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공생회 ‘세계를 껴안는 자비실천’ 10년(불교신문 13/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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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그루 작성일2013.11.20 조회1,584회 댓글0건본문
사진1 국제개별협력 NGO 지구촌공생회가 창립10주년 기념식과 우물 2000기 완공행사를 지난 12일 캄보디아 현지에서 거행했다. 사진은 캄보디아 따께오주 뜨리빼양 뜨라우 금산사초등학교에서 우물 완공식 이후 이사장 월주스님(왼쪽)이 현지 어린이에게 깨끗한 식수를 선물하는 장면.
사진2 금산사초등학교에서 우물 2000기 완공행사 이후 찍은 기념사진.
사진3 월주스님과 캄보디아 승왕 테퐁스님이 새로운 학교건립 및 시설지원 협약식을 가졌다.
사진4 우물 제막식
사진5 ‘지구촌공생회 창립 10주년’ 축하 케이크 절단식.
2000번째 우물서
생명의 물 콸콸 나오자
후원자 주민들 ‘환호’
지구촌공생회
최근 10년간 지원 사업들은
캄보디아 정부서 추진하는
빈곤율 감소 전략에 많은 기여
정기적인 수질관리와
수량관리에 초점 맞춘
생명의 우물 사업도 귀감
“안전한 물 없이는 단 한순간도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우물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늘에 있을 땐 나무를 심은 사람을 생각하라’는 캄보디아 옛 말이 있습니다. 우리 바티군에 우물을 지원해 주신 것에 대해 무한한 감사를 표합니다.”
‘지구촌은 한 가족, 한 생명’을 기치로 내걸고 지난 10년을 달려온 지구촌공생회의 원력이 생명의 우물 2000기라는 꽃으로 피어났다. 지구촌공생회는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월주스님이 깨달음의 사회화 운동을 몸소 실천하고자 지난 2003년 설립한 단체다. 12일 캄보디아 현지에서 열린 우물2000기 완공행사와 창립 10주년 기념식은 후원자와 지역주민, 정부관계자와 지구촌공생회 관계자들이 하나가 된 축제 그 자체였다.
캄보디아는 세계적인 문화유산 앙코르 와트와 아시아 최대 민물호수인 톤레삽 호수 등을 간직하고 있는 아름다운 나라로 손꼽히지만 동시에 가장 혹독한 곳이기도 하다. 국토를 가로지르는 메콩강이 있어 풍부한 수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실상은 딴판이다. 상수도 혜택을 받지 못하는 주민이 대다수이고, 빗물을 받아먹거나 웅덩이 물을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 오지 마을로 갈수록 물 사정은 더 심각하다. 때문에 캄보디아는 세계적으로 수질환경이 가장 열악한 국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물 부족과 함께 오염된 식수로 인해 주민들은 수인성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매년 1만명의 어린이가 열악한 수질과 위생상태로 인한 수인성 질환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
지구촌공생회는 물의 위기로 고통 받는 이들을 돕기 위해 2004년 캄보디아 캄폿주에 첫 생명의 우물을 건립했다. 생명의 우물 건립을 이어나가던 지난 2010년 캄보디아에 1000번째 생명의 우물을 탄생시켰다. 올해까지 총 2090기의 우물을 건립했다.
마을에 샘솟는 한 개의 우물은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것을 넘어 새 생명의 원천이 되고 있다. 생명의 우물로 인해 캄보디아 마을은 생기를 되찾았다. 멀리까지 물을 길러 나르던 어린이들은 학교에서 공부를 할 수 있게 됐고, 어른들은 수인성 질병으로부터 벗어나 생업에 매진하게 됐다. 이는 소득증대로 이어져 가정과 마을 전체를 살리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특히 철저한 우물관리로 타 단체의 귀감이 되고 있다. 사실 현지에는 수많은 단체들이 시설 건립 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훼손된 채 방치된 곳이 곳곳에 있다. 꾸준한 관리로 깨끗한 물이 지속되는 우물은 마을의 생명이지만, 방치되고 버려진 우물은 주민들에게 독이 된다. 지구촌공생회는 단순 수리에서 벗어나 현지직원을 채용해 주민들과 함께 정기적인 수질관리와 수량관리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완공식은 캄보디아 따께오주에 위치한 뜨라빼양 뜨라오 금산사초등학교에서 거행됐다. 이 학교는 이사장 월주스님이 불제자로서 60년 세월의 대부분을 함께 해온 금산사가 후원해 문을 연 곳이다. 오전 9시경 지구촌공생회 관계자 40여명이 학교에 들어서자 지역주민과 학생 등 500여명이 열렬한 박수로 학교방문을 환영했다.
이사장 월주스님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2090기가 건립되는 동안 후원해 준 한분 한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월주스님은 “앞으로도 우물과 교육시설의 건립과 운영지원, 지뢰제거와 공생평화마을 조성사업 등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특히 지역주민들이 중심이 된 우물사후 관리 사업에 역점을 두어 생명의 우물이 주민들의 행복과 오래도록 함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현지 정부 관계자들도 캄보디아 발전을 위해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우 썩찌으 바티 부군수는 축사에서 “예전 캄보디아에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다. 집, 학교, 가게, 문화 등 모든 것이 없었다”며 “평화와 개발이 필요한 그때 지구촌공생회가 우물을 건립해 캄보디아 국민들을 돕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선생님 학생 모든 다른 분들을 대표해 이곳 캄보디아의 유지 발전을 위해 관심을 가져주길 부탁드리며 우리는 항상 협력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우물 제막식은 금산사초등학교 전교생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됐다. 2000번째 생명의 우물에서 식수가 콸콸 쏟아지자 한국의 후원자들과 현지 주민들의 얼굴에 금세 웃음꽃이 피었다.
이날 지구촌공생회는 ‘세계를 껴안는 자비실천’의 일환으로 저소득 가정 100가구에 쌀과 어린이들을 위한 학용품과 빵 등을 지원하는 나눔행사도 가졌다.
같은 날 현지시각으로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캄보디아나 호텔 2층에서 10주년 기념행사가 있었다. 행사장에는 그동안 지구촌공생회가 사업을 지원해 온 캄폿주, 캄퐁스푸주, 캄퐁참주 등에서 현지 정부관계자 및 교육관계자 200여명이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또 김한수 주 캄보디아 대사, 양성모 캄보디아 한인회장, 캄보디아 한인 불자회 등도 참석해 10주년을 축하했다.
지구촌공생회 이사 원행스님은 축사를 통해 “케냐 사업장 방문 당시 하루에 6번이나 차량이 고장 났음에도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도움이 필요한 주민들을 찾아다니고, 미얀마에서 이틀 동안 화객선과 쪽배를 타고 왕복 수 백리의 물길을 건너 재난현장까지 방문했다는 큰스님의 일화는 듣는 이들에게 경외심마저 불러일으킨다”며 “불교계NGO 선두주자로서 귀감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지구촌공생회는 이날 캄보디아 승왕 테퐁스님과 새로운 학교건립 및 시설지원에 관한 협약식을 갖고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캄보디아에서 지뢰제거사업을 펼치고 있는 공로로 만해평화대상을 수상한 아끼라 씨에게 3만 달러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지구촌공생회는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몽골 등 아시아 11개국과 아프리카 케냐, 중남미 아이티에서 어려운 지구촌 이웃을 위한 국제개발협력 사업을 펼치고 있다. 캄보디아 지부를 시작으로 라오스, 몽골, 케냐, 미얀마, 네팔에 지부를 개설해 교육 복지 의료 도심빈민촌 지원 등의 사업을 벌여 주민들의 자립을 돕고 있다. 빈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4개 국가에 소득증대사업을 위한 5개의 사업장도 개소했다.
■인터뷰
“머무는 바 없이 실천했을 뿐”
마경완 씨
“부처님께서는 응당 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부처님 가르침대로 나눔을 실천한 것일 뿐입니다.”
지구촌공생회의 정기 후원자 마경완(48.사진)씨는 창립 10주년 기념식을 마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마 씨는 특히 라오스 오지마을 학교가 후원금 부족으로 1년 이상 공사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2011년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5000만원을 학교건립기금으로 기부해 잔잔한 감동을 줬다. 이 후원으로 건물 수리 뿐 아니라 교실 5칸이 마련된 건물 한 채와 도서관이 신축됐다.
이후에도 학생들의 미술 교육을 위해 미술도구 비용으로 100만원을 후원하는 등 소리 없는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앞으로 동남아의 어린이들을 위해 학교를 운영하고 싶다는 마 씨는 “아직까지 부처님의 자비의 손길이 닿지 못한 어려
운 이웃들이 많다”며 “배움의 기회를 얻지 못한 어린이들을 위해 작은 손길을 보탰으면 한다”고 말했다.
“식수 문제 해결해 줘 감사”
쏭 쏘팟 씨와 썩쩨이 씨
“멀리 한국에서 불자들이 찾아와 우물을 선물해줘 무척 기쁘다. 부족하던 식수 문제가 해결되고 이로 인해 건강해질 것 같아 행복하다.”
지난 12일 지구촌공생회 생명의 우물 2000기 완공행사에서 마을 주민들은 완성된 우물에서 맑은 물이 쏟아져 나오자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쏭 쏘팟(61)씨와 썩쩨이(46)씨도 현장에서 기념식을 지켜보며 함께 박수를 쳤다. 이들은 특히 “집 가까이에서 물을 길어보기는 처음”이라며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지원해 준 지구촌공생회에 감사하다. 주민들과 힘을 모아 우물 관리에도 신경 쓰겠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