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시코쿠 '오헨로 순례길' 순례자숙소 폐쇄사례 급증(현대불교 20/04/01)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20.04.02 조회2,260회 댓글0건본문
키쿠야 젠콘야도 앞에서 순례자와 이야기하는 카네소씨 부부. 사진출처=토쿠시마 신문
일본의 유서 깊은 불교 순례길인 ‘시코쿠 88개소 사찰순례길’, 통칭 ‘오헨로 순례길’의 순례자 숙소가 급감하고 있다. 3월20일 시코쿠 지역 언론 ‘도쿠시마 신문’은 18년 만에 문을 닫은 순례자 숙소 ‘키쿠야 젠콘야도(善根宿)’를 중심으로 이같은 현상에 대해 보도했다.
젠콘야도는 1200년 역사의 오헨로 순례길을 찾는 순례자를 위해 지역 신자들이 운영하는 숙소를 일컫는다. 순례자 가운데 불보살의 화신이 있다고 믿는 시코쿠의 민간신앙에 따라 순례자들에게 잠자리를 마련하는 것은 선근을 쌓는 일로 여겨져 온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최근 도쿠시마(德島)현 아난(阿南)시에 소재한 키쿠야 젠콘야도는 "18년간의 역사를 뒤로 하고 문을 닫는다"고 공지했다. 키쿠야 젠콘야도를 운영해 온 카네소씨 부부가 운영 중단을 결정한 이유는 노령과 거주지 이전이다.
주택설비공사 업체를 운영하는 카네소씨 부부는 “회사 근처에 88개소 사찰 중 한 곳인 뵤도지(平等寺. 22번)가 있다. 어느 날 잠자리를 구하지 못해 길가를 헤매던 순례자를 재워준 것이 젠콘야도를 시작한 계기”라며 “지난 18년 간 이곳을 이용한 순례자들은 국내외를 포함해 1만 수천 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키쿠야 젠콘야도는 약 20평방미터의 단층 조립식 건물. 젠콘야도를 시작한 이래 지인들에게 이부자리나 필요용품을 기부 받고, 화장실과 세면시설을 갖추면서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특히 도보순례자들에게 인기를 끌어온 키쿠야 젠콘야도엔 감사의 메시지가 담긴 방명록이 가득 꽂혀있다. 아내인 카네소 준코(79)씨는 “남은 여생을 가족들과 보내기 위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결정했다”며 “더 이상 이곳을 운영할 수 없지만, 젠콘야도를 운영하는 동안 행복했고 많은 사람과의 만남으로 삶이 풍성했던 것에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코쿠의 젠콘야도들은 지역주민의 신심 혹은 우연한 계기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폐쇄 사례가 크게 늘었다. 가장 큰 이유는 운영자 노령화와 시설 노후화로 꼽힌다. 실제 지난해 도쿠시마 현 내의 유명 젠콘야도 중 한 곳은 시설 노후화를 이유로 철거됐으며, 현 내의 다른 젠콘야도는 운영자의 사망에 따라 자동 폐쇄됐다.
사용자와 주민간의 문제로 폐쇄되는 곳도 적지 않다. 시코쿠에서 숙박업에 종사하는 한 남성은 “많은 젠콘야도들은 지역주민들이 신심으로 세운 시설이다. 그러나 시코쿠 순례길을 단순 도보여행으로 생각하는 관광객이 늘면서, 순례자가 아닌 관광객의 입장으로 젠콘야도를 사용하는데 문제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박영빈 객원기자
출처 : 현대불교신문(http://www.hyunbulnews.com)
일본의 유서 깊은 불교 순례길인 ‘시코쿠 88개소 사찰순례길’, 통칭 ‘오헨로 순례길’의 순례자 숙소가 급감하고 있다. 3월20일 시코쿠 지역 언론 ‘도쿠시마 신문’은 18년 만에 문을 닫은 순례자 숙소 ‘키쿠야 젠콘야도(善根宿)’를 중심으로 이같은 현상에 대해 보도했다.
젠콘야도는 1200년 역사의 오헨로 순례길을 찾는 순례자를 위해 지역 신자들이 운영하는 숙소를 일컫는다. 순례자 가운데 불보살의 화신이 있다고 믿는 시코쿠의 민간신앙에 따라 순례자들에게 잠자리를 마련하는 것은 선근을 쌓는 일로 여겨져 온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최근 도쿠시마(德島)현 아난(阿南)시에 소재한 키쿠야 젠콘야도는 "18년간의 역사를 뒤로 하고 문을 닫는다"고 공지했다. 키쿠야 젠콘야도를 운영해 온 카네소씨 부부가 운영 중단을 결정한 이유는 노령과 거주지 이전이다.
주택설비공사 업체를 운영하는 카네소씨 부부는 “회사 근처에 88개소 사찰 중 한 곳인 뵤도지(平等寺. 22번)가 있다. 어느 날 잠자리를 구하지 못해 길가를 헤매던 순례자를 재워준 것이 젠콘야도를 시작한 계기”라며 “지난 18년 간 이곳을 이용한 순례자들은 국내외를 포함해 1만 수천 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키쿠야 젠콘야도는 약 20평방미터의 단층 조립식 건물. 젠콘야도를 시작한 이래 지인들에게 이부자리나 필요용품을 기부 받고, 화장실과 세면시설을 갖추면서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특히 도보순례자들에게 인기를 끌어온 키쿠야 젠콘야도엔 감사의 메시지가 담긴 방명록이 가득 꽂혀있다. 아내인 카네소 준코(79)씨는 “남은 여생을 가족들과 보내기 위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결정했다”며 “더 이상 이곳을 운영할 수 없지만, 젠콘야도를 운영하는 동안 행복했고 많은 사람과의 만남으로 삶이 풍성했던 것에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코쿠의 젠콘야도들은 지역주민의 신심 혹은 우연한 계기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폐쇄 사례가 크게 늘었다. 가장 큰 이유는 운영자 노령화와 시설 노후화로 꼽힌다. 실제 지난해 도쿠시마 현 내의 유명 젠콘야도 중 한 곳은 시설 노후화를 이유로 철거됐으며, 현 내의 다른 젠콘야도는 운영자의 사망에 따라 자동 폐쇄됐다.
사용자와 주민간의 문제로 폐쇄되는 곳도 적지 않다. 시코쿠에서 숙박업에 종사하는 한 남성은 “많은 젠콘야도들은 지역주민들이 신심으로 세운 시설이다. 그러나 시코쿠 순례길을 단순 도보여행으로 생각하는 관광객이 늘면서, 순례자가 아닌 관광객의 입장으로 젠콘야도를 사용하는데 문제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박영빈 객원기자
출처 : 현대불교신문(http://www.hyunbul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