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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탈주민 포교,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된다(불교신문 18/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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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18.11.02 조회1,52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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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탈주민 수는 1990년대 꾸준히 증가해 2018년 현재 3만2042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사진은 안성 하나원 법당 수계법회 모습. 불교신문 자료사진.

현재 3만2042명으로 추산
일부 스님과 사찰 제외하고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소홀한 편

지속적으로 신행할 수 있도록
전국 거점 사찰이 많아져야
포교프로그램 매뉴얼화 필요

통일 이후 미래를 대비한다면
북한이탈주민은 훌륭한 포교자원
선입견 갖고 바라보는 인식 개선돼야

목숨을 걸고 고향을 떠나 남쪽으로 건너와 정착한 북한이탈주민 3만명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통일부 북한이탈주민 입국 인원 현황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로 들어온 북한이탈주민 수는 1990년대 꾸준히 증가해 2018년 현재 3만2042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탈주민이 겪는 어려움은 과거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부정적 편견과 각종 차별이 견디기 힘들다”, “안정적인 삶의 터전을 찾기가 쉽지 않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사회 적응도 어렵기만 하다”는 등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북한이탈주민들이 겪는 어려움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는 것이 바로 각종 차별이다.

이와 함께 경제적 어려움도 사회 정착과 적응을 저해하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남북관계 개선과 정상회담 등으로 평화와 통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3만명을 넘어선 북한이탈주민들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소홀한 편이다. 불교계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 사회에서 생활하다 남으로 넘어 온 북한이탈주민들에게 불교는 민족 동질성 회복을 위한 훌륭한 방편이 된다. 통일 이후 남북의 가교 역할 뿐만 아니라 이질적인 문화 차이를 해소하고 공동체 회복을 위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북한이탈주민들은 대부분 탈북과정에서, 그리고 남으로 넘어 온 이후 처음으로 종교를 접하게 된다. 종교는 대개 한 번 선택하게 되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북한이탈주민 가운데 개신교 신자가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다수의 북한이탈주민들이 탈북과정에서 개신교를 접하는 경우가 많다. 이웃종교에서 국내 입국 과정과 사회정착을 위한 교육과정 기간 동안 종교 활동에 집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단법인 북한인권정보센터 부설 북한인권기록보존소가 발표한 ‘종교자유에 대한 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만1765명 가운데 33.9%가 국정원 조사 과정에서, 29%가 하나원에서 종교를 갖게 됐다고 응답했다. 또 응답자 1만1765명 가운데 41.7%인 4907명이 개신교 신자로, 약 10.1%인 1188명이 불교 신자로 조사됐다.

이같은 중요성을 인식해 불교에서도 북한이탈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포교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면서 불교계에서도 남북문제 및 북한이탈주민 포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포교에 뛰어들었다.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한 포교에 원력을 세운 스님들과 사찰, 포교사들을 중심으로 북한이탈주민 법회 및 사회적응 지원, 명절 합동차례, 사회적응을 위한 가정체험 프로그램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안성 칠장사는 2000년대 중반부터 북한이탈주민들의 사회 정착을 꾸준히 지원해왔다. 매주 정기법회를 통해 북한이탈주민들이 부처님 가르침을 접하고 정서적 안정을 느낄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또 사회정착 교육과정을 수료하는 이들을 위해 꾸준히 이불을 지원하고 있다. 수원 수원사도 여성 북한이탈주민들의 적응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7년 연꽃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심리 상담 프로그램과 교육,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비롯해 정기적으로 템플스테이도 진행해 신행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서울 불광사도 매월 2회 정기법회를 통해 북한이탈주민들의 신행을 돕고 있다.

청주 용화사, 천안 각원사 등은 정기적으로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1박2일 가정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사찰 신도들의 가정집을 찾아 일상을 체험하고 함께 쇼핑도 하면서 사회 정착을 돕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서울 국제선세터는 설이나 추석 명절 때마나 합동차례나 명절음식 만들기를 비롯해 북한이탈주민과 자녀들을 위한 영어교실도 열고 있다. 이밖에도 조계종 포교사단도 서울과 인천․경기지역단 산하 통일팀 소속 포교사들이 북한이탈주민들의 법회를 지원하고 있으며, 교계 복지관에서도 가정 형편상 결혼식을 치르지 못한 이들을 대상으로 합동결혼식을 마련하고 북한이탈주민 포교에 힘을 보태고 있다.

청주 용화사 북한이탈주민과 함께 한 김장담그기 행사. 불교신문 자료사진.

북한이탈주민 포교를 계층포교의 중요한 분야로 인식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스님들과 사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이탈주민 포교는 여전히 갈 길이 먼 상황이다. 현재 불교계의 포교는 대부분 탈북 이후 사회적응을 돕는 교육과정에 있는 하나원 교육생들에 집중돼 있다. 하지만 하나원 교육과정 수료 후 이들을 대상으로 한 포교 활동은 부족한 실정이다. 하나원을 퇴소한 북한이탈주민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이들을 돕는 일부 스님들과 포교사들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당장 성과가 나지 않는다고 북한이탈주민 포교에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거나 북한이탈주민들을 포교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략도 부족하다. 여전히 색안경을 끼고 북한이탈주민들을 바라보는 스님들과 불자들의 잘못된 시선도 개선돼야 할 과제다.

안성 칠장사 주지 지강스님은 “불교의 경우 이웃종교에 비해 뒤쳐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몇몇 사찰을 제외하고는 북한이탈주민 포교는 무방비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지금부터라도 미리 준비하지 않는다면 안 된다. 하나원을 퇴소한 북한이탈주민 퇴소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불교와의 인연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전국적으로 거점 사찰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강스님은 “북한이탈주민은 같은 동포로서 함께 기뻐하고 아파하는 일부터 해야 한다. 그것이 포교의 시작이다.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이해와 교육, 통일 이후를 위한 포교 자원으로 인식하기 위한 교육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홍성란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상임포교사는 “어려운 불교가 아니라 북한이탈주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포교가 필요하다. 고향과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 효사상을 강조하는 프로그램, 북한음식 만들기 등과 같이 재미있는 프로그램들이 많아져야 한다”며 “북한이탈주민들이 하나원에 있을 때는 포교가 잘 이뤄진다. 문제는 퇴소한 이후다. 퇴소 이후에도 먼저 다가가는 포교, 찾아가는 포교가 이뤄져야 한다. 그들이 불자로서 정체성을 갖출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홍성란 포교사는 “북한이탈주민 포교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그들이 힘들고 어려울 때 함께 해줄 수 있는 스님들이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배동학 포교사단 인천경기지역단 부단장은 “국정원 조사 과정에 있는 북한이탈주민 법회를 지원하고 있다. 북한이탈주민 대부분이 불교에 대한 이해가 전무한 상황이다. 불교를 알기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와 함께 북한이탈주민들을 위한 포교 프로그램을 매뉴얼로 만들 필요가 있다. 퇴소 이후에도 북한이탈주민들을 신행활동을 할 수 있도록 거점 사찰들이 많아져야 한다. 또 포교 활성화를 위해 스님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꾸준하게 활동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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