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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 간화선 뿌리 내리길”(불교신문 14/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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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15.01.18 조회1,46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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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기메 동양 박물관에서 10월29일부터 31일까지 한국 선불교를 소개하는 행사가 개최됐다. 금정총림 범어사 주지 수불스님이 초청돼 간화선 실참 및 강연회를 실시해 프랑스에 생소한 한국 선불교 전통을 알렸다.

기메 동양 박물관은 1889년 에밀 기메 씨에 의해 설립될 당시부터 아시아의 종교, 특히 불교문화를 알리는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 온 곳으로, 1891년 박물관 도서관에서 최초로 거행된 불교 의식은 당시 프랑스 저명인사들에게 큰 감화를 주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기메 박물관의 전통은 지금까지 이어져, 정치와 종교가 명확히 분리된 프랑스 사회에서 국립 박물관이라는 공공장소임에도, 예외적으로 종교 의례를 거행하는 곳으로 독특한 자리를 매김하고 있다. 그동안 이 박물관을 통해 인도, 중국, 일본 불교문화가 현지인들에게 꾸준히 알려진 반면 한국 불교에 대한 소개는 극히 미비했다.

5년 전 일본 임제종 선사들이 일본의 참선 문화를 소개하는 행사에 참여한 적이 있다. 일본 공공기관과 사립기관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성대하게 열린 행사를 지켜보면서, 언젠가 같은 장소에서 한국의 선불교 전통을 소개하고 싶다는 원을 세웠다.

시절 인연이 도래해, 기메 박물관에서 한국 선불교 문화 행사를 개최하자는 제안에 흔쾌히 응했으며, 지난 1년간 지인들의 크고 작은 손길에 힘입어 행사를 여법하게 치룰 수 있었다. 특히 전통 문화재 수리와 복원을 전문으로 하는 ‘도화원’ 소속 장인들이 신심과 원력으로 제작한 5m 높이의 괘불을 선보여 환희심을 자아내게 했다.

괘불로 장엄한 자리에서 3일간 수불스님의 지도하에 간화선 수행의 요체와 수행 방법이 현지인들에게 소개돼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현지인들의 큰 관심을 지켜보면서, 무엇이 이들로 하여금 관심을 갖게 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됐다.

이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은 기메 행사가 1회성 행사로 그치지 않고 꾸준히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교훈이 될 것이며, 나아가 한국 불교를 외국에 소개하는데 있어 참고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기메 박물관의 입장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 기메 박물관이 정한 주제 ‘21세기에 선(禪)을 가르치다’에서 잘 드러나는데, 간화선이라는 전통이 오늘날 어떤 형태로 살아 숨 쉬는지 관심을 보였다는 점이다.

이러한 취지에서 수불스님을 초청해 간화선이 현대인의 삶에 어떻게 접목 가능한지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자 했던 것이다. 이번 행사 브로셔에 실린 기메 박물관 소피 마카리우 관장의 글에서도 잘 드러난다.

“현재 세계 곳곳에서 종교들은 변화를 겪고 있다. 아시아 전통을 알리고 가장 숭고한 예술적 표현들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와 동시에 시대의 변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대선사들과 마음을 터놓고 수준 높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 또한 중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수불스님을 모시고 기메 박물관에서 개최하는 행사가 새로운 지식과 새로운 경험으로 정신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유서 깊은 장소에서 최초로 한국 선사를 모시고 간화선을 소개하는 행사가 열렸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남다르다. 이번 행사는 한국 불교가 기메 동양 박물관의 역사에 획을 긋는 의미 있는 행사였을 뿐만 아니라, 우리 과거를 돌이켜보고, 이 시대에 한국 불교가 외래문화와 어떻게 교류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소중한 교훈을 준 행사였다.

앞으로 한국 불교의 법의 꽃비가 프랑스에 흠뻑 내리기를, 그리고 우리 사회에 간화선이 더욱 널리 보급되기를 발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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