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화 9호]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중앙아시아의 불교이야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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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우민호 작성일2012.07.04 조회1,862회 댓글0건본문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에는 33만여 명의 고려인이 살고 있다. 그들 뿌리의 일부는 갑오경장 이전의 삼남지방에 닿아 있다. 삼정이 문란하여 호구지책이 막막하자 삼남의 곤고한 백성은 야반도주하여 조정의 힘이 덜 미치는 함경도 평안도로 도망쳤다. 이들의 수가 너무 많아지자 조정은 정책적으로 보민정책을 실시하고 호패제도를 강화하여 호패가 없이 도망친 이들은 결국 연해주와 북간도로 이주했다. 이것이 중국 조선족과 소련의 고려인들의 이주사이다.
초기 중앙아시아에서 고려인을 대상으로 한 기독교 선교는 한국의 기독교가 아닌 미국의 기독교였다. 고려인들도 안목이 커지면서 이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했다. 부평초같이 살아왔던 고려인들이니만큼 자기 뿌리에 대한 열정이 강할 수밖에 없다. 특히 카자흐스탄의 고려인들은 국가정책의 일관성으로 생활이 안정돼 가자 더욱 그러한 열망을 갖게 되었다.
1991년 시작부터 불교는 고려인들에게 교리보다는 우선 고려인들의 뿌리를 튼튼히 하는 것이 중요함을 인식했다. 그래서 자기의 본을 알아가기, 그 본이 위치한 고장은 어떤 곳인지, 그래서 매년 여주 신륵사와 설악산 신흥사, 낙산사, 해인사의 용탑선원 위주로 고려인들의 모국방문을 실행하고 있다. 산사에서 며칠을 지낸 후 출국하는 날에는 누구나 눈물을 그렁그렁하며 진실한 감사의 말을 하고, 자국으로 돌아가서는 뿌리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살아간다. 명정을 써 주고 제사에 찾아가서 향과 초를 나누어 주고 돌잔치와 환갑에 찾아가서 그 의미를 전달하는 때가 불법을 전하는 때보다 더 많다.
그리고 한국과 중앙아시아의 과거와 현재의 역사가 반목과 약탈이 아닌 조화로운 성장임을 강조하였다. 우위에 선 지배가 아니라 함께 손잡고 갈 혈연적 동지임을 강조한 것이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현재 카자흐스탄 정부와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고려인을 불교로 분류한다. 우즈베키스탄은 외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소승이 불교 대표가 되어 포교 및 기타 종교 활동을 할 수 있다. 카자흐스탄에서도 곧 합법적인 종교법인자격을 얻으리라고 본다.
지금까지 22여 년의 세월을 보내면서 처음 약 15년 정도는 왜 나만 이렇게 고생할까! 외압에 노출되어도 그 누구하나 손잡아 주는 이 없어 두려움에 떨고, 굶주려도 미소 지어야 하는 상황이 한심하고, 나이든 속가 부모님께서 물려주신 집을 팔아 생활하면서도 또 그런 아들에게 은근히 도움을 주시는 늙고 병드신 부모님께 미안하여 부처님께 많은 투정을 하기도 했다. 2004년 말에 찾아주신 부처님의 은근한 부촉을 듣고서도 억울함으로 눈 뜬 장님노릇을 하다가 2005년에서야 비로소 눈이 열려있었음을 알았다. 이제야 승복이 아주 무거운 옷임을 알고 간신히 팔을 끼운다. 글-주지 조주스님 우즈베키스탄 자은사 +991-71-256-2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