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캄보디아 불교 대장경 교류(불교신문 12/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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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12.06.20 조회1,710회 댓글0건본문
캄보디아 승왕 텝봉스님은 18일 중앙승가대 총장 태원스님을 만나 크메르대장경 110권을 기증했다. |
불교국가인 캄보디아가 중앙승가대에 캄보디아대장경을 기증했다.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한국을 방문한 캄보디아 승왕 텝봉스님은 지난 18일 중앙승가대(총장 태원스님)를 방문해 경율론 삼장과 사전을 직접 전달했다.
이날 승가대는 불교중앙도서관에서 대장경 이운 및 봉안법회를 갖고 세계대장경실에 캄보디아대장경을 안치했다. 이로써 도서관은 각국의 대장경과 관련 문헌 47종을 보유하게 됐다.
캄보디아의 대장경 기증은 학교법인 승가학원 이사장 자승스님(조계종 총무원장)과의 인연 덕분이다. 지난해 12월 ‘이웃종교 체험 성지순례’차 캄보디아를 방문한 자승스님은 캄보디아 불교계에 대장경 기증을 정식으로 요청한 바 있다. 캄보디아대장경을 도서관 세계대장경실에 봉안하려는 학교 측의 노력을 알았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세계대장경실에는 패엽경과 초조대장경, 보물 1225호 <묘법연화경>을 비롯해 중국에서 971년 조성된 <개보장> 복원본 등 한문권 대장경 대다수가 소장돼 있다. 또 티베트, 일본, 미얀마, 스리랑카, 태국, 라오스대장경도 구비돼 있지만, 캄보디아와 베트남 대장경만 없었다.
이번에 기증된 캄보디아크메르대장경은 총 110권이다. 캄보디아대장경 조성사를 보면, 캄보디아크메르대장경은 1929년부터 1968년까지 쭌라이 전 승왕이 고대로부터 전해온 패엽경을 토대로 스리랑카 빠알리어 경전을 참고해 번역됐다.
하지만 쭌라이스님이 입적 후 캄보디아에 공산정권이 들어서면서 불교는 암흑기를 맞는다. 사찰과 경전은 파괴됐고 스님들도 망명을 떠났다. 1980년대 공산정권이 막을 내린 후 돌아온 스님들은 전국의 사찰에 흩어져 있던 삼장을 수집하고 재발간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렇게 해서 조성된 게 이번에 승가대에 기증된 대장경이다.
텝봉스님은 “크메르루즈 이후 캄보디아는 불교를 되살리기 위해 힘쓴 결과 지금은 2만8000여개 사찰에 6만여 스님이 공부하고 있다”며 “캄보디아 역사가 담긴 경전을 보며 캄보디아 불교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중앙승가대 총장 태원스님은 “공산정권 이후 불교를 되살리기 위해 만든 캄보디아대장경을 본교에 봉안하게 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학인 스님들이 캄보디아 불교를 이해하고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은 물론 한국과 캄보디아 불교교류의 좋은 계기가 마련됐다”고 기뻐했다.
도서관장 본각스님은 “임기 동안 세계의 모든 대장경을 봉안하겠다는 원력을 세웠는데 이번에 캄보디아 패엽경을 기증받게 돼 기쁘다”며 “학인 스님들이 세계불교를 보는 안목을 갖추고 한국불교가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연구하는 중앙승가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