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진각사, 편안히 쉬며 즐기는 작은 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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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19.12.26 조회1,70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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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12월 1일 4번째 음악회로 인사드리게 돼서 기쁩니다.
이제껏 음악회를 진행하면서 마음의 모든 짐을 내려놓은 후 쉬는 마음으로 즐겁게 음악회를 감상하고, 일상생활 속에서 모든 존재에 대한 공경과 감사를 실천하자고 말씀드렸지요. 그래서 오늘도 다시 한번 연기법을 강조하겠습니다.
연기란 인연생기 즉 인(직접적 원인)과 연(간접적 원인)에 의지하여 생겨남을 뜻합니다. 연기의 법칙은 모든 현상은 끊임없이 생멸변화하고 존재하는 것은 남과 관계없이 고립되어 있는 것은 하나도 없으며 모든 것은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상호관련 되어있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없으면 저것도 없다. 이것이 생김으로써 저것이 생기고 이것이 멸함으로써 저것도 멸한다.” 라는 말로써 표현되고 있습니다. 존재의 상호 의존성과 연관성이 연기법의 구조입니다. 세상의 모든 존재는 찰라찰라 연기적으로 변하고 있어서 고정불변의 실체가 없는 ‘무아’라는 사실을 늘 깨어있는 마음으로 알아차려야 합니다.
오늘 연기법을 다시 강조한 이유가 있습니다. 음악회를 광고하면서 광고지에 불교의 상징으로 행운과 길상을 의미하는 만자를 넣어서 포스팅을 했는데 독일의 나치 문양으로 오인 받아서 유태인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만자를 스티커로 가리게 되었습니다.
나치의 문양과는 모양이나 의미가 다르지만 유태인의 가슴 아픈 사연을 무시할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 속담에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라는 말이 있듯이 그들의 슬픔을 이해하고 최소한의 배려를 하게 된 겁니다.
결국 우리 모두는 지구촌 가족으로서 서로 연결되어 있기에 그들의 슬픔과 분노를 이해하고 지금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을 함으로써 함께 살아가는 겁니다. 그러므로 어떠한 상황에도 머물거나 집착하지 않고 놓아버리면 “지금 여기”에서 바로 우리 모두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됩니다.
오늘 우리도 연기적으로 이렇게 모였으니 조화로움이 빚어내는 아름다운 선율을 들으면서 지금 여기에서 기쁨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 기쁨을 느끼는 나는 누구인지를 마음속으로 간절히 물어보시길 바랍니다.
다함께 성불하십니다. 글-브라질 진각사 주지 보장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