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불교’를 주창하며 불교의 현대화, 세계화에 앞장섰던 대만 불광산사 창건주 성운스님의 원적을 애도하기 위해 조계종이 불광산사 찾아 속환사바를 기원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지난 2월5일 대만 불광산사 개산종장 성운스님의 원적 소식을 듣고 조문 대표단을 구성해 성운스님 영결식에 파견키로 했다. 조문 대표단은 해외특별교구 부교구장 정범스님, 포교부장 선업스님, 사회국장 현우스님 등 4명으로 구성됐다.
조계종 조문 대표단은 영결식을 하루 앞둔 2월12일 대만 불광산사를 방문해 불광산사 주지 심보스님에게 총무원장 진우스님과 종회의장 주경스님 조사를 전달하며 애도를 표했다.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정범스님이 대독한 조사를 통해 “인류의 평안과 행복이라는 인간불교를 주창하시니 서천의 성인께서 남긴 발고여락(拔苦與樂)의 현대적 구현이요, 법해에 얽매이지 않는 걸음은 옛 선사께서 가신 그길이었다”면서 “속환사바하시어 대자비로 후중생을 인도해달라”고 전했다.
불광산사 주지 심보스님은 “성운스님이 평소 원하셨던 대로 다시 인간세계에 오실 것을 믿는다”며 “스님은 생전 좋은 말을 하고,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은 일을 하자는 삼호운동을 펼쳤고 보시의 정신에 대해 강조하셨다”고 회고했다. 이어 “수행은 출가자들만 하는 것이 아니라 출재가 모두에게 필요하고, 지혜와 선정은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함을 설파하셨다”고 말했다.
조문단 대표 정범스님은 지난 2004년 성운스님의 초청으로 종단 관계자들과 함께 불광산사를 방문해 성운스님을 접견한 기억을 회고하며 애도를 표했다. 정범스님은 “당시 성운스님이 불광산사에서 미국에 설립한 서래대학에 한국 스님들이 공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여러 스님들이 공부를 할 수 있었다”며 “동국대에 재학 중이었던 의은스님을 서울 불광산사 주지로 임명한 것처럼 인재를 해외에 유학 보내고, 주지로 발령하며 인재불사에 앞장섰던 모습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비구니회 회장 본각스님도 한국 비구니 6천명을 대표해 성운스님의 원적을 애도하고 속환사바 기도를 올렸다. 본각스님은 “1998년 성운스님이 한국 서울 불광산사를 방문하였을 때 법문을 듣고 인연을 맺게 됐다”며 “한국과 대만의 비구니스님이 교류하면 좋겠다는 성운스님 제안에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지만, 스님이 비구니스님 30여 명을 7박 8일 동안 초청해 불광산사 본산 및 각 분원을 견학할 수 있게 안배해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한편 2월13일 불광산사에서 진행된 영결식에는 대만 총통 차잉원을 비롯 정관계, 대만 국내외 종교계 대표 및 불광산사 스님, 신도대중 약 5만명이 참석했다. 부산 홍법사 주지 심산스님, 송광사 지현스님도 함께 자리해 애도했다.
성운스님의 속환사바를 기원하는 조계종 조문 대표단 스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