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화 13호] 세계가 하나로 어울리는 세상을 향해 나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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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우민호 작성일2012.07.11 조회1,703회 댓글0건본문
송광사 강원 졸업 후 10여 년 동안 호주의 절 없는 절 보리사에서 찾아나서는 포교, 현지인 포교를 위해 몸으로 부딪치며 기본부터 하나하나 개척해 가고 있는 보안스님. 세계일화 3월호는 일상에서 보살행을 하여 삶 자체가 수행이 되고 포교가 되는 원력을 실천해 가는 보안스님을 만나보았다.
1. 호주는 왜 가게 되셨나요?
강원을 졸업하고 중국말을 배우면 경전공부가 쉽지 않을까 해서 대만에 갔었는데 새로운 세계, 더 넓은 세계에 눈을 뜨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대만에 2년 있다 영어를 공부하러 뉴질랜드에 갔는데 1년이라는 시간을 보내고 호주에 가게 되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사람들에게 도움되는 일들을 찾아서 하다 보니까 호주에서도 이미 10년에 접어들었습니다.
2. 스님의 원력은 무엇입니까?
부처님 말씀을 공부하다 보니 무주상 보시, 즉 조건 없는 사랑만이 진실한 사랑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고 그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세상을 평화롭게 하는 것에 내 인생을 바치자’라는 것이 원력입니다. 한마디 말이라도 내가 가진 것을 사람들과 나누려고 합니다.
3. 현재 절이 없으시다구요?
4년 전에 보리사로 호주 정부에 사찰로 등록을 했습니다. 호주는 건물이 없어도 사찰등록이 가능합니다. 작년부터 ‘반야원’이라는 중국절의 스님이 나의 생활을 잘 아는 까닭에 생활비 걱정하지 말고 함께 살 것을 요청해 와 중국 절에서 생활하면서 토요일 한국인을 위한 법회를 하고 있습니다. 법당을 함께 쓰고 같이 공양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4. 어떻게 포교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유학생들이 많은데요. 부모님들이 마음 놓고 아이들을 유학 보내고 믿고 맡길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호주에 있는 학생들에게 안전한 공간을 제공해 주고 싶었고 더 넓은 세상을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그러면서 호주인에게는 불교와 한국문화를 알려 줘서 세계가 하나로 어울리는 세상을 만드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려고 개척을 시작한 것입니다.
5. 포교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포기를 잘 할 때 포교가 잘 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포기하지 않으면 상대방을 잘 포용할 수 없습니다. 학생들과 2-3년 살게 되었을 쯤 포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르다고 생각하면서 학생들에게 요구했던 것, 어떤 틀 안에 묶어 놓으려고 했던 그 틀을 포기하기 시작한 거죠. 내가 스님이라는 것까지 포기했습니다. 학생들과 같은 눈높이, 같은 생각이면 자연히 마음의 삼투압작용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친구처럼 가족처럼 같이 살았습니다. 아이들에게 모든 것을 개방하고 살고 있습니다. 방값이 비싸서이기도 하지만 독방을 써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나의 감시자, 도반이자 스승이 되었습니다. 아이들과 같이 살아주고 김치 담가주고 밥해 주고 하는 것으로 포교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학생들의 마음이 열리면 그때 불교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해 오더군요.
6. 한국인 포교는 어떻게 하나요?
그냥 사람들 사이에서 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절에서 사람들을 기다리지 않고 직접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토요일 중국 절에서 한국불자들과 만나 1시간 정도 참선, 경행하고 수심결을 통해 수행한 것을 점검케 합니다. 앞으로 화엄경을 공부할 예정입니다.
7. 현지인 포교는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호주인들은 명상과 교리를 통해 불교를 받아들이고 있고 특히 태국불교를 좋아합니다. 저는 시드니 교도소에서 재소자들을 만나면서 얻은 생각을 가지고 명상시간을 만들어 지역신문에 공고를 내어 현지인 포교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매주 직접 불상을 모시고 교도소를 매주 방문하여 법회를 보고 있습니다. 중국 절과 함께 공원을 빌려서 연등, 합장주, 김치 만들기 등 문화행사를 3년째 하고 있습니다. 호주인들은 한 마디를 하면 그대로 받아들여서 오히려 포교하기가 수월한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언어가 포교에 큰 걸림돌이 되지 않습니다.
8. 앞으로 계획은요?
별다른 계획이 없어요. 그냥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사는 것이지요. 특별히 바라는 것이 있다면 인연이 된다면 언제나 누구나 와서 마음도 정리하고 쉬고 갈 수 있는 장소를 세상에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대담-세계일화 편집장 진서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