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교현장에서] 금강경 독송에 명상수행까지(불교신문 19/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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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19.05.03 조회1,682회 댓글0건본문
명상수련을 하고 있는 불자들 모습. |
살면서 항상 생각하는 것이 다른 것을 해보는 것이다. 그것이 출가를 하여서 구체적으로 하나씩 생각하는 것들을 시간이 걸리더라도 해나가고 있다. 남들과 똑같은 것은 이미 있는데 다시 누군가가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시드니에 온지 18년째를 접어들지만 남들처럼 절을 만들려고 이리저리 뛰지 않았고 사람들에게 부담주기 싫어서 상황에 맞춰가며 지내왔다. 불사금을 하루에 1000원씩 보시받은 지도 얼마 안된다. 그러면서 시드니 한국불교를 바라보니 경전강의를 하지 않기에 11년 전 <금강경>을 강의하기 시작했다. 한국인들에게 세 번의 강의를 했는데, 그렇게 많은 사람이 들은 것은 아니다. 단지 내 스스로 금강경에 대한 이해가 점점 깊어졌을 뿐이다.
시간을 보내며 시드니의 전체적인 불교계를 보니 남방불교 수행 수련은 여기저기서 행해지고 있는데 북방불교 수행은 기도만 할 뿐이고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기에,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 금강경을 바탕으로 한 수련회를 지난주까지 네 차례를 마쳤다. 물론 어느 것이나 자신을 성숙시키고 영혼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라면 세상에 필요한 것이지만 몰랐던 다른 것들을 배워본다는 것도 다른 하나의 문을 열어보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처음에 시작하던 때에는 마땅한 장소가 없는 까닭에 중국인 절을 빌려서 진행했다. 이름없는 한 스님이 행사를 하기에 한국인이 3명 정도 참여하고 대부분 중국계 이민자들이 대부분이었다. 그 뒤로 3차 수련에 한국사람 한 분 오시고 매번 중국인들이 대부분 참여를 했다. 매번 15명을 넘지는 않지만 내가 아는 만큼만 열심히 가르치니 뚜벅뚜벅 잘 따라온다.
그들이 있기에 내가 경험할 기회가 주어져서 성장을 조금씩이라도 하게 되고, 참가자들도 내가 가진 것을 최대한 뽑아가니 서로가 즐거운 행사이다. 상대를 무시하지 않으면 상대가 가진 것이 내 것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상대의 작은 것조차 알 기회가 없어진다는 생각이 할 때마다 든다.
처음엔 어떻게 시간표를 짜서 진행을 할 것인가가 큰 숙제였는데 우선 ‘묵언’과 ‘오후불식’을 기본으로 하고 매일 질문 시간을 넣어서 묵언에 대한 갈증해소와 궁금한 점을 묻을 수 있는 기회를 참여자들에게 주었다. 물론 뒤에서 몰래 속닥거리기도 하고 몰래 전화를 사용하지만 참여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은 한도 내에서는 눈감아 주는 편이다.
네 번째 수련회를 4월 초 무사히 마쳤다. 세 번째부터 지인의 친구가 장소를 무료로 제공을 해 주어서 두 번을 무사히 마쳤다. 실내에서 명상을 매일 여섯 시간을 하고 금강경을 독송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다.
날씨가 좋으면 야외에서 흐르는 강과 푸른 하늘과 물위에 뜬 야생오리를 보면서 그리고 여기저기서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으면서 어떤 이는 명상을 또 어떤 이는 자연 속에 자신을 맡기기도 한다.
중간 중간 불교명상의 이론을 체계화 해 가르침으로써 앉아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고서 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쉽게 명상에 들어가는 편이다. 물론 어떤 사람은 세 번 만에 어떤 사람은 한번 만에 가닥을 잡아가지만 그래도 하지 않은 것보다는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가 되고, 자신의 업을 철저히 알고 바꾸려 노력하게 됨으로 금강명상수련은 작지만 참가자에겐 큰 느낌으로 다가온다. 참가한 모두가 서로의 스승이고 도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