쀼 행사를 주관한 국제교류협력단장 덕조스님은 “자랑스런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미얀마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출가를 통해 인과의 법칙을 배운 까닭에 미얀마인들이 범죄율도 극히 적고, 불교국가의 모습을 잃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덕조스님은 화합정신을 강조했다. “화합은 나를 중심에 놓고 생각하는 자세를 버리고,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하고, 나누는 마음을 갖는데서 시작합니다. 회원들이 화합과 보시의 정신을 잘 배우기를 바랍니다.”

2006년 파라미타가 처음 국제교류를 시작할때부터 관심을 갖고 지원, 참가했다는 덕조스님은 “일면식도 없는 먼 나라의 외국인들이지만, 모든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불성은 모두 같다”며 “의료지원, 문화체험 등에 참가한 미얀마인들이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것을 보면서 구게교류활동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됐다”며 “앞으로 보다 많은 학생들이 국제교류에 참가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분별심 버리는 계기”

■ 의료단 성낙진 교수

   
 
하루 300여 명이 넘는 환자를 진료하느냐 저녁이면 육체적으로 피곤했지만, 보람이 더 컸다는 성낙진 교수는 “의약품이 제한돼 있어 보다 다양한 진료와 처방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아픈 곳을 한번 만져주고 웃어 주는 것 자체가 가장 큰 진료”라는 성 교수는 “이번에 진료 결과를 토대로 이 지역에 필요한 의료지원 항목을 정리해 향후 이곳을 찾는 의료진에게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봉사를 하면서 나를 점검하는 시간이 됐습니다. 분별심을 버리고 환자들을 바라보는 시간이었습니다.”


■ 미얀마 오래된 전통축제 ‘신쀼’

“삭발하고 승복입고 탁발하고…”

미얀마에서는 6세에서 12세 사이의 남아는 출가를 해야 한다. 법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오랜 전통이다. 짧게는 1주일에서 길게는 몇 달간 출가를 하는데, 성인이 돼 결혼을 하려면 “어느 사찰에서, 어느 스님께 수행을 했느냐”가 중요한 항목이 된다. 출가체험을 하지 않으면 정서적으로 발달이 덜 됐다고 치부된다.

하지만 출가를 위해서는 약간의 돈이 필요하다. 출가의식은 마을의 축제이기 때문에 부모들이 돈을 모아 축제비용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25일 미얀마 양곤 외곽에 위치한 딴따마뷰하 마을에서 출가의식인 신쀼 행사가 열렸다. 돈이 없어 출가를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파라미타청소년협회가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축제를 연 것. 100명의 아이들이 이를 통해 출가를 할 수 있게 됐다.

신쀼행사는 싯달타 태자의 출가 모습을 재현하는 마을축제로 시작됐다. 화려한 복장을 한 아이들이 마을을 돌면서 출가를 알린 후, 삭발을 하고 승복을 입는다. 그리고 탁발을 하는 것으로 출가체험을 시작하게 된다.

   
미얀마 딴따마뷰하 마을서 열린 출가행사. 동네 행진을 마친 어린이들은 삭발염의를 하고 1주일에서 한달간 사찰에서 머물게 된다. 미얀마 어린이들은 대부분 12세 이전에 사찰로 출가해 불법을 배운다.
100명 아이들의 출가에 맞춰 마을주민들은 전날부터 음식을 장만하고, 시가행진에 필요한 물품을 장만하고, 오색의 불교기를 제작해 마을 곳곳에 달았다. 신사니가(14세) 군은 “아직 출가를 못해 고민이었는데, 한국 불교계 덕분에 이번에 출가에 동참하게 됐다.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또 11살된 둘째 아이가 이번 행사에 참가하게 됐다는 산사미(45세) 씨는 “이런 행사를 갖게 해준 한국 파라미타에 너무 고맙다”며 눈물을 흘렸다.

시가 행진을 마치고 법당에 모여 삭발을 마친 아이들은 신도회의 도움으로 승복을 입고 저마다의 자리에 앉았다. 사찰 주지스님으로부터 계율을 받고, 경전을 따라 암송하며 짧은 출가생활을 시작했다.

행사를 지원한 파라미타 국제교류협력단 단장 덕조스님은 “출가기간동안 불교를 알고, 전통을 잇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행사를 도와준 마을 사람들과 사찰 신도회, 그리고 행사에 동참해 준 파라미타청소년협회 회원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행사 도중 누군가가 ‘김밥’과 ‘떡볶이’를 돌렸다. 한국인들에게 감사의 뜻으로 주민들이 준비한 선물이란다. 쌀을 직접 찢어서 손으로 빚은 떡볶이에서, 국경을 뛰어넘는 진한 감동이 전해왔다.


■ 미얀마인의 수행과 삶

위빠사나 수행체험 전세계인 몰려온다

미얀마는 국민의 89%가 불교를 믿는 불교국가다. 인도차이나 반도 국가 가운데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고 있으며, 곳곳에 불교유적지가 산재해 있다. 대표적인 문화유적이 양곤의 쉐다곤 황금대탑을 비롯해 수많은 탑이다. 미얀마 왕조들의 끊임없는 증수를 통해 99.2m에 달하는 거대한 대탑이 양곤의 중심에 모셔졌다.

양곤의 사람들은 틈이 나는대로 이 대탑을 찾아 신행활동을 한다. 대탑 주변 곳곳에 앉아 경전을 암송하고, 기도를 하면서 신행활동을 하는데, 1년 24시간 내내 사람들이 대탑을 가득 메우고 있다.

62년 전통 마하시수련원

전 세계 300개 분원 운영 ‘활기’

50달러 내면 원하는 기간 수행

미얀마 불교를 특징짓는 수행법은 위빠사나 수행. 대표적인 수행처가 양곤 시내에 위치한 마하시 수련원이다. 62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이 수련원에는 세계에서 온 사람들이 머물면서 수행을 하는데, 처음 50달러의 비용을 내면 방을 배정받고, 원하는 기간동안 머물면서 수행할 수 있다.

마하시 수련원은 현재 전 세계에 300개의 분원을 갖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도 10여개의 분원이 마련돼 위빠사나 수행을 지도하고 있다.

   
마하시선원에서의 수행 체험.
바간과 만달레이 지역도 불교유적을 다수 간직한 곳. 이번에 파라미타청소년협회가 찾은 곳은 소위 ‘한국의 봉정암’이라고 비교되는 자띨레이 대탑이다. 산길을 트럭으로 한시간 여 달려, 가파른 산길을 1시간 정도 오르면 나타나는데, 황금을 붙힌 큰 바위에 작은 탑이 세워져 있다. 먼 지역에 사는 미얀마인들은 이곳을 찾기 위해 몇일간의 식량을 들고 찾아와 밤새 기도를 올린다.

지난 27일에도 수천명의 신도들이 가족단위로 자띨레이 대탑을 찾아 길에서 노숙하며,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미얀마인들에게 불교는 곧 생활이고, 신행이며 수행이다. 곳곳에 산재한 탑마다 신도들의 기도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불교의 가르침을 통해 바른 삶을 추구해 가는 사람들. 미얀마의 불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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