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융성한 고려는 한국사 최초 다문화 국가”(불교신문 18/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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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18.11.02 조회1,550회 댓글0건본문
이희용 지음/ 라의눈 |
연합뉴스 주요 소임
역임한 이희용 기자
우리나라 다문화 역사
현황, 나갈 방향 모색
“글로벌 시대 걸맞은
인식 개선 보탬 되길”
조계종 미디어위원회 출신인 이희용 연합뉴스 한민족센터 고문이 우리나라 다문화 역사와 나가갈 방향을 조명한 <세계시민 교과서>를 최근 펴냈다. 사진은 군포 정각사가 베트남 이주민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찰순례. |
한국의 영문 국호 ‘코리아(Korea)‘의 어원이 된 고려가 건국된 지 올해로 1100주년을 맞았다. 서양에서 한국을 코리아, 코레아, 꼬레 등으로 부르는 것은 고려시대 들어 비로소 우리나라가 서양에 알려졌음을 말해준다. 고려대장경을 비롯해 고려불화, 고려청자, 고려인삼 등으로 유명한 고려는 한국사에서 최초의 글로벌 국가일 뿐 아니라 다문화 국가이기도 했다. 외국인을 받아들인 기록이 사료에 처음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이민족을 적극 포용해 다문화 사회를 형성하며 국가의 기틀을 다지고 풍요로운 문화를 일궜다.
이런 가운데 KBS와 세계일보를 거쳐 현재 연합뉴스 한민족센터 고문으로 재직하고 있는 이희용 기자는 최근 펴낸 인문교양서 <세계시민 교과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다문화 역사와 현대적인 의미를 대중의 눈높이로 재조명해 눈길을 끈다. 이 책은 저자가 2년여 동안 매주 연합뉴스에 연재한 칼럼 ‘이희용의 글로벌시대’를 토대로 엮은 것이다. 100여 편의 칼럼 가운데 20여 편을 가려 뽑은 뒤 내용의 일부를 보태거나 덜어내며 손질했으며, 10여 편은 책 출간을 위해 새로 썼다. 또한 해당 분야를 취재하며 얻은 정보를 박스로 정리하고 만난 사람의 인터뷰도 곁들였다.
저자에 따르면 다문화는 ‘한 사회 안에 여러 민족이나 여러 국가의 문화가 혼재하는 것을 이른다. 지난 2008년 제정된 다문화가족지원법은 다문화가족을 ‘대한민국 국적자와 결혼이민자로 이뤄진 가족’이라고 정의해놓았다. 정부는 2006년 4월 처음으로 ‘결혼이민자 가족과 사회 통합 지원대책’에서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해 혼혈인이란 용어의 변경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정부 부처와 시민사회 등에서 다문화가족이란 용어가 일반화하며 법률 조문으로 자리 잡았다. 종단을 비롯한 불교계도 지역 사찰과 불교단체를 중심으로 다양한 다문화 지원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과거에 비해 외국인을 바라보는 인식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이주민, 특히 못사는 나라 출신에 대한 거부감과 편견은 남아 있다”면서 “익숙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잘못 알려진 탓도 있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제주 예멘 난민 신청자들에 대한 우리나라 국민들의 반응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때문에 저자는 “사실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결혼이주여성, 이주노동자, 유학생, 난민 등은 불과 얼마 전 여러 가지 이유로 한국을 떠났던 친척 아저씨와 아주머니, 형, 누나의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며 짧은 시간 안에 생각을 모두 바꾸긴 어렵겠지만 자주 접하고 제대로 알다 보면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와 더불어 조계종 미디어위원회에서 활동하며 불교사에도 조예가 깊은 저자는 다문화의 역사를 짚어보며 앞으로 나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일연스님의 역사서 <삼국유사>는 가야의 개국 왕이자 김해 김씨의 시조인 김수로왕이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 허황옥을 왕비로 맞았다고 기록하고 있다. 부부는 아들 10명과 딸 2명을 낳았고 이 가운데 두 아들에게 어머니의 성(김해 허씨)이 주어졌다. 아유타국은 인도 북쪽의 아요디야국으로 추정되며, 허황옥은 우리나라 최초의 결혼이주여성이다.
또한 삼국에 불교를 전한 이도 모두 외래인이다. 전진의 순도는 372년 소수림왕 때 불경과 불상을 갖고 고구려에 들어왔다. 384년 침류왕 때 백제에 불교를 전파한 동진의 마라난타는 인도 출신이다. 간다라국에서 태어나 불교를 공부하다가 중국으로 넘어와 포교에 전념한 뒤 백제까지 흘러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저자는 “이주민과 재외동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다문화 사회와 글로벌 시대에 걸맞은 인식 개선에 보탬이 되고자 책으로 엮었다”면서 “아울러 전 세계 179개국에 재외동포 743만 명이 살고, 해마다 7천 개의 새로운 성씨가 생겨나고 있는 다문화 시대를 맞은 우리에게 21세기 지구촌 세계시민으로 가는 디딤돌로서 이 책이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