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적 스님은 지난 11일 파리 외방 전교회에서 프랑스 가톨릭 신자들을 대상으로 한국불교를 소개하는 강연을 했다. (사진=파리 길상사) |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 의장을 지낸 향적 스님이 저서 <깨달음에는 국경이 없다> 불역본 <L'Éveil n'a pas de frontières> 출판을 기념하는 행사가 프랑스에서 열렸다.
전세계에서 책과 저작권의 날을 기념하고, 국내에서는 인천이 2015년 세계 도서 수도로 선정된 날을 기념하는 등 4월 출판계에 다양한 행사가 개최됐다.
이 기간 동안 프랑스에서는 향적 스님의 저서 <L'Éveil n'a pas de frontières(깨달음에는 국경이 없다)> 출판을 기념한 여러 가지 행사가 개최됐다.
스님의 수도원 생활기 엮은 책
책은 지난 2009년 국내에서 소개된 <프랑스 수도원의 고행>의 불역본이다.
스님이 1989년 1년여 동안 프랑스의 가톨릭 수도원 Pierre-qui-Vire(삐에흐 끼비르)에 머물면서 불교 수행자로서 가톨릭의 수행 방식과 공동체 생활을 체험하면서 느낀 단상들을 기술한 것이다.
스님의 책을 한국불교 전문가인 파리 7대학 한국학과 야닉 부루느통 교수가 불어로 번역해 2014년 말 출간됐다.
프랑스 언론, 전면기사로 다룰 정도로 관심 커
향적 스님의 책은 프랑스 현지 출판 기념행사에 앞서 프랑스 대표 언론인 LA CROIX (라크루아)지 4월 1일자 전면 기사로 다뤄졌을 정도로 한국 스님의 프랑스 가톨릭 수도원 공동체 체험은 현지인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스님이 책을 통해 전달한 종교간 대화와 공생이라는 주제는 최근 종교간 대립과 갈등으로 인해 일어난 일련의 사태에 비춰볼 때 시사 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받고 있다.
스님은 지난 11일 파리 외방 전교회를 시작으로, 파리 길상사와 주불 한국문화원, 삐에흐 끼비르 수도원에서 출판기념행사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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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적 스님 책의 불어판 출판 소식을 전면 기사로 다룬 라크루아지 (사진=라크루아지 캡춰) |
파리 외방 전교회서 법문
파리 외방 전교회는 아시아 지역 선교를 목적으로 1658년에 설립됐다. 아시아, 특히 한국의 천주교 역사와 큰 인연을 맺고 있는 수도회이다. 파리 중심지에 자리 잡고 있는 전교회 본부에서 열린 강연회에는 80여 명이 참석했다. 대부분 프랑스 가톨릭 신자들이었고 프랑스에 체류 중인 한국의 신학생, 수녀도 있었다.
행사는 불교에 생소한 대중들을 위해 책을 번역한 야닉 부루느통 교수가 한국불교에 대한 개략적인 소개 후 향적 스님이 강연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스님은 책을 쓰게 된 배경과 수도원 체험을 소개했다.
파리 외방 전교회 본부 책임자로 한국에서 수 십년 동안 생활한 미셀 홍생 (Michel Roncin) 신부는 “파리 외방전교회가 생긴 이래 한국 스님 강연은 처음”이라며 “이번 향적 스님의 불어본 출판이 프랑스에 한국 불교와 가톨릭 교회간 상호 교류의 출발이 되기를 희망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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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향적 스님 특별초청 법회 후 파리 길상사 대중들과 함께 (사진=파리 길상사) |
파리 길상사서 교민과 봉정 법회
12일, 파리 근교 길상사(주지 혜원 스님)는 향적 스님의 저서 출판을 기념하는 특별초청 봉정 법회를 봉행했다.
향적 스님은 지난 1993년 파리 길상사 창건 전부터 교민 불자들을 지도했다. 이날 법회는 스님과 옛 지인들과의 뜻깊은 만남의 장이었다.
17일, 스님은 주불 한국문화원(원장 이종수)에서 출판 강연회와 독자와의 토론 시간을 가졌다. 행사에서는 재불 교민과 현지인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문화원 행사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화환을 보냈고, 신임 주불 모철민 대사가 참석했다.
18~19일, 스님은 삐에흐끼비르 수도원에서 출판 기념행사와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스님은 40여 수사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 강연회에서 “낯선 동양의 불교 수도자를 기꺼이 맞이해 주신 수도원의 수사들에게 죽기 전에 고마움을 표현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책을 정리했다”고 했다.
스님은 “당시 수도원에서 체류하면서 배운 수사들의 청빈의 삶을 기억하며 불교 수행에 거울로 삼아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이번 행사는 파리 길상사 주지 스님이 기획했다. 길상사 주지 혜원 스님은 “향적 스님의 프랑스 본 출판을 계기로 한국불교를 소개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책들이 지속적으로 번역 출판되길 바란다. 이 책들이 프랑스 지성인들에게 한국 문화 근간인 불교문화와 정신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편집자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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