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장 자승스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과 환담(불교신문 11/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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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11.10.24 조회1,929회 댓글0건본문
지난 9월30일 파리에서 열린 유네스코 각국 대사 초청 만찬.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 등 한국불교 대표단은 한국불교 세계화를 위해 지난 9월27일부터 10월3일까지 프랑스 파리를 찾았다.
대표단은 3일간의 ‘한국불교문화의 날’ 행사를 비롯해 유럽 내 최대 규모의 범기독교 공동체인 떼제공동체 방문, 파리7대학 방문,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과의 환담 및 유네스코 각국 대표부 대사 초청 만찬, 파리 길상사 교민 위로 법회 등 7일간의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며 한국불교 세계화는 물론 국제협력 증진과 종교간 교류 강화에도 기여했다.
마음 건강까지 채워주는
사찰음식 정신에 큰 감동
만찬장 각국 대사 감탄
조계종과 유네스코(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가 ‘연등축제의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와 ‘룸비니 복원불사’에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지난 9월30일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유네스코 본부 6층 접견실에서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과의 환담을 통해 이같이 합의했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역사가 단절된 유적지가 아닌 1700년 전통을 면면이 이어오고 있는 한국불교의 여러 유.무형 문화를 세계인과 함께 관람하고 보존, 계승하기 위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당부했다.
이에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유네스코는 현대화되면서 사라지는 유.무형의 문화를 지켜나가고 있으며 한국불교가 우리처럼 노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앞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문제를 협력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이어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지난 8월 예방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제안한 부처님 탄신지 룸비니 복원불사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총무원장 스님이 “반 총장이 유엔과 유네스코, 불교국가 등이 협력해 룸비니 복원불사를 추진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하자, 보코바 사무총장은 “지난해부터 룸비니 복원작업을 반 총장과 논의 중이며 내년에 함께 네팔 룸비니를 방문해 네팔정부와 복원에 대해 이야기할 계획”이라며 “한국불교 등 여러 불교국가나 단체가 함께 동참해주면 보다 쉽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만큼 시간을 내주시면 꼭 방문 일정에 맞출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와함께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오는 11월 방한하는 보코바 사무총장에게 한국 전통사찰에서의 템플스테이 참가를 제안했으며 보코바 총장은 “아주 유혹적인 제안”이라며 템플스테이 참가와 전통사찰 방문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한 보코바 총장은 내년 1월 아이티 쓰나미 피해 발생 2주기를 맞아 아이티를 직접 방문할 때, 지난 9월 조계종이 건네준 아이티 아동구호기금(40만 달러) 진행상황을 직접 점검하겠다고 약속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보코바 사무총장과의 환담에 이어 유네스코 본부 7층 연회장에서 유네스코 각국 대표부 대사 초청 만찬인 ‘생명과 평화를 위한 공양’을 갖고 사찰음식을 각국 대표들에게 널리 알렸다.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과 데이비슨 헵번 총회 의장 등 유네스코 본부 집행부와 각국 대표부 대사 부부 등 60여 명이 참가한 이날 만찬은 한국불교 동영상을 관람한 뒤 한국사찰음식으로 저녁공양을 하며 한국불교와 사찰음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송이장아찌, 곰취쌈밥, 빈자전 등 한국사찰음식을 맛본 유네스코 각국 대사들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특히 각국 대사들은 깊은 맛에도 놀랐지만 사찰음식이 단순한 음식섭취가 아니라 그 속에 생명과 평화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엘레노라 미트로파노바 유네스코 노르웨이 대사는 “기회가 된다면 한국을 방문해 한국의 사찰과 불교문화를 직접 체험해보고 싶다”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한국불교 대표단은 지난 9월30일 유네스코 본부 연회장에서 열린 유네스코 각국 대표부 대사 초청 만찬과 함께 파리7대학 야외특설무대에서 영산재를 시연했다. 사진은 영산재를 관심있게 관람하는 파리7대학 사람들. |
■ 파리7대학서 ‘한국불교’ 홍보
총장 환담…학생들과 간담회
“동국대와 교류 힘 보탤 것”
한국불교 세계화를 위한 한국불교대표단은 지난 9월30일 프랑스에서 유일하게 한국학과를 운영 중인 파리7대학에서 현지 학생을 대상으로 한국불교를 알린데 이어 10월2일에는 프랑스 내 유일한 한국사찰인 파리 길상사를 방문해 교민불자들을 격려했다.
이날 파리7대학 방문은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과 빈센트 버거 총장과의 환담에 이어 영산재 공연, 한국학과 학생들과의 한국불교를 주제로 한 간담회 등으로 마련됐다.
버거 파리7대학 총장은 “파리7대학은 프랑스 내에서 유일하게 한국학과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6년 동안 학생수가 3배이상 늘어날 만큼 학생들의 관심이 높아 학교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한국학과 학생들이 한국불교를 배우고 체험하고자 한다면 템플스테이 참가, 연구자료 제공 등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파리7대학과 동국대 간의 교류협력 증진에도 힘을 보태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환담에 이어 동희범음회 대표 동희스님이 야외특설무대에서 1시간여 동안 영산재를 선보였으며, 중앙종회의원 향적스님과 미국 햄프셔대학 교수 혜민스님, 동희법음회 대표 동희스님은 교내 강의실에서 한국불교의 특징, 다른나라 불교 현황, 티베트 음악과 한국 영산재와의 차이 등 학생들의 잇따른 질문에 대답하며 한국불교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가는 시간을 가졌다.
파리7대학 학생들과의 반가운 인사. |
또한 한국불교대표단은 지난 2일 프랑스 내 유일한 한국사찰인 파리 길상사를 찾아 창건 18주년을 축하하고 교민불자들을 격려했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지현스님은 법문을 통해 “맑고향기롭게 회주셨던 법정스님이 18년 전 프랑스에 길상사라는 큰 별을 띄우셨다”면서 “여러분들은 그 큰 별에서 가슴으로 하는 신앙, 나눔으로 사는 생활, 하루 한번은 자신을 위해 기도하기 등을 실천하는 불자로 신행활동을 이어가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 총무원장 자승스님, 현지 인터뷰
“한국불교는 우물 안 개구리
해외포교 로드맵 수립”
“지난해 미국에 이어 프랑스에 와 보니 한국불교가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것을 또 다시 깨닫게 됐습니다. 외국인들은 1700년 한국불교를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미국과 프랑스 방문을 통해 깨달은 것들을 바탕으로 10년, 20년 더 길게는 50년 후를 바라보며 한국불교 세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지난 1일 프랑스 파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국불교 세계화를 위해 10년, 20년 더 나아가 50년 후를 생각하며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파리7대학에서 많은 학생들이 환영해 주는 모습을 보며 한국불교를 알릴 수 있겠다는 희망과 기회가 생겨 감동이었다고 밝힌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한국불교의 세계화라는 서원을 실현하기 위한 제일 우선 과제로 해외포교를 전담할 인재 양성을 꼽았다.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불교학이나 한국학을 연구하는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해마다 10만 달러를 지원하고, 외국인 스님을 양성해 고국에서 한국불교를 널리 알리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한국사찰이 많은 곳에는 해외교구를, 1~2곳의 사찰이 있는 곳에는 한국불교대표부를 설치해 책임감을 갖고 해외포교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유엔 같은 국제기구에 스님을 파견하는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해외포교를 위한 종단의 로드맵을 재점검하면서 해외포교를 전문적으로 전개할 우수한 인재를 양성해 나갈 것입니다. 필요하다면 유럽 내 최대 범기독교 공동체인 떼제공동체에 한국불교사업단 직원을 6개월 정도 보내 몸으로 직접 체험하고 우리의 템플스테이와 접목할 부분을 찾게 하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을 만큼 인재양성에 적극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일본불교 용어인 젠(Zen)이라는 용어 대신 한국불교의 ‘참선’이라는 용어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들어 가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아시아전문박물관인 기메박물관 내 용품점을 둘러보니 우리의 ‘참선’이라는 용어는 어디에도 없고 일본의 ‘젠’이라는 용어만 사용되고 있는 등 참선이 마치 일본의 것인냥 비쳐지고 있어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한국불교는 참선의 전통이 그대로 계승되고 있는 만큼 이를 해외에도 널리 알릴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