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화 8호] 호주 멜번, 불교로 새 삶을 살게 된 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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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우민호 작성일2012.07.04 조회1,595회 댓글0건본문
호주 현지에 친하게 지내는 분이 은퇴 후, 전처와 자식들 문제로 스트레스를 무척 많이 받고 있었다. 어느 날 정말 심각하게 자기 인생에 대한 회의를 토로 하며 슬퍼하였다. 그래서 나는 불교에서 항상 에너지를 얻는다고 이야기를 해 주었더니 대뜸 영어로 된 불교 책이 있냐고 물어왔다.
원래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이라 설마 하면서 대만 법고산사 성원스님의 책을 주었다. 이 때 불교는 신을 위한 종교가 아니라 인간을 위한 종교라고만 한마디 덧붙였다. 그런데 게리는 그 책에서 어떤 깨달음 같은 것을 얻은 것 같았다. 정말 놀랍게도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책을 읽고 이해 한 모든 부분을 바로바로 실천했다. 게리는 지금 내가 자신의 인생을 구원했다고 한다. 그동안 전처와 자식으로 인한 스트레스 등 모든 부분을 불교적 관점으로 보면서 완전히 스트레스에서 벗어났고, 64세 나이에 재취업까지 하여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지낸다.
이 분의 불교 실천은 아주 간단했다. 첫 번째 실천은 무아이다.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No self"라는 말을 듣고 놀랐다고 한다.
한국 사람은 이 말을 이해하는데 길게는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는데, 이 호주 사람은 바로 깨달아 그 뜻을 아는 것 같았다. 서구인들의 사회를 보면서 나는 점점 그 이유를 이해하게 되었다. 서구인들은 모든 관계에서 문제를 일단 개인적인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리고 대화에서도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는 경우를 잘 보지 못한다. 만약 개인적인 태도나 자기 중심적인 사람을 보면 " I person" 이라 표현하며 아주 매너가 없거나 배우지 못한 사람 취급을 한다.
하지만 인간이기에 나를 버릴 수 없는 건 서구인들도 마찬 가지이다. 그런데 무아의 가르침이 불교에 있으니 이 호주 사람에게는 정말 가슴에 와 닿은 것 같다. 한 발짝 더 나아가 그걸 논리적으로 실천하려고까지 했다. 그러면서 짧은 몇 분 동안 대화 도중에 내가 ‘I' 를 얼마나 자주 썼는지 지적까지 해 주었다.
두 번째 실천은 "No loss No gain" 이다. 이번에 새 일을 시작하면서도 본인은 자기의 이익은 한번도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일에만 집중하며 주위사람에게 도움이 되어야겠다는 생각만 했다고 한다. 그 결과 실적도 올랐고, 상사는 벌써 다음 프로젝트에 이분을 총 관리인으로 재임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한다. 세 번째 실천은 용서에 관한 것이다. 전처에 대한 분노뿐만 아니라 오너에 대한 분노도 죽이고 자기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오직 일만 묵묵히 열심히 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여기 사람들은 일하면서 사람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거의 받지 않는다, 정말 부러워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모든 걸 현상 그 자체로 볼뿐 자기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바로 자아를 없애고 그 현상만 보고 ‘let it go’한다. 어떤 땐 저렇게 해 놓고 그 다음 날 너무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행동해서 위선자들이 아닌가도 생각됐다. 그러나 그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Don't take it personal!"하는 거다.
나는 요즘 학교에서나 모든 일에서 이 부분을 많이 배우고 실천하려 한다. 조금씩 실천했더니 학교나 바깥에서 있었던 일들을 집으로 가지고 들어오는 일이 점점 줄어지고 있다.
글- 멜번에서 불자 대법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