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인 나왕 로둡 법사 ‘록스타’로 부상(현대불교 15/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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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여심 작성일2015.08.05 조회1,417회 댓글0건본문
어린시절 사원서 몰래 악기 연습
불교음악 현대적 해석 인정받아
티베트서 대중음악가 활동도
유럽 등지서 싱어송라이터로 ‘각광’
▲ 7월 23~26일 열린 WOMAD 음악 페스티벌서 티베트인 나왕 로둡(Ngawang Lodup·32) 법사가 록 공연을 펼쳐 큰 박수를 받았다. |
전 세계 음악인의 축제 ‘WOMAD(World of Music, Arts and Dance)’ 페스티벌서 티베트인 재가법사가 ‘록 스타’로 주목받아 화제다.
‘Telegraph’는 “영국 잉글랜드 글로스터셔(Gloucestershire)에서 7월 23~26일 열린 WOMAD 페스티벌서 고향을 떠나 가족과 헤어진 실향민의 아픔과 종교적 신념을 노래한 티베트의 나왕 로둡(Ngawang Lodup·32) 법사가 록 스타로 등극했다”고 보도했다.
티베트 암도(Amdo) 지역에서 나고 자란 로둡 법사는 “영국에서 열린 WOMAD 페스티벌에서 동화와도 같은 이야기가 벌어졌다”며 “어린 시절 소와 야크를 돌보는 동안 뒤편에서 들려오던 어머니의 민요가락과 저녁마다 형들과 함께 대자연과 부처님을 찬양하며 연주했던 드람옌(dramnyen)의 소리가 귓가에 맴돈다”고 소감을 전했다.
‘Telegraph’에 따르면 로둡 법사에게 ‘불교와 음악’ 아니 ‘음악과 불교’는 서로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삶의 중심을 차지한다. 어린 시절 음악에 푹 빠져 있었고 청소년기 6년 동안 사원에서 기숙하며 불교 공부에 매진했기 때문이다.
“14세 때 가족 전통에 따라 히말라야 고원에서 사원 생활을 시작했다”는 로둡 법사는 “사원에서는 불교의례 악기 외에는 가지고 있을 수도 연주할 수도 없었다. 가족과 함께 했던 음악에 대한 그리움에 몰래 드람옌을 밀반입해 가지고 있다가 스님들께 혼난 일이 많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사원 생활의 엄중함도 로둡 법사의 음악 열정을 잠재울 수 없었다. 이에 사원 대중 스님들은 차츰 로둡 법사의 음악에서 불교의 오묘한 진리를 엿보기 시작했다. 대중 스님들이 때론 민속악기인 드람옌으로, 때론 티베트인이 즐기는 만돌린으로 울려 퍼지는 그의 음악에서 ‘현대화된 불음의 참맛’을 느낀 것이다.
로둡 법사는 19세가 되던 해에 교육과정을 마친 후 사원을 나와 네팔과 인도를 거쳐 21세가 되는 해에 영국에 정착했다.
‘Telegraph’는 “로둡 법사는 영국에서 11년째 티베트 불교를 알리는 법사로 활동하는 한편 티베트에 뿌리를 둔 대중음악가로 활동하고 있다”며 “그는 티베트 역사를 담은 대중음악을 만들기도 선보이기도 하고, 영국인에게 부처님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티베트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그는 싱어 송 라이터로서 영국을 비롯해 유럽 일대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아내 그리고 두 자녀와 함께 런던에서 티베트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큰 가피”라는 로둡 법사는 “음악을 계속 할 수 있었던 것은 티베트 불교와 역사 그리고 문화를 알리고 싶다는 서원에서 비롯된 것이다. 내 노래 대부분 티베트 불교의 수행과 만리타향에서 살고 있는 티베트인의 향수, 매서운 칼바람 같은 망명 생활 등을 담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Telegraph’는 “로둡 법사는 이번 WOMAD 페스티벌에 앞서 80세를 맞은 달라이 라마에게 자신이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를 헌정해 주목받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로둡 법사는 “민족의 독립과 평화를 위해 평생 헌신하셨던 달라이 라마 성하에게 깊은 감사를 표하고 싶었다”며 “어릴 적 티베트에 살 때는 가족의 사랑과 관심이 이렇게까지 소중하다고 여기지 않았다. 지금은 가족들이 세상에게 가장 소중하고 또 가장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되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