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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교·이슬람·불교 寺院이 한 곳에… 佛의 종교화합 실험(조선일보 13/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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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그루 작성일2013.08.21 조회1,95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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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종교 갈등이 극심한 가운데 인구 2만5000명인 프랑스의 한 소도시가 파격적인 '실험'에 나섰다. 불교와 유대교, 이슬람교 등 서로 다른 종교의 사원을 한 지역에 세워 종교 간 화합을 도모하는 이례적인 시도다.

프랑스 파리에서 동쪽으로 약 30㎞쯤 떨어진 소도시 뷔시 생 조르주(Bussy-Saint-Georges)가 그 무대다. 지난 16일 이곳을 찾았다. 교외선 옆 비포장 도로를 5분쯤 달리니 3층짜리 현대식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입구에는 불탑(佛塔) 두 쌍과 함께 한자(漢字)로 '불광산법화선사(佛光山法華禪寺)'라고 쓴 표지석이 서 있었다. 면적 6500㎡(약 2000평)에 달하는 유럽 최대 규모 사찰로, 지난해 문을 열었다.

사찰에서 200m쯤 떨어진 곳에선 지붕이 곡선 형태인 모스크(이슬람 사원) 공사가 한창이었다. 바로 옆 공터에는 내년에 시나고그(유대교 사원)가 들어선다는 내용의 안내판이 설치돼 있었다. 공사 책임자인 니콜라 사뮈엘(41)은 "이슬람과 유대교 사원 사이에는 담장도 없다"고 말했다.

이 복합공간의 이름은 '종교 광장(esplanade des religions)'. 불교와 유대교, 이슬람교, 아르메니아 사도교 등 4개 종교의 사원이 2만2000㎡(약 6600평) 부지에 들어선다. 여기서 500m 떨어진 곳엔 가톨릭 성당도 있어, 주민들은 이곳을 '종교 클러스터(cluster·집결지)'라고 불렀다.

'종교 광장' 프로젝트는 10년 전 위그 롱도(Rondeau) 시장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 프랑스 정부가 이곳을 신도시로 개발하자 파리의 중산층이 이주해 왔고, 2000년대 초 인구는 2만5000명으로 늘었다. 그 가운데 약 40%는 고소득층의 아시아인이 차지했다. 이들은 불교·이슬람교 등 다양한 종교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변변한 종교시설이 없어 야외 광장 등에서 종교 집회를 가졌다. 그러나 공개된 장소에서 종교 집회를 허용하면 타 종교에 위화감을 조성하거나 신자들 간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우려가 컸다.

롱도 시장은 고심 끝에 시(市) 차원에서 종교 사원 건립을 지원하되, 이들을 한곳에 모으기로 했다.

시는 종교시설을 짓는 땅을 1㎡당 50유로(약 8만원)의 싼 가격에 제공하는 파격적인 혜택을 제시했다. 이 지역 땅값은 보통 1㎡당 200유로 이상이다.

그 대신 엄격한 조건이 붙었다. 주차장은 공용으로 사용하고 종교 시설 간 담장은 짓지 못하게 했다. 특히 종교적 갈등이 심한 유대교와 이슬람 사원은 바로 옆에 짓도록 했다.

각 종교 단체도 이에 적극 호응했다. 이슬람 사원은 특유의 원형지붕을 아주 작게 만들어 외부에서는 잘 보이지 않게 했다. 불교 사원의 불탑들도 장식이 호화롭지 않은 현대적 스타일로 디자인했다. 또 종교에 관계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했다. 유네스코(UNESCO)도 뷔시 생 조르주를 '종교 간 대화의 도시'라고 부르며 이 프로젝트를 지지했다.

이 작업이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다. 시 정부는 종교활동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정교(政敎)분리 원칙을 어겼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또 종교 간 화합에 부정적인 일부 신도들이 기부금을 제대로 내지 않으면서 유대교 사원 등은 아직 공사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픽] 프랑스 뷔시 생 조르주의 '종교 광장' 배치 구조 / 뷔시 생 조르주 위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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