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화 31]대만 공승제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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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그루 작성일2013.10.16 조회2,533회 댓글0건본문
지난 8월 25일 이른 아침, 대만불교연합회에서 주최한 공승제에 참가하기 위해, 대만샤타디타 주최로 8월 22부터 8월 24일까지‘국제달마번역 수련회 및 불교문화 교류' 행사가 열렸던 타이베이의 법우산(法雨山) 보의원(普宜苑)를 떠나서, 사찰 스님들이 준비해 주신 대나뭇잎 주먹밥을 들고 사찰에서 준비해준 차량을 이용하여 공승제가 열리는 대만 국립체육관에 이른 아침 도착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라면 공승제에 초대받지 못한 승려들이 체육관 입구에 늘어서서 탁발하는 모습과 재가자들이 지나가면서 지갑을 열어 시주하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또한, 공승제가 열리는 체육관 입구에서부터 수백 명의 자원봉사자가 검은색 바지와 흰색셔츠를 입고 일사불란하게 안내하는 모습에서 검소하고 실용적인 대만불교 재가자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대만 공승제는 음력 7월 15일 우란분절 후 매년 거행되고 있는 큰 행사로, 백중 회향 날에 맛있는 밥과 다섯 가지 과일 등을 스님들께 공양하면 그 스님들의 위신력을 얻어 현재 부모와 7대의 조상과 6종의 친족이 삼도(三途)의 고통에서 벗어나 해탈할 수 있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연유하여 하안거 동안 수행하신 스님들께 공양을 올리는 의식이다. 공승제는 1년에 한 번 전 세계 스님(약 16개국)들을 초청하여 공양하는 대회이며, 행사장의 규모는 몇천 명이 들어갈 수 있고, 1층엔 세계 각국에서 온 승려들이 앉고, 2층은 재가자들이 앉으며, 큰스님들과 귀빈들은 상단에 앉게 된다. 행사는 대만 및 각국 큰스님들의 입장에서 시작되었다. 수많은 자원봉사자가 질서정연하게 스님들께 커다란 둥근 파라솔을 받쳐 드리며 모셔오는 모습은 마치 부처님께서 왕자로 계셨을 때를 짐작할 만한 규모였는데 파라솔의 행렬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또한, 스님들께서 단상에 오르셔서 각각 좌석에 앉으셨을 때 역시 대만스님들의 붉은색과 금색 가사의 화려함에서 위엄이 느껴졌다. 1층 홀에는 큰 둥근 테이블을 중심으로 각국의 스님들이 둘러앉아 있는데, 입은 가사 장삼의 색상에 따라 어느 나라 스님들인지 가늠할 수 있었고 각국에서 오신 스님들로 장내가 발 디딜 틈도 없을 정도였다. 행사 시작에서부터 끝까지 사회자들은 대만 특유의 큰 억양으로 법을 여는 의식, 법문, 공양의식 등을 알리는 안내 멘트를 하였다. 특히 특유의 가락조의 불경을 독송하는 대만 재가불자들의 엄숙함과 큰스님들이 의식을 집전하실 때 큰 억양으로 함으로써 장엄함을 느낄 수 있었다. 공승제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부처님 전에 올리는 공양의식이었다. 대만, 한국 등 각국의 재가자들이 입은 화려한 의상 또한 볼거리였으며, 아름다운 자태로 공양을 올리는 엄숙하고 장엄한 모습을 통해 대만불교의 저력을 볼 수 있었고, 각국이 불교로 하나가 되어 경계가 없어진 느낌을 받았다.
공양의식을 다 마친 후 각 테이블에 앉아있는 스님들께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들이 제공되었는데, 이때도 재가봉사자들이 공손히 음식을 드리는 모습에서 스님을 스승으로 높이 받들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공승제 의식이 끝난 후에도 자원봉사자들은 끝까지 질서 있게 움직이면서 스님들을 극진히 모셨다. 수많은 자원봉사자가 불법승을 섬기고 보살도를 실천하여 헌신하는 모습이 아직도 큰 감동으로 남아있다.
글 - 김연금( 몸ㆍ마음통합힐링연구소 소장)
사진 -애니타임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