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일화 21호] 방글라데시 소수 불교도 아이들의 보금자리, 모노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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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섭 작성일2013.01.04 조회1,828회 댓글0건본문
방글라데시 치타공에서도 차를 타고 두 시간쯤은 더 가야 하는 랑가마티에 자리한 모노가르는 1974년에 설립된 방글라데시 소수 불교인들과 어린이들을 위한 거처이자 학교이다. 모노가르를 찾아가는 길은 험난했다. 치타공까지의 비행기 환승도, 치타공에서 랑가마티까지 육로 여행도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여정이었다. 그러나 그런 고생 끝에 만나게 된 푸른 초원, 반짝이는 눈동자의 아이들, 열정과 의욕 충만한 선생님들은 이곳까지 오는 피로를 씻어주기에 충분했다.
아이들은 아이들답게 활기차고 즐거움 넘치며 의욕적이었다. 하지만 아이들의 생활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자면 마음이 아파 고개가 떨구어진다. 모노가르에 있는 1,200명 가량의 아이들은 대부분 불교신자인데 그 가운데 절반인 600여 명이 돌봐줄 부모나 돌아갈 집이 없어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모든 아이들은 하루에 두 끼밖에 밥을 못 먹는다.
모노가르에 머무는 며칠 사이 학교운영위원, 교사, 후견인 그룹과 개별 회의를 하면서 각자가 느끼는 이곳의 문제점, 좋은 점, 희망사항, 꿈을 들어볼 수 있었다. 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아이들의 꿈과 기대를 어떻게 채워줄 수 있을지 모든 머리와 힘을 모아봐야 할 것 같다.
각 운영위원들이 진행중이거나 계획중인 여러 프로젝트를 살펴보고 의견을 나누는 데도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새로 우물도 파야 하고 화장실도 필요해 보였다. 지은 지 30년 가까이 되지만 건물에 손 한 번 못 댄 낙후건물도 있고 더 이상은 보수가 불가능해 보이는 곳도 있었다. 모노가르에서 원명 명상 센터를 운영중인 일보스님(붓다다타스님)도 뵈었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모두 모아 올해는 전교생에게 새로운 유니폼을 맞추어 주자는 결정을 했다. 1,200명의 아이들 각자에게 맞는 옷을 해 입히자면 석 달 이상은 걸릴 것 같다. 서울로 돌아오기 전날에는 아이들이 전통의상을 입고 펼쳐 보이는 흥미진진한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행운도 얻었다. -무진스님 www.moanogha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