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장 자승스님은 3월1일 레바논 동명부대를 격려방문했다. 사진은 동명부대 고정감시초소를 방문한 총무원장 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레바논 동명부대를 찾아 장병들을 격려하고 세계평화기원 법회를 봉행했다. 이와 함께 이슬람 지도자 등 지역 종교지도자들과 환담을 갖고 전쟁 종식과 평화안착을 위해 종교계가 함께 노력해가기로 마음을 모았다.

총무원장 자승스님 등 조계종 방문단은 현지시간으로 3월1일 레바논에서 UN평화유지군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동명부대를 방문, 장병들을 격려했다.

이번 조계종 방문단에는 총무원장 스님을 비롯해 군종특별교구장 정우스님, 조계종 사회부장 정문스님, 조계사 주지 원명스님,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진화스님, 육군사관학교 군종실장 함현준 법사, 이기흥 조계종 중앙신도회장, 김동건 불교포럼 상임대표 등이 동행했다.

  
동명부대 환영인사에 거수경례로 화답하는 총무원장 스님.

총무원장 자승스님의 동명부대 방문은 해외 파병부대 격려와 군불교 활성화, 이웃종교와의 교류 차원에서 이뤄지게 됐다. 총무원장 스님은 지난해 11월 태풍 하이옌 피해 지원을 위해 필리핀 아라우부대를 방문했을 당시, 해외 파병부대에 대해 관심을 갖고 레바논 방문을 추진하게 됐다.

레바논은 이슬람, 가톨릭, 유대교 등 18개 종파를 합법적으로 인정하는 다종교 국가다. 종교간 대화와 화합을 위한 노력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인근 국가인 시리아와 이스라엘 등과의 군사 갈등, 불안정한 정치 상황 등으로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동명부대는 지난 2007년 창설된 이후 레바논 남부 티르지역에서 평화와 안정을 위한 감시활동과 지역 주민들을 위한 지원사업을 펼치며 국위선양에 앞장서고 있다. 현재 15진 인원 300여 명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총무원장 자승스님 등 한국불교 지도자들은 세계평화기원법회에서 평화와 공존을 기원했다.

이날 총무원장 스님 등 방문단은 동명부대 군법당인 호국 동명사에서 불자 장병들과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법회를 봉행했다. 특히 이 자리에는 유엔평화유지군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스리랑카 장병들도 함께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법회에서 총무원장 스님은 “레바논은 정치적 소용돌이 한 가운데 위치하고 있지만 종교 화합의 모습은 중동 여느 나라와 다르다고 생각한다. 평화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대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았다”며 “레바논의 이웃을 소중한 인연으로서 마음까지 품어주시고 더없는 불제자의 관계로 다시 뵙기를 기원한다”고 당부했다.

군종교구장 정우스님도 “동명부대에 와서 대한민국의 기상을 드높이는 장병들을 보니 기쁘다. 오는 4월 동명부대 16진 파견 때 스님 파견을 지원하겠다”며 “어떤 생각을 갖고 사느냐가 행동과 습관, 성격을 결정짓고 나아가 운명을 결정하게 된다”고 올바른 생각을 갖고 활동하는 장병들이 되어 줄 것을 당부했다.

  
세계평화기원법회에 동참한 동명부대 불자 장병들.

이어 조계종 방문단과 동명부대 불자 장병들은 한 마음으로 테러와 전쟁, 기아와 난민이 가득한 이 사바세계에 평화와 안녕이 깃들기를 발원했다.

함남규 동명부대장은 “동명부대를 방문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스님들의 말씀처럼 더욱 정성을 다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으며, 호국 동명사 금강회장 박용익 소령은 “어려운 여건이지만 주말마다 법회를 하는 것이 부대 생활의 큰 즐거움이다. 총무원장 스님과 많은 스님들께서 오셔서 함께 해 주시니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현지시간으로 3월2일 오전 동명부대 장병들과 함께 식사를 한 뒤, 자비나눔 기금으로 마련한 격려금을 동명부대에 전달하는 것을 끝으로 동명부대 방문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편 기원 법회에 앞서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부르글리야 모스크를 찾아 미드라드 합발 수니파 무프티(이슬람 고위 종교지도자)와 환담을 갖고 평화안착을 위한 종교의 역할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세계평화기원법회에는 스리랑카 부대원들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 자리에서 미드라드 합발 수니파 무프티는 종교화합과 평화를 위해 먼 길을 달려와 준 총무원장 스님과 조계종 방문단에 감사를 표하며 “불교는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해 스스로를 절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불교와 이슬람의 가르침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총무원장 스님은 “종교로 인한 갈등은 불행한 일이다. 종교 갈등은 다름을 존중하고 이해할 때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며 “불교는 모든 종교의 가르침을 존중하고 예우하고 있다. 이슬람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이곳에 평화가 깃들기를 기원하겠다”고 화답했다.

또 이 자리에서 총무원장 스님은 부르글리야 지역 현안 문제인 공동묘지 부지 매입을 위해 불교계에서 4000만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총무원장 스님은 레바논 부르글리야 시청에서 열린 취약계층을 위한 동명부대 물품 공여식에 참석, 하산 압둘라 시아 무프티, 미카엘 아브라스 로마가톨릭 대주교, 나빌 하지 마론가톨릭 대주교 등 종교지도자들과 만나 평화 안착을 위한 종교의 역할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동명부대 물품공여식을 위해 참석한 총무원장 스님에게 현지 어린이들이 환영하고 있다.
  
총무원장 스님은 이슬람 수니파 종교지도자를 만나기도 했다.
  
총무원장 스님 격려 방문 기념 동판 제막식.
  
총무원장 스님이 함남규 동명부대장에게 선물을 수여했다.
  
레바논 동명부대에서 세계평화기원법회 후 기념촬영.
  
총무원장 자승스님의 격려방문을 환영하는 레바논 아이들.
  
총무원장 스님이 동명부대를 순시하며 부대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동명부대 생활관을 찾은 총무원장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