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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쿤<고맙습니다> 부처님, 오쿤 한국에서 온 불자들”(불교신문 15/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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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여심 작성일2015.08.05 조회1,50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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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버튼을 들고 즐거워하는 파라미타 회장 정여스님과 아이들.

지난 3일 캄보디아 스레이 스남 지역 클랑하이(KLANG HAY) 초등학교는 아침부터 분주했다. 사단법인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회장 정여스님)와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의료진이 봉사활동을 온다는 소식을 접한 학생들은 학교 앞 연못에서 딴 연꽃으로 예쁘게 만든 꽃다발을 건네며, 한국에서 온 특별한 손님을 환영했다.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와 동국대일산병원이 주관한 ‘2015 파라미타 국제교류협력 캄보디아 의료 및 교육환경개선 국제봉사활동’은 2일부터 9일까지 캄보디아 시엠립 일대에서 펼쳐졌다. 클랑하이초등학교와 르뷔아 마을 등 2곳에서 각각 이틀간 진행된 이번 봉사에서는 문화체험활동과 의료봉사가 동시에 진행됐다.

이번 봉사활동에는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장 정여스님 외에 조계종 포교원 포교부장 송묵스님,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 상임이사 법경스님, 신도국장 덕산스님, 포교연구실 사무국장 혜안스님을 비롯해 동국대 일산병원의 김광기 신경과 교수, 안립 한방내과의, 이유미 약사 등 의료팀도 함께 했다.

  
선물을 나눠주는 파라미타 상임이사 법경스님.

봉사단이 처음으로 찾아간 클랑하이 초등학교는 시엠립에서 2시간가량 떨어진 곳으로, 1학년부터 6학년까지 250여 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반면 교실은 4개, 책상도 턱없이 부족해 오전오후반으로 나눠 수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아 교실엔 전등도, 선풍기도 하나 없다. 컴컴한 교실엔 나무로 만든 책상 몇 개만 놓여있고, 그나마도 책상 안쪽엔 못의 날카로운 끝부분이 그대로 튀어나와 있어 자칫 잘못하면 아이들이 다칠 정도다. 열악한 교육환경 속에서도 아이들의 표정은 해맑았다. 먼 곳에서 온 한국의 스님과 불자들을 따뜻하게 환영해주며, 기꺼이 마음 한 곳을 내주었다.

  
파라미타는 이날 교실증축 기념 현판을 전달했다. 사진왼쪽부터 신도국장 덕산스님, 포교부장 송묵스님, 파라미타 회장 정여스님, 엠큰 클랑하이 초등학교 교장, 파라미타 상임이사 법경스님, 포교원 포교연구실 사무국장 혜안스님.

아이들을 위해 봉사단은 한국에서부터 가져온 선물을 한보따리 풀어놨다. 열심히 공부하라는 의미에서 파라미타와 (사)세상을 향기롭게(대표 정여스님)가 8000만원을 후원해 두 칸의 교실을 새롭게 지어줬다. 또 한마음선원에서 전교생에게 교복을, 포교부장 송묵스님이 학용품과 책가방을 선물했고, 한국에서 직접 가져온 과자와 옷, 신발 등을 전해줬다. 신도국장 스님과 한마음선원은 중학교 진학을 앞둔 졸업생들에게 자전거 30여 대를 기증했다. 중학교가 2시간 정도를 걸어야 갈 수 있는 먼 거리인 까닭에 통학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배려다. 뿐만 아니라 이날 학교를 찾은 학생들과 지역주민을 위해 한마음선원과 동국대 일산병원에서는 빵과 우유, 한국의 시루떡을 해 점심때마다 나눠줬다.

모처럼 큰 선물을 받은 아이들의 얼굴엔 시종일관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한국서 가져온 과자를 친구들과 나눠먹으며 떠들썩하게 웃어대고, 서로 받은 선물을 비교해 보는 아이들을 지켜보는 봉사단의 얼굴에도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점심시간을 틈타 집에 다녀온 몇몇 아이들은 새로 받은 교복을 입고 가방을 메고, 신발까지 갈아 신고 학교로 돌아와 자랑했다. 이튿날에는 대다수 아이들이 새 교복을 입고 새 가방까지 매고 와 선물 받은 기쁨을 온 몸으로 표현했다. “선물을 받아서 정말 좋다”는 5학년 완잔(12)은 “특히 가방이 가장 마음에 든다”며 수줍게 웃었다.

  
버튼만들기를 하는 아이들.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한국어로 된 이름표를 만들고, 한복을 입고 경복궁 사진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것 외에도 거울이 달린 버튼 만들기, 단주 만들기, 제기 만들기 등은 모두 아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곳은 아이들로 발 디딜 틈조차 찾기 어려웠다. 낯설지만 예쁜 한복을 입는 일도 어색한데, 사진을 찍을 때면 누구보다 진지한 표정을 짓는 아이들의 모습에 봉사자들은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옷고름을 매는 게 서툰 아이들을 위해 좁은 교실에서 비오듯 땀을 쏟아가며 아이들에게 한복을 입힌 김보경 포교사와 정민희 씨는 순진하고 순박한 아이들의 모습에 고생스러운 생각도 들지 않았다고 했다. 캄보디아의 더위와 아이들의 체온까지 더해져 교실의 온도는 바깥보다 더 뜨거웠지만 아이들도 어른들도 너나할 것 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봉사자들이 써준 한국어 이름표를 이틀 내내 목에 걸고 다니던 소안란(12)은 한국어로 쓴 자신의 이름을 읽을 순 없지만, 봉사자들이 서툰 발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다며 좋아했다.

아이들이 문화체험활동을 통해 추억을 쌓았다면, 어른들의 발길은 진료소로 이어졌다. 이틀간 이곳을 찾아온 환자들은 300여 명에 달한다. 평소 의료혜택을 받기 어려운 까닭에 아파도 제 때 치료하지 못한 이들이다. 병원도 멀고, 약도 부족한 탓에 이들에게는 ‘호랑이 기름’이 만병 통치약이다. 머리가 아프면 머리에 바르고, 배가 아프면 배에 바르는 게 치료의 전부다. 머리가 아프다며 얼굴이나 이마에 파스를 붙이는 이들도 종종 눈에 띌 정도로 의료 환경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오전에 방문환자가 많지 않았던 것과 달리 오후가 되면서 간이진료소를 찾는 이들은 점점 늘어났다. 이튿날에는 봉사단이 도착하기 전부터 학교로 찾아온 주민들로 진료소 앞은 이미 사람들로 넘쳐났다. 번호표를 나눠줘야 할 정도로 몰려드는 사람들 때문에 의료진은 숨돌릴 틈을 찾기도 어려웠다. 이틀 간 진료소를 방문한 주민들 숫자만 해도 300여 명이다. 고된 노동으로 손목과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대다수로 침 치료로 통증을 달랬다. 우기 아침저녁으로 내리는 비 때문에 감기환자도 적지 않았다. 이 가운데는 치료시기를 놓쳐 큰 병원으로 가야 할 이들도 있었다. 한 달간 고열에 시달린 어린아이부터, 갑상선 질환으로 부어올라 치료가 필요한 사람도 있어 안타까움을 샀다.

  
김광기 교수가 진료를 보고 있다.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장 정여스님은 “이번 캄보디아 의료봉사 및 교육환경개선 사업에 동참해 아파도 제 때 치료받지 못하는 이들에게 아름다운 사랑을 펼치는 동국대 의료진과 봉사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며 “부처님 사랑이 나를 통해 이웃, 사회로 넘쳐나는 세상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한편,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와 동국대 일산병원이 주관한 ‘캄보디아 의료 및 교육환경 개선 국제봉사활동’은 오는 9일까지 이어진다. 5일과 6일에는 르뷔아 마을에서 컵등만들기, 버튼만들기, 염주만들기 등의 문화체험 프로그램과 함께 의료봉사가 진행된다.

  
안립 한방병원 내과의가 침을 놓고 있다.
  
이유미 약사가 약 복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아정 간호사가 학생들에게 양치질 교육을 하고 있다.
  
클랑하이에서 봉사단과 학생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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