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음식을 맛보려 모인 외국인들. |
유네스코 등재 위한 전통산사 사진
인경체험 연꽃등 만들기 등 선보여
한국문화원 발디딜틈 없이 인산인해
25일 오후 프랑스 파리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한국문화원. 한국불교문화 체험행사에 참석한 현지 시민들이 전통산사의 사계절 풍경을 담은 사진들을 둘러보며 아름답다는 말을 연발했다. 스님들이 직접 내놓은 사찰음식을 처음 접한 시민들도 이미 힐링 음식의 매력에 흠뻑 빠져든 듯 했다.
파리11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루쉴 사불낭(23)씨는 “한국에서 템플스테이를 체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생겼다”면서 “사찰에서 비빔밥을 꼭 먹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친구와 함께 행사장을 찾았다는 바르바라 드루엔(50)씨도 “사찰음식에서 건강한 맛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막심 까나(24)씨도 “기름진 음식들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며 흐뭇한 미소 지었다.
‘한국불교로의 여행’을 주제로 열린 이날 체험 전시회는 조계종이 한불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유럽 문화의 중심지 프랑스에서 한국불교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마련한 첫 공식행사이다. 이에 한국불교에 대한 이해를 돕는 다양한 전시와 더불어 누구나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펼쳐 좋은 호응을 얻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과 해인사 주지 향적스님 등이 전시회를 둘러보고 있다. |
2011년부터 세계유산 등재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법주사, 마곡사, 선암사, 대흥사, 봉정사, 부석사, 통도사 등 7개 사찰의 주요 전각과 성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진들이 행사장 벽면을 가득 채웠으며, 인경체험과 연꽃등 만들기, 전통문양 그리기 체험 장소에도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했다. 예불과 참선, 울력 등 수행자의 일상을 보여주는 닥종이 인형 전시 주변에도 사진 찍는 사람들로 붐볐다.
중요무형문화재 50호 영산재 이수자 동환스님과 법천스님의 범패 소리 공연도 참석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권선과 효도, 정진의 내용을 담은 동환스님 소리에 법천스님의 북반주가 어우러지자 시민들도 신기한 듯 카메라셔터를 눌러댔다.
특히 이날 행사장에는 300여 명의 인원이 몰려 한국불교에 대한 높은 관심을 읽을 수 있었다. 한국문화원 관계자들도 “문화원 개원 이래 이렇게 많은 이들이 하루 저녁에 모인 건 처음”이라고 입을 모았다. 미리 준비한 사찰음식도 20여 분만에 금세 동났다.
한국의 전통문양 그리기 체험을 하고 있는 외국인들. |
이날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개막식 인사말을 통해 “석굴암이나 팔만대장경 등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들은 대부분 오랜 역사의 불교전통 속에서 탄생됐다”면서 “따라서 한국의 불교는 곧 한국인의 삶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곳에서 진행되는 체험 전시회는 한국불교로의 여행, 참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친절하게 안내할 것”이라며 “짧은 기간이지만 찾아오시는 모든 분들이 한국의 전통문화를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한국과 프랑스의 민간 문화 교류가 더욱 폭넓게 이뤄지는데 기여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모철민 주프랑스 한국대사도 “한국문화 전반에 깊은 영향을 끼친 불교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자리이자, 역사 속 침략에 맞서 나라 보호에 기여한 스님들의 정신을 느낄 수 있는 뜻 깊은 행사”라며 “체험 전시회를 계기로 파리 시민들이 한국불교와 더욱 친숙해 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모철민 주프랑스 한국대사 |
총무원장 자승스님 등 조계종 대표단은 이날 개막한 전시회를 시작으로 파리에서 한국불교 전통문화 알리기에 나선다. 현지 주요 인사들과의 국제교류, 템플스테이 홍보, 사찰음식 특강 및 한국불교문화 소개 등을 위해 지난 25일부터 프랑스 방문에 나선 조계종 대표단은 29일까지 현지에 머물며 다채로운 한국불교의 전통과 문화를 선보인다.
이번에 프랑스를 방문한 조계종 대표단은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비롯해 수덕사 방장 설정스님, 해인사 주지 향적스님, 사회부장 정문스님,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성효스님, 중앙종회의원 호산스님, 태원스님, 우봉스님, 원경스님, 총무원 문화국장 용주스님,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사찰음식 전문위원 선재스님 등으로 구성됐다.
종단은 ‘한국불교 세계화’를 목표로 한국불교 알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2010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2011년에 파리, 2013년에 호주를 방문해 한국불교 문화를 알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친 바 있다.
동환스님의 소리 공연. |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전시회를 찾은 외국인과 관계자들에게 부각을 나눠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