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화 7호] 아르헨티나 고려사, 경로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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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우민호 작성일2012.07.03 조회1,93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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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의 한파가 며칠 기승을 부리더니, 금요일부터 서서히 풀린다. 큰일을 앞두고 날씨가 추우면 어쩌나 노심초사 했는데 모두의 보살핌 덕분이다.
아르헨티나 고려사에서는 칠월 칠석을 즈음하여 경로잔치를 한다. 5년 전 처음 시작할 때는 많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이제는 자리가 잡히는 듯하다.
교민사회의 다른 단체들도 경로잔치를 하지만, 이때쯤이면 고려사에서 경로잔치를 한다는 것을 알고 계신다. 타 종교에 다니시는 분들도 옛날 한국에서 절밥을 먹어 본 경험이 있는 분들은 “오랜만에 절밥 먹으러 가야겠다.”고 하면서 오시는 분들도 있다.
고려사에서 준비하는 잔치라고, 나물 반찬만 하는 것은 아니다. 오늘 만큼은 고기가 빠질 수 없다. 우리는 갈비찜을 주 메뉴로 올린다. 정성과 시간이 많이 들어가지만 어르신들이 가장 드시기 편한 음식이기 때문이다.
“효심이 곧 불심(佛心)이며, 효행이 곧 불행(佛行)이다.” 라는 부처님의 말씀처럼 내 부모님 섬기는 마음과 보약 올린다는 생각으로 음식을 준비한다.
올해 경로잔치는 8월 7일(일)이다. 오후 1시에 시작한다고 했지만 12시부터 와서 기다리시는 분들도 계신다. 음식을 차려놓고 쳐다만 보고 있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약해진다. 아침도 제대로 드시지 않았겠다 싶어서 드시라고 하니 너무들 좋아 하신다.
오늘 만큼은 어르신들 눈높이에 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민 사회에서 최고령이신 100세 할아버지께서도 휠체어에 의지해서 나오셨다. 이가 없어서 제대로 드시지 못하지만 경로잔치 한다고 하니까 특별히 자제분들한테 부탁해서 나오셨다. 연신 나의 손을 잡고 고맙다고 한다. 오랜만의 외출을 즐기시는 모습을 보니 내 마음도 같이 기쁘다.
나의 손을 꼭 잡고 “식구도 적은데 잊지 않고 우리네들을 챙겨 주어서 고맙다”고 하는 어르신들의 격려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다음을 준비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또한, 경로잔치를 위해 재아 민속 국악원회원들이 민요, 탈춤, 장구 공연을 해주어 자리를 더욱 빛내 주었다.
적은 인원의 교민사회에서 1년에 한 번 부처님의 자비 나눔을 실천하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비록 3시간여이었지만, 이 시간들을 위해 마음을 모아준 고려사 신도님들, 모두 근념하셨습니다. 아르헨티나 고려사 +54-11-4632-1800 글- 주지 불원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