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佛미술, ‘팝 아트’로 재탄생(현대불교14/10/13)
페이지 정보
작성자 서람 작성일2014.10.15 조회1,461회 댓글0건본문
▲ ‘미디어로 조합된 조각상(An untitled mixed-media sculpture) |
티베트 불교미술이 팝 아트라는 현대미술 영역에서 새롭게 평가되고 있다.
〈뉴욕 타임즈〉 지는 10월 8일 티베트 현대 미술가 곤카르 게쉐(Gonkar Gyatso·53) 작가를 조명하고, “홍콩에서 열리고 있는 티베트 팝 아티스트 곤카르 게쉐 작가의 전시회가 세간의 이목을 잡고 있다”며 “그는 불교의 상징을 결합한 도상을 팝 아트로 형상하며 세계 미술계의 시선을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 펄 램(Pearl Lam) 갤러리에서 31일까지 전시되는 곤카르 게쉐 작가의 작품에는 ‘파란색 셔츠를 입고 검은색 안경을 쓴 채 공부에 열중하는 인물’ ‘만다라를 향해 차가운 팔을 내미는 포크레인’ ‘지구 온난화로 녹고 있는 빙하를 트럭과 굴착기’ ‘서구의 문명기기에 포위된 채 중심부에서부터 허물어지는 만다라’ 등 다양한 도상의 팝 아트가 소개되고 있다.
“작가적 시점에서 티베트와 중국의 관계를 조명하고, 관객과의 소통을 해보자는 게 이번 홍콩 전시회의 의도”라고 설명한 곤카르 게쉐 작가는 “나는 티베트인 작가로서 현재 중국이 티베트에서 어떤 일을 계획하고 진행하고 있는 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며 “이는 티베트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관점에서 지구촌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사실 중국 중앙정부의 검열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홍콩에서 곤카르 게쉐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곤카르 게쉐 기획전을 마련한 갤러리 대표 펄 램 씨는 “작가 곤카르 게쉐는 전통적이고 역사적인 주제를 대중적인 기법으로 표현하는 데 탁월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며 “바로 이런 부분으로 홍콩 지방정부를 설득하는 데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뉴욕 타임즈〉 지에 따르면, 티베트 미술에 대한 평가는 지난 수십 년 동안 탕카(thangka)와 같은 골동품에만 집중되었다. 그런데 곤카르 게쉐 작가의 등장으로, 티베트 미술에 대한 세간의 이목이 고대에서 현대로 옮겨진 것이다. 더욱이 곤카르 게쉐 작가의 팝 아트는 전통의 향기. 즉 불향을 듬뿍 품고 있는 작가라는 점에서 고대 미술과 현대 미술의 가교로서의 몫을 충분히 해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티베트 문자와 불교 상징을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도상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 곤카르 게쉐 작가는 “티베트의 ‘존귀한 문구’와 ‘고귀한 형상’을 가지고 ‘환경 파괴’ ‘패권 정치’ ‘현대 문명’ ‘첨단 무기’ 등과 같은 ‘이탈’과 ‘왜곡’이라는 주제를 표현하는 과정은 항상 조심스럽다”며 “이를 현대 미술의 한 장르인 ‘팝아트’로서 이해하는 티베트 불교계의 호응에서 큰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 작가 곤카르 게쉐(Gonkar Gyatso·53)는 ‘샹그릴라(Shangri La, 사진 아래)’ 등으로 티베트 현대미술의 가능성을 열어보였다. |
곤카르 게쉐(Gonkar Gyatso) 작가는 1986년까지 중국의 촉망받는 작가로 살았지만, 인도 다람살라를 방문을 기점으로 티베트의 불교문화를 현대미술로 승화시키는 작업에 매진하며, 티베트를 대표하는 현대 미술가로서 활동했다. 그리고 1992년 중국을 떠나 인도와 유럽을 오가며 ‘불교 팝 아트’라는 새로운 작품 세계를 개척했다.
〈뉴욕 타임즈〉 지는 곤카르 게쉐 작품을 한마디로 ‘제법무상의 현대적 표현’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잔물결에만 머물렀던 티베트 현대미술이 곤카르 게쉐 작가를 계기로 거대한 파도가 되어 세계의 이목을 끌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곤카르 게쉐 작가의 작품은 홍콩 펄 램 갤러리 전시회에 이어 오는 11월부터 미국 퀸즈 미술관에서 초대전을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