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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포럼 성지순례 ‘육조혜능대사의 발자취를 따라서’...불교신문 13/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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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13.02.26 조회1,95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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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화선사 조계 현판 앞에선 순례단.

육조 혜능스님(638~713)이 입적한지 1300년인 올해,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과 불교지도자 네트워크 불교포럼(상임대표 김동건 법무법인 바른 대표변호사)이 혜능스님의 발자취를 찾아 중국 광둥성 일대를 순례했다.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불교포럼 회원들은 광저우, 샤오관 지역 혜능스님 행화도량을 참배하고 변화된 중국불교 모습을 눈으로 확인했다.

 

혜능스님 입적 1300년을 맞는 해

총무원장 스님 및 불교지도자 방문

남화선사 광효사 국은사 대감사 등

광둥성 일대 육조 행화도량 참배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광효사 방장 밍셩스님에게 반야심경 경판을 선물했다.

 

순례단이 중국불교의 발전을 실감한 곳은 샤오관시의 남화선사다. 이곳은 혜능스님의 진신상이 봉안돼 있어 많은 불자들이 참배하러 오는 도량이다. 남화선사가 한국불교와 인연이 각별한 것은 조계종의 법맥이 이곳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남화선사는 대한불교조계종이란 이름의 유래가 되는 도량으로 종단과 남다른 인연을 갖고 있다. 사찰 앞에 흐르는 작은내의 이름이 조계(曹溪)이고, 사찰이 위치한 산의 이름도 예전엔 조계산(현 보남화선사는 대한불교조계종이란 이름의 유래가 되는 도량으로 한국불교와도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사찰 앞에 흐르는 작은내의 이름이 조계(曹溪)이고, 사찰이 위치한 산의 이름도 예전엔 조계산(현 보림산)이었다고 한다. 사찰로 들어서는 입구에 붙은 남화선사 편액 위에 조계라는 두 글자가 적혀있고, 혜능스님이 주장자로 찍어 우물을 만들었다는 탁석천 주변에는 대리석에 육조단경을 새기고, ‘조계성지’라고 이름 붙였다.

   
남화선사 조전을 찾은 총무원장 스님과 불교포럼 회원들이 반야심경을 봉송하고 있다.

조계종이란 이름의 연원을 가진 곳이기에 일행들의 감흥은 남달랐다. 생각보다 작은 조계천을 눈으로 확인하고, 조계 현판을 보며 종단의 역사를 되새겼다. 총무원장 스님은 “혜능스님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마침내 조계종의 근간이 되는 곳에 이르게 돼 뜻깊다”며 “스님이 입적하신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도량에는 스님의 법력이 남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남화선사에는 육조스님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먼저 조당에는 스님의 진신상이 봉안돼 있다. 세월의 흔적을 말해주는 듯한 주름과 함께 입가의 엷은 미소가 입적 직전 스님의 평온한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장경각에는 진귀한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2층은 평소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는 곳이지만, 순례단에게는 특별히 기회가 주어졌다. 이곳에 혜능스님의 유품도 남아 있다. 스님이 신었다고 하는 버선과 함께 행자시절 방아를 찧을 때 둘렀던 추요석, 측천무후가 스님에게 하사했던 금사염주가 전해진다.

남화선사에는 약 300명의 스님들이 머물고 있다. 이곳에는 광둥성 지역을 대표하는 광동조계불학원이 설립돼 있다. 2000년 5월 개원한 이래 100여 명이 불학원에서 수학하고 있다. 선원에서는 아직도 많은 스님들이 간화선 수행을 하고 있으며, 재가자 선방도 따로 있어 불자들의 신행활동도 활발하다. 도량 곳곳에는 불사가 한창이라 사세는 점점 확장되고 있었다.

조계종 총무원장으로는 처음으로 남화선사를 찾은 자승스님을 환영한 방장 촨정스님은 “남화선사는 육조혜능스님이 30년간 법을 설한 곳으로 조계종의 명칭이 여기서 비롯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또 스님은 “2014년은 혜능스님이 입적한지 13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로 혜능스님의 유지를 기리는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꼭 참석해줄 것을 부탁했다.

   
광효사 보리수 나무 아래 선 순례단 너머로 예발탑이 보인다.

재가불자들의 신행활동도 활발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순례단이 혜능스님이 <육조단경>을 설했던 대감사를 찾은 날은 마침 성도절이었다. 커다란 향과 꽃을 부처님께 공양하기 위해 온 불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한국의 불자들이 성도절에는 철야정진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국불자들도 성도절을 기념해 철야정진을 한다고 한다.

시장 한가운데 위치한 대감사는 우리나라로 치면 도심포교당처럼 세워져 있다. 상점 사이에 들어선 사찰은 그 옛날 혜능스님이 <육조단경>을 설해 1만여명이 운집했다는 기록을 떠올리기에 너무 협소하다. 대감사는 <육조단경>의 성지임에도 불구하고 문화혁명을 거치면서 320년 수령의 보리수 두 그루만 남았다고 한다. 현재 사찰은 이후 재건됐다. 1992년부터 이곳에 주석한 파즈스님이 꾸준히 불사를 진행해왔다. 도시개발로 인해 혜능스님 당시의 사격을 찾긴 어렵지만 도심 불자의 수행도량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 시내에 위치해 있어 법회에 참여하는 불자들이 많다고 대감사 방장 파즈스님은 소개했다.

<육조단경>은 부처님께서 설한 가르침이 아님에도 경전이란 이름이 붙은 유일한 조사어록이다. 일반적으로 부처님이 직접 설한 가르침을 경(經)이라 하고 제자들이 부처님 가르침을 해설한 것을 논(論)이라 하며 경론에 주석을 단 것을 소(疏)라고 한다. 혜능스님이 설했음에도 경자가 붙은 육조단경은 그 가르침이 그만큼 깊고 심오함을 알 수 있다. 특히 동북아시아 불교에서 <육조단경>은 <법보단경>이라 불릴만큼 소중한 가르침으로 추앙받고 있다.

혜능스님이 <육조단경>을 설한 역사적인 성지에 선 순례단의 표정은 상기됐다. 총무원장 스님은 “육조스님이 1만 대중에게 법을 설한 모습을 떠올리니 감회가 남다르다”며 육조스님의 사상이 세계에 널리 알려지길 발원했다. 김동건 상임대표도 “책으로 <육조단경>을 공부하다가 혜능스님이 법을 설한 사찰에 직접 찾아오니 영광스럽기 짝이 없다”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순례단이 처음으로 찾아간 광효사 역시 평일임에도 많은 불자들이 사찰에 있었다. 광저우 시내에 위치한 광효사에는 갈색의 법복을 입은 불자들이 일렬로 늘어서 순례단을 환영했다.

광효사는 혜능스님의 삭발수계도량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오조 홍인스님으로부터 의발을 물려받은 뒤 남쪽으로 내려온 혜능스님은 16년간 몸을 감췄다. 오랜 은둔을 끝내고 세상으로 나온 스님이 찾아간 곳이 바로 광효사다. 이곳에서 은사로부터 받은 발우와 가사를 내보이며 자신의 신분을 밝힌 스님은 삭발하고 수계한 뒤 법을 전한다.

그 유명한 ‘풍번문답(風幡問答)’ 일화도 여기서 오고간 이야기다. 흔들리는 깃발을 보며 바람이 움직이는 것인지, 깃발이 움직이는 것인지 논쟁이 벌어졌을 때, 혜능스님은 “움직이는 것은 깃발도 바람도 아닌, 그대들의 마음”이라고 설했다.

광효사에는 스님의 머리카락을 봉안한 예발탑이 조성돼 있으며, 육조전에는 혜능스님의 상이 봉안돼 있다. 남화선사에 조성된 진신상을 따른 것이다.

조계종 총무원장이자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인 자승스님의 방중소식을 듣고, 광저우 공항까지 마중나온 중국불교협회 부회장이자 광효사 방장 밍셩스님은 총무원장 스님과 불교포럼 회원들의 방문을 환영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환대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한중불교가 불교문화교류를 활성화하는데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혜능스님의 고향이자, 열반지인 신싱현 국은사에서는 100여 명의 불자들이 줄을 지어 서 합장하며 순례단을 맞았다. 방장 루찬스님의 안내를 받으며 육조전과 사리보전에서 예경하고, 육조 스님의 부모님의 묘역을 참배한 뒤, 당나라 때 봉안한 사리함이 출토된 탑지를 둘러봤다.

4박5일간 광둥성 불교를 돌아본 순례단은 중국불교 변화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찾아간 사찰마다 불사가 한창이었고,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기도하는 불자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사찰이나 국가적 차원에서 혜능스님을 조명하는 작업도 진행되고 있었다. 국은사가 위치한 신흥 혜능스님 관광타운 조성이 한창이었고, 남화선사와 국은사는 스님의 입적 1300주기를 맞아 추모행사도 준비하고 있었다.

총무원장 스님은 “한국과 중국불교가 교류를 시작한 이래 중국불교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고 감탄하며 “중국불교의 모습을 반면교사로 삼아 종단의 쇄신계획도 박차를 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불교포럼 공동대표인 김희옥 동국대 총장 역시 “중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지만 올 때마다 달라지는 중국불교에 놀란다”며 “혜능스님의 선사상을 이어 많은 스님들이 수행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김동건 대표는 “불교발전을 위해 불교포럼 역할이 막중함을 실감했다”며 “불교포럼을 구성하고 함께 순례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총무원장 스님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 혜능스님은…

   
남화선사에 봉안된 육조혜능스님 진신상.

육조 혜능스님은 남종선의 시조이다. 홀어머니를 봉양하며 땔나무를 팔며 살다가 어느 날 시장에서 <금강경>을 독송하는 소리를 듣고 발심출가했다. 호북성 황매현에 오조 홍인스님을 찾아가 방앗간에서 8개월간 쌀을 찧으며 행자생활을 했다. 그러던 어느날 홍인스님은 법을 전하겠다며 제자들에게 게송을 한 수 지어오라 일렀다. 오조의 화상에서 수제자로 칭송받던 신수스님과 행자인 혜능스님이 남긴 게송을 보고 홍인스님은 삼경에 남몰래 혜능스님에게 가사와 발우를 전한다. 이때 혜능스님이 남긴 게송은 다음과 같다. 보리는 본래 나무가 없고(菩提本無樹) 밝은 거울 또한 받침대가 없네(明鏡亦無臺) 부처의 성품은 항상 깨끗하거니(佛性常淸淨) 어느 곳에 티끌과 먼지 있으리요(何處有塵埃) 스님의 게송에는 돈오의 사상이 담겨 있다.

법을 전해 받고 남쪽으로 내려온 스님은 16년간의 은둔을 끝내고 광둥성 일대에서 선법을 펼쳤다. 스님의 남종선풍에서 위앙종, 임제종, 조동종, 법안종, 운문종 등 5가가 비롯돼, 후대에는 이를 일화오엽이라고 한다.

특히 올해는 혜능스님이 입적한지 1300년이 되는 해로 광둥성 일대 혜능스님 행화도량에서는 스님을 선양하는 다양한 행사가 준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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