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찬탄하는 그 음성 지옥문도 열겠네 (불교신문2015/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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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람 작성일2015.03.09 조회1,295회 댓글0건본문
지난 13일 인도 보드가야 마하보디사원을 찾은 전국불교합창단연합회 회원들이 석가모니불 정근을 하며 탑돌이를 하고 있다. 룸비니에서 쿠시나가르까지 구도역정 스며있는 곳곳에서 육법공양 탑돌이 음성찬탄 지난 13일 부처님이 고행 끝에 깨달음을 이룬 성도지 인도 보드가야에 한국 불자들의 찬불가 소리가 곳곳에 울려 퍼졌다. 아름다운 화음으로 성지를 빛낸 목소리의 주인공들은 바로 전국불교합창단연합회(회장 정혜원) 회원들. 이들은 지난 11일부터 21일까지 부처님 80년 구도 역정이 스며있는 인도와 네팔을 찾아 ‘불교성지예술문화제’ 및 성지순례를 개최했다. |
조계종 총무원 문화국장 각밀스님을 예술문화제 단장으로 30여 년 동안 찬불가 작곡 및 연주에 전념해 온 박범훈 중앙대 명예교수, 김회경 오느름국악관현악단장, 불교합창단연합회원 등 100여명이 참여한 이번 순례프로그램은 8대 성지에서 깨달음을 찬탄하는 노래로 음성공양을 올리고 불자로서 더욱 정진할 것을 발원하는 자리였다. 행사에는 서울 대전 대구 부산 제주 전북 등 11개 지역 회원들이 골고루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부처님이 정각을 이룬 보드가야로 가는 길. 인도에서도 가장 가난하다는 비하르주의 아스팔트 길은 중앙선도 없고 차들이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게 깔려있었다. 트럭과 버스, 승용차, 뚝뚝이(오토바이를 개조해 만든 이동수단), 동물 등으로 뒤엉킨 도로에는 경적소리가 무섭게 울려댔다. 신기하게도 큰 사고는 목격할 수 없었다. 혼돈 속의 질서라더니 역시 인도는 불가사의한 나라임에 틀림없다.
나이란자나 강을 끼고 있는 작은 마을 사이로 사원하나가 우뚝 그 모습을 드러냈다. 부처님의 깨달음을 뜻하는 높이 52m의 거대한 마하보디사원(대보리사) 대탑이다. 어마어마한 규모며 정교한 문양, 기하학적 예술미가 여간 빼어나지 않다.
사원입구는 태국, 스리랑카, 베트남, 일본, 티베트 등 먼 길을 달려온 순례객으로 붐볐다. 사원 구석구석에서 경전을 읽거나 명상을 하는 등 기도정진 하는 각국 불자들의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티베트 스님들은 양 무릎과 팔꿈치, 이마를 순서대로 땅에 닿게 해 자신을 무한히 낮추는 오체투지에 몰두하고 있었다.
전국불교합창단연합회가 보드가야를 찾은 것은 순례 3일째인 13일. 부처님은 이곳에서 스스로 깨달음을 얻고자 긴 고행에 빠졌다. 굶기를 밥 먹듯 하며 6년의 세월이 흐르자 몸은 야위어 배를 만지면 등뼈에 닿을 정도였다. 죽음의 끝자락에서 부처님은 천녀(天女)의 소리를 듣게 된다.
네팔 룸비니에서 천수경을 독송하는 모습 |
“리라의 선을 너무 팽팽히 당기지 말라. 그 선이 끊어질지 모른다. 너무 느슨하게 하지도 말라. 노래 소리가 울리지 않을 것이다.”
궁극의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는 양 극단을 벗어나야 한다는 진리를 문득 깨닫는다. 이때 이곳을 지나던 수자타가 쓰러져 있던 부처님을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와 유미죽을 끓여 봉양했다. 몸을 추스른 부처님은 다시 나이란자나강 근처로 나가 보리수 아래에서 7일 동안 선정에 들었다. 마침내 부처님은 연기법을 깨우쳤다. 이후 부처님은 80평생 수많은 사람들에게 진리를 설하며 인류역사에 위대한 빛을 남겼다.
이러한 부처님의 진리가 녹아있는 마하보디사원은 전 세계 불자들 사이에서 가장 성스러운 장소로 여겨진다. 이날 한국의 불자들도 경건한 마음으로 법회에 임했다. 참가자들은 1층 법당에 모셔진 부처님을 위해 가사공양부터 올렸다. 마군을 굴복시키고 정각을 이룬 부처님은 온화한 모습으로 불자들을 맞이했다.
이어 목탁소리에 맞춰 석가모니불을 부르며 천천히 탑을 돌았다. 목탁소리와 기도소리가 탑 전체에 퍼졌다. 이어 정성껏 준비한 공양물을 차례로 올리는 육법공양 의식도 봉행했다. “해탈의 향을 지극한 정성으로 예경해 올립니다. 계경의 참다운 향기 하늘까지 피어올라 삼천대천세계까지 맑게 퍼져 가소서.”
육법공양에 이어 한 마음으로 ‘진리의 빛’을 합창했다. 약 두 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법회는 천수경 봉독과 108배로 마무리 됐다. 단장으로 이번 순례에 함께한 각밀스님은 법문을 통해 “부처님 가르침을 다시 한 번 마음 깊이 새기자”며 “시절인연으로 그치지 말고 합창단연합회가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단체로 발돋움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세계 각국 불자들로 발디딜 틈 없는 영축산 |
정혜원 회장은 “부처님께서 맨발로 다니신 길을 따라 순례를 하니 환희심이 절로 난다”며 “그동안 여러 곳에서 음성공양 한 공덕으로 성지에서 공양을 올릴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살면서 두고두고 마음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지순례에는 합창단 회원뿐 아니라 일반 참가자들도 함께했다. 이수경 서울 중림종합사회복지관 부장은 “살아있는 불교를 온몸으로 느꼈다”며 “부처님 제자로서 더욱 정진할 것을 다짐했다”고 말했다.
이번 성지순례는 전국불교합창단연합회가 주최하고 조계종 문화부와 한국불교종단협의회가 후원했다. 합창단 회원들은 초전법륜지인 사르나트를 시작으로 갠지스강 순례, 영축산, 바이샬리 대림정사터, 열반의 땅 쿠시나가르, 기원정사 등에서 육법공양과 음성공양을 올렸다.
네팔 룸비니에서 천수경을 독송하는 모습 |
“합창단 위한 찬불가 만들고파”
찬불공양 현장서 만난
박범훈 중앙대 명예교수
“불교합창단 회원들 열정이 대단하다. 앞으로 합창단을 위한 찬불가를 만들고 싶다.”
박범훈 중앙대 명예교수<사진>는 전국불교합창단연합회가 지난 16일 네팔 룸비니에서 연 ‘불교성지예술문화제’ 현장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합창단연합회가 음성공양을 올린 곡은 박 교수가 작곡한 ‘부처님 오신날’이다. 부처님 탄생을 경쾌한 음으로 풀어내 불자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대표적인 곡이다. 박 교수는 “제가 작곡한 곡으로 공양을 올려 작곡가로서 매우 기쁘다”며 “부처님께서 앞으로도 찬불가 창작에 큰 힘을 주실 것이라 믿고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전국불교합창단연합회 요청을 수락,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게 됐다. 박 교수는 “불교합창단은 포교는 물론이고 불교행사에서 대중들의 참여를 이끄는 등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찬불가를 부르는 모든 신도들이 합창단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암울했던 일제강점기 민족정신을 일깨우기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였던 백용성 스님의 정신을 불교합창단이 이어가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1910년도부터 찬불가 운동을 펼친 스님은 1927년 대각교 의식집을 발간하고 불교의식을 할 때 찬불가를 불러야 한다고 가르쳤다. 박 교수는 “백용성 스님은 사부대중이 의식에 참여하도록 하는데 찬불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며 “이번 순례를 계기로 스님의 뜻을 되새기고 찬불가 의식곡들을 새롭게 조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박 교수는 부처님의 음성과 음악관을 찾아가는 연구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박 교수는 “부처님의 실제 목소리가 어떠했는지 음악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며 “최근 찬불가가 선율적인 면에서 이웃종교 음악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불교음악에 대한 근본적인 연구는 경전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