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어린이들 행복하게 미소 짓다 (불교신문 15/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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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람 작성일2015.01.19 조회1,404회 댓글0건본문
땃다마 저디까용 학교 학생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성전스님과 온라인모임 ‘행복한미소’
교실 두동에 이어 정수시설 지원
학생과 인근주민에게 깨끗한 물 선사
2012년11월 미얀마 양곤 남쪽 외곽 딴린시 꾼찬꽁 마을 땃다마 저디까용 학교에 120여명의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학사를 선물했던 남해 염불암 주지 성전스님과 온라인 모임인 ‘행복한미소’회원들이 지난6일 다시 미얀마 땃다마 저디까용 학교를 찾았다. 이번에는 맑은 물을 마실 수 있게 정수시설 선물했다. 정수시설 완공식은 땃다마 저디까용 학교 재학생 750명 뿐만 아니라 마을주민이 한마음이 된 축제의 자리였다.
성전스님이 새로 완공된 정수시설에서 맑은 물을 어린이에게 받아주고 있다. |
지난 해 영국에 본부를 둔 자선구호단체(CAF)는 전 세계 135개국을 대상으로 기부지수를 발표했다. 금전기부, 봉사활동, 낯선 사람 돕기 등 3개 부분에 걸쳐 평가했는데 1인당 GDP 1천270달러, 세계 172위 국가인 미얀마가 미국과 더불어 기부지수 세계1위라는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미얀마는 국민의 91%가 기부에 참여했다. 미국은 68%였다. 우리나라의 기부지수는 60위에 불과했다. 기부1위 국가인 미얀마 사람들을 삶을 대표하는 건 항아리다. 거리를 걷다 보면 집 앞에 놓인 항아리를 흔히 만날 수 있다. 이 항아리는 비단 집 앞 뿐 아니라 가게 앞 길거리에도 빠지지 않고 놓여 있다. 그 항아리엔 물이 담겨져 있다. 뚜껑 위엔 작은 컵도 놓여 있다. 이 항아리의 물은 순례하는 스님들 또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갈증을 풀도록 물을 담아놓는 이 물통이다. 비록 재산이 없어서 물질적 보시를 못하는 미얀마 사람들도 항아리에 물을 채우며 누군가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누군가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본인의 작은 희생으로 전달하는 것, 불교적 삶을 살아가는 미얀마 사람들의 모습이다.
미얀마사람들은 쌀을 후원하면 5가지의 복을 받고 물을 후원하면 다음 생에 아름답게 태어나거나 박식하고 장수하는 등 10가지 복을 받게 된다고 믿고 있다. 이렇게 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미얀마 사람들이지만 미얀마의 물 사정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정수시설이 낙후되어 어린이들과 주민들의 건강에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정수시설 현판식. 성전스님과 우에잉 디가 주지스님. |
미얀마 땃다마 저디까용 학교의 물 사정도 좋지 않았다. 학교 우물물에는 농화학성분과 철분이 다량으로 검출되는 상황이였다. 학교를 운영하는 우에잉 디가스님은 좋지 않은 물을 어린 학생들이 마시는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었지만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만 보고 있었다. 주지스님은 2012년 11월 학교에 교실 두동을 지워주며 꾸준한 지원을 해오던 성전스님에게 지난 해 10월 고민을 이야기 했고 스님은 흔쾌히 도움을 전했다. 어린이 교육지원단체인 ‘따비에’와 함께 지난 해 12월초 정수시설 공사를 시작해서 지난 4일 공사를 마쳤다. 성전스님과 ‘행복한 미소’모임은 지난 6일 미얀마 땃다마 저디까용학교를 방문해서 정수시설 완공을 축하했다.
얼굴에 하얀 다나카(미얀마 천연 피부 보호제)를 바른 아이들이 “밍글라바” 인사하며 성전스님과 16명의 '행복한 미소' 회원들을 반겼다.
이 날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완공한 커다란 두 개의 정수시설 앞에 작은 무대가 만들어 졌다. ‘따비에’ 마웅저 활동가는 경과보고에서 “공사를 마친 정수시설은 한 시간에 100리터의 물을 정수하고 하루에 2400리터의 물을 정수해서 학생들뿐만 아니라 주변 주민들에게도 맑은 물을 전달 할 수 있게 됐다”며 정수시설에 대해 설명했다.
'행복한 미소' 회원들이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
우에잉 디가 주지스님은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학교가 더욱 아름다워졌다.성전스님과는 전생부터 친구가 아닌가 생각된다. 대나무 학사에서 공부하다가 여러분 같은 좋은 분들의 도움으로 보다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게 됐다”며 “무엇보다 물이 중요하다. 깨끗한 물을 마실수 있게 된 학생들과 마을주민들을 대신해 감사의 인사를 하고 싶다. 미얀마의 인사말인 ‘밍글라바’는 안녕과 행복하시길 바라는 것입니다. 다시 밍글라바 인사드린다” 고 고마움을 표했다.
남해 염불암 주지 성전스님은 “아이들을 돕는 것은 행복한 나무 한 그루 심는 것과 같다”며 “진정한 보시는 나의 보시를 받아주는 누군가가 있는 것에 고마워해야 한다. 아이들이 커다란 복밭(福田)으로 있어줘서 고맙다.”고 인사말을 했다. 정수시설 현판식이 끝나자 ‘행복한미소’에서 준비한 볼펜, 지우개, 노트, 연필깍이 등 400세트가 학생들에게 전달됐다. 이어 학생들이 열심히 연습한 율동을 선보였다. 음악이 학교에 울러 펴지자 마을사람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하고 여기 저기 음식을 파는 행상들도 나타나는 등 마을축제로 바뀌기 시작했다. 모두가 음악에 맞춰 율동을 함께 했다. 미얀마 사람들이 항아리에 물을 담듯 참가자들의 마음속엔 행복한 자비미소가 채워졌다.
남해 염불암 성전스님
인사말을 하고 있는 성전스님. |
“작은 실천이 아름다운 세상 만들것”
“2012년 11월에 여기에 와서 보왔던 아이들의 눈동자를 늘 기억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어떻게 맑고 깊은 눈동자를 가지고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또 기회와 여건이 되면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국적과 인종을 떠나 이 아이들이 우리갈 살아갈 지구촌의 희망, 용기, 아름다움이란 생각을 깊이 했다. 우리는 친구가 됐다. 친구는 좋은 생각으로 좋은 일을 함께 하는 관계라고 생각한다. 이제 이 아이들이 보다 좋은 여건, 환경에서 공부하도록 돕는 것, 좋은 마음으로 실천이 계속 해 나간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촌 모든 사람들은 친구의 관계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은 작은 시작이지만 이런 시작들을 많은 사람들이 실천해 나간다면 분쟁이 없고 이해하고 사랑하는 공동선을 추구하는 삶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그러한 시작이 저에게는 이 미얀마 학교라고 생각한다“ 성전스님은 정수시설 완공식을 마친 후 이 같이 소감을 말했다.
또한 “물은 낮은 곳으로 흘러갑니다. 흐르면서 스스로 맑아지고 많은 것들을 키워냅니다. 친구와 친구의 관계는 물과 같은 관계가 되어야 한다. 스스로 낮아져야 하고 맑아져야 하고 다른것들을 모두 키워낼수 있을 때 올바른 친구관계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라며 “정수기를 기증함으로 어린이들과 주지스님과 친구가 되었다. 좋은 일을 지속하긴 쉽지 않다. 2년전 용문학사를 짓고 나서 한 번의 도움으로 그치질 않기를 기도했다. 정수시설 같은 도움이 되는 일들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수시설을 기증한 '행복한 미소' 회원들. |
정수된 맑은 물을 마시고 있는 어린이들. |
교실마다 '행복한 미소'가 기증한 물통이 놓여졌다. |
학생들과 '행복한 미소' 회원들이 함께 자리 했다. |
땃다마 저디까용 학교 급식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