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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일화 27호]아르헨티나 고려사, 세계일화가 되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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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그루 작성일2013.06.11 조회2,11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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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먼 곳 아르헨티나 고려사(주지 성제스님)까지 관심을 두셔서 감사합니다.

아르헨티나는 90% 이상 천주교인 국가이며, 한인 교민들은 많은 분이 교회에 나가십니다. 안타깝게도 한인교회는 50여 개인 반면 한국사찰은 한마음선원, 고려사 두 곳뿐입니다. 타 한국 교민사회와 비슷하겠지만, 교회를 나가게 되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현 고려사도 부모님 세대는 절에 나오셔도 자식들은 성당, 교회에 나가고 있습니다.

현실적인 문제는 한정된 공간 안에 한국 교민사회가 형성되어있고, 한정된 직업군으로 서로서로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곳에 찾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젊은 친구들이나 어린이들도 마찬가지로 성당이나 교회를 가야 한글도 배울 수 있고 친구들도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5년이 되었지만, 방안에 비도 새고, 쥐 때문에 잠을 깨는 날도 빈번한 열악한 환경에 머물고 있습니다. 현지인이나 이곳에 관광 온 여러분께 아르헨티나에 있는 한국사찰을 알리기에 부족함이 많아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고려사는 매주 토요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는 참선을 하고 6시부터 십분 간 저녁예불 그리고 7시까지는 차담 시간을 가집니다. 일요일은 교민 불자 대상으로 사시기도 및 불교 교리를 겸비한 법문을 하고 있고, 매달 초하루는 재아 한인노인회관에 떡 공양을 하며, 매년 칠월칠석마다 경로잔치를 열어 재아교민들에게 효사상을 상기시켜드리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 외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스님 혼자서 절 살림과 기도 및 다른 프로그램을 운영하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실로 선배 소임자 스님들도 한문학당도 하고, 다도교실 및 불교교리 강좌도 하는 등 나름대로 노력을 하셨지만, 꽃을 다 피우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래도 꾸준히 노력한다면 아르헨티나에서도 아름다운 연꽃이 피지 않을까? 하루하루 발원합니다.

우리나라 지구 반 측 점인 너무 먼 도시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고려사. 25년 동안 사월 초파일에 나오는 신도들을 빼면 스무 명 내외의 신도들과 함께 이곳을 꾸려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에, 법당 천장에서 모래알 먼지가 불상을 더럽혀도, 쥐들이 집안을 활개치며 다녀서 밤잠을 설쳐도, 갑자기 비가 내리면 방 천장에서 비가 주르륵 새어도, 다른 곳으로 이전하기에는 정말로 어려운 재정난에 처해 있는 열악한 곳이라는 걸 이곳에 와서야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이곳에 온 이후로 계속 노력하며 원을 세우는 부분은 어떻게 하면 이곳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관심을 끌게 하는 것입니다. 그 중 하나가 조계종단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불교의 불모지일수록 종단적 차원에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곳 또한 알게 모르게 불교에 관한 관심과 특히 현지인들의 명상에 대한 관심이 날로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토요일 참선법회에 참가하는 현지인들은 20대 초반부터 50대까지입니다. 세대의 폭이 넓어서 잘 알려지기만 한다면 고려사가 한국 불교뿐만 아니라 불교를 알리는데 가교역할을 충분히 할 기회의 나라라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소임자 스님들이 인연 있는 스님들의 소개에 의해서 자유롭게 왔다 갔지만, 어쩌면 그러했기에 절의 발전이 더디었다고 생각도 듭니다. 만약 종단 차원에서 해외포교에 원력이 있는 스님을 최소 3명 정도 파견을 하고, 좋은 포교 프로그램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준다면 이미 뿌려진 불교 씨앗이 깊게 뿌리내려 부처님 가르침이 널리 꽃 피우는 건 시간문제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해봅니다.

다시 한 번 관심 둬주심에 감사드리며, 세계일화가 되는 그날까지 정정진 하겠습니다.

-고려사 주지 성제스님(국제불교학교 1기 졸업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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