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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빈개도국 라오스에 ‘도약’ 발판 마련하다(불교신문 13/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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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그루 작성일2013.08.02 조회1,37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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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첫 발 내딛은 이후

초등학교 청소년센터 등

8개 교육시설 설립

어린이와 청소년들

꿈과 미래 키우는

전당으로 자리매김

“남을 돕는 기쁨이 얼마나 큰지 몰라요. 도움 받은 것 보다 몇 배 그 이상이예요.” 지난 7월24일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지구촌공생회의 이동도서관 차량을 타고 싸이타니구 나응옴마이 마을로 가는 길. 바퀴가 웅덩이에 빠질 때마다 몸이 균형을 잃고 심하게 흔들렸지만 이사장 월주스님의 목소리는 매우 밝고 힘이 넘쳤다. 어려운 해외 이웃을 한가족처럼 여기는 스님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 했다.

월주스님은 지난 10여년간 누군가의 도움 없이 스스로 배움의 기회를 가질 수조차 없는 어린이들을 위해 쉼 없이 지구촌 곳곳을 누비며 활동을 펼쳐왔다. 이날 오전 앞이 안 보일 정도로 굵은 장대비가 쉴 새 없이 쏟아져 일정을 조금 늦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흙탕물로 곳곳에 웅덩이가 생겨 자동차 바퀴가 흠뻑 빠질 정도였다. 하지만 스님은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변함없이 시찰단을 이끌고 활동에 나섰다. 월주스님의 남다른 원력이 다시 한 번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두 시간 이상을 달린 끝에 나응옴마이 마을에 닿았다. 어느새 차량은 진흙으로 엉망이 됐다. 시찰단 일행을 맞이한 것은 20여명의 어린이들과 학교장 솜디 씨. 방학 중이었지만 지구촌공생회 이동도서관으로부터 후원받은 책을 열심히 읽고 있었다. 월주스님과 시찰단 일행은 이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2011년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때만 해도 공사가 중단된 반쪽짜리 건축물만 덩그러니 세워져 있었다. 건물 옆에 부족한 교실을 대체하기 위해 나무를 얽어매고 나뭇잎을 씌워 만든 임시교사가 있었다. 전교생 100여명이 마땅한 교실 없이 비가 새는 곳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딱한 사정을 외면할 수 없어 그해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했다. 이후 마경완 후원자의 후원금이 보태져 5칸 규모의 교실과 화장실, 물탱크 등을 갖춘 시설로 탈바꿈했다. 현재 유치부를 포함해 80여명의 학생이 공부하고 있다. 월주스님은 솜디 교장에게 “아이들 책 많이 읽히고 교육에 힘써 달라”고 당부하고 다시 발걸음을 바삐 옮겼다. 첫날의 강행군은 둘째 날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다음 목적지는 쌈본 화계초등학교. 잘 정비된 넓은 운동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마을을 대표해 위원장 등 10여명이 시찰단 일행을 반갑게 맞았다. 이 학교는 2008년 서울 화계사의 지정기탁으로 새로 신축한 곳이다. 화계사는 숭산스님의 ‘세계일화’ 정신을 잇고자 2008년 경내에서 열린 숭산스님 3주기 추모법회에서 모인 돈을 지구촌공생회에 기탁했다. 월주스님과 숭산스님의 큰 뜻이 모아져 현재 화계초등학교는 교실과 도서관, 화장실 등을 갖춘 교육시설로 변모했다.

월주스님은 주민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학교가 이만큼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학부형들이 스스로 정성을 보태고 자립하려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노고를 치하한 뒤 “지구촌공생회 또한 보람 있는 성과를 거둔 시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잘 화합해 학교를 이끌어 나가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월주스님은 주민들과 함께 시설 구석구석을 꼼꼼히 둘러보고 다시 차량에 올랐다.

지구촌공생회가 라오스에 첫 발은 내딛은 것은 2004년. 당시만 해도 한국의 NGO들의 진출이 전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구촌공생회는 그동안 학교가 없는 곳이나 학교가 무너진 곳을 찾아가서 교육친화적인 학교를 지어주고 기자재를 제공했다. 현재까지 초등학교와 청소년센터 등 8개의 교육시설을 설립했다. 이동도서관 운영 등 교육지원 사업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성공적인 시설 운영으로 타 NGO들이 이곳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문을 두드리는 곳이 바로 지구촌공생회 라오스 지부다. 오랜 시간 공을 들인 시설들은 한 눈에 변화가 감지될 정도로 많이 바뀌었다. 특히 던눈 공생 유치원은 매년 학생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소위 ‘잘나가는 시설’로 크게 발전했다. 이를 반영하듯 7월23일 시찰단 일행이 방문했을 때, 유치원 입구에서부터 원아들의 밝고 명랑한 소리가 들려왔다. 교사를 따라 글자와 숫자, 알파벳을 외우고 있었다. 라오스의 문맹율이 약 40%에 달하는 것을 감안했을 때, 문맹률을 낮추는데 기여하고 있다. 처음 56명으로 시작한 유치원은 현재 150명이 다니는 시설이 됐다. 오는 9월 새 학기가 시작되면 170명으로 원아수가 늘어난다는 교장의 보고에 월주스님을 비롯한 시찰단 일행 모두 기뻐했다.

어린이부터 청소년까지 전 연령대가 열람할 수 있는 도서 6000여권을 보유한 라오스 유일의 청소년 시설인 비엔티안에 위치한 공생 청소년센터 또한 자랑거리다. 이 시설은 구 교육청이 부지를 제공하고 경기도청에서 건물을 지원해 마련됐다. 도서관 이용객이 월평균 500명에 달하며, 많을 때는 900명에 이르는 명실공이 청소년들이 꿈과 미래를 키우는 전당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아이들의 독서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실시하고 있는 다독왕 프로그램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독서교실, 정기영어교실, 수학, 과학 등 주말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낡은 건물을 도서관으로 보수하고 도색 및 지붕수리, 전기시설 설치공사 까지 마친 나 초등학교를 방문했다. 부산 구포 금수사의 후원으로 시설을 보수하고 있는 위양께오 초등학교도 오는 9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시찰단은 3박5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날까지 신축교사 설립을 위한 부지답사에 나섰다. 던룸 초등학교는 유치부와 1학년부터 5학년까지 다니는 시설이지만 교실이 충분하지 않아 3학년과 4학년이 같은 교실을 사용하고 있었다. 공생회는 마을 주민들에게 시설 보수를 약속하고, 먼저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울타리 설치에 자발적으로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여러분 자녀를 위한 일이니 만큼 무엇보다 학부형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는 월주스님의 말이 끝나자 주민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비엔티안에 다다랐을 때는 이미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지구촌공생회의 새로운 학교들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기대하며 인천행 밤 비행기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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